"교회학교 지도자, 영유아·아동 발달 단계 이해하며 예배 드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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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신학
오상아 기자
saoh@cdaily.co.kr
제52회 한국실천신학회 정기학술대회, '교회의 정체성을 밝히는 실천신학' 주제로
김순환 박사   ©오상아 기자

제52회 한국실천신학회 정기학술대회가 '교회의 정체성을 밝히는 실천신학'을 주제로 31일 연세대학교 루스채플에서 개최됐다.

'미래교회의 주역, 영유아 및 아동층 예배를 위한 소고'를 주제로 발제한 김순환 교수(서울신학대학교 예배학)는 "상당수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발달과정에서 영아기, 유아기, 그리고 좀 더 확대해서는 아동기 등이 매우 중요하다는 주장에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며 "이런 관점은 이들에 대한 교회의 교육이나 예배가 매우 중요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산모에 대한 배려, 영아에 대한 배려로 이어져...

김 교수는 영아기(출생 후 24개월까지) 예배에 대해 제안하며 레위기 12:2-5절, 누가복음 2:22-24절을 언급하며 "이것은 물론 일차적으로 성전이나 성구를 보호하려는 목적이었겠지만 출산 직후 얼마동안 산모와 영아를 여타의 질병 감염 위험에서 지켜내기 위한 방안이었다고 볼 수 있다"며 말을 이었다.

그는 "여기서 특히 40일, 80일 기간 등으로 남아와 여아의 차별을 한 것은 유대의 남성중심적 전통에서 비롯된 것임을 감안하고 오늘의 상황으로 보자면 결국 영아의 출산 후부터 공예배 전까지의 기간을 약 80일 정도 내외로 허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반드시 문자적으로 정확히 산일할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산모가 영아를 동반하고 예배에 참석하는 일은 일단 산후 조리를 어느정도 마친 후가 되도록 배려해야 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영아의 신앙적 영향은 산모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이시기에는 엄마와 영아의 친밀하고 안정된 관계 조성에 집중하면서 대신 산모의 신앙의 안정적 유지 등을 위해 정규적인 심방을 통해 개개 산모의 상황에 맞는 예배 운영이 필요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산모와 영아가 일정 기간을 지낸 후 예배에 참석할 경우 고려되어야 할 점은 예배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며 "엄마와의 신뢰 관계가 영아로 하여금 하나님과의 신뢰 관계의 초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선 산모가 편안한 자세로 영아를 안거나 눕힐 수 있는 가정과 같은 환경으로 유아실을 꾸며 촉각, 청각, 혹은 시각적으로 어머니가 항상 함께 있음을 경험하도록 돕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런 관점에서 사회 공공시설 안에서 최근 늘어나고 있는 수유실 등을 교회 유아실 안에 마련하고 더 나아가서는 파격적 제안일 수 있겠지만 교회 시설 안에 영아와 어머니가 함께 사용하는 따로 마련된 화장실도 생각해 볼만하다"고 했다.

덧붙여 "그밖에 과도한 음향, 과도한 조명 등은 영아에게 위협적 환경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자연친화적이거나 따뜻한 분위기의 조명 시설 등으로 안정된 분위기를 조성하며 산모에 대한 배려가 영아에 대한 배려로 이어진다는 관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비록 영아의 인지 능력은 극미하고 또 구체적인 개념화 단계는 아니지만 크고 작은 잠재적 경험들이 어머니를 통해 영아에게 전달될 수 있으며 이후 성인이 되었을 때 그들의 의식 혹은 무의식의 기저 요인이 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영아를 위한 지적 자극과 사회적 자극이 풍부한 환경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그들에게 아직은 이해할 수 없는 신앙적 상징일지라도 예배 속의 기도, 설교, 사회 등과 또 그 속에서 표현되는 음성, 노래 혹은 악기 연주 등이 결코 무의미한 것들이 아니다"며 "비록 기호와 상징들임에도 불구하고 예배자인 어머니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표현하는 각종의 언어적, 비언어적 투사가 아이에게 전달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제52회 한국실천신학회 정기학술대회가 31일 연세대 루스채플에서 오전 10시부터 개최됐다.   ©오상아 기자

유아 예배, 유아기 발달단계 고려해야

유아기(걸음마를 시작할 즈음의 2세부터 초등학교 입학 이전)에 대해서는 "예배 안에서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반응을 미숙하지만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시기이고 신앙적 상징들을 통해 초자연적 대상과의 소통 경험을 타자에게 드러내는 시기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이들을 위한 예배의 물리적 환경은 성인 혹은 아동, 청소년기의 경우와 별 차별성이 없었던 것이 현실"이라고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우선 유아의 체형에 맞는 가구 규모와 안전한 실내 구조를 마련하는 것은 물론이고 상상과 환상이 풍부한 이 시기의 어린이들에게 친근한 경험이 되도록 가구의 부조 그림이나 벽면의 장식도 사실화 보다는 의미를 살린 표현도 무방한다고 본다"고 했다.

덧붙여 "어떤 장식보다도 이런 방식의 화법으로 예수님의 생애 사건을 시간대별로 보여주는 '십자가의 길 기도처'(the Stations of the Cross) 장식도 권장할만한 것 중의 하나다"고 했다.

또 "유아를 가장 잘 이해하는 부모들이 연 중 몇 회 정도 예배에 동반 참여하여 유아의 눈높이에 맞춰 예배의 역할 모델을 보여주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 본다"고 제안했다.

이어 김 교수는 "유아들을 위한 예배의 형식이나 내용도 그들만의 발달 단계를 고려한 방식이 반영되어야 함은 물론이다"며 "인지 발달 과정 상 유아들은 질서 있게 행동하고 규범에 순응하기 보다는 충동적이다"고 했다.

덧붙여 "또 이전의 영아기에는 단지 본능적으로만 존재하던 욕구들이 이제는 서툰 행동이나 소리로 표현하기 쉬운 연령이다보니 이들의 이런 태도는 주로 형식과 질서를 존중하는 예배의 기본 정서와 배치되어 충돌되기 일쑤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인지 발달상 피할 수 없는 단계인 만큼 스스로 그것을 조절하고 상황에 적응해 가도록 돕는 일이 필요할 뿐이다"며 "예배 분위기가 산만함에 과민하게 반응하여 통제 강요에 치중하거나 이성인지적 양식의 콘텐츠를 전달하려는 무리한 주입식 예배는 오히려 부정적이다"고 했다.

이어 "오히려 제스쳐와 상징성으로 갖추어진 간결한 의례적 순서들을 통한 무언의 메시지가 의외로 효과적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엄연히 예배자인 유아의 예배에 대한 이해 소홀로 나타나서는 안 될 것이지만 유아들의 발달단계를 이해하는 관용적 예배 형식이나 내용 및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유아가 비록 표면적으로는 매우 산만하게 예배에 참여하는 것 같지만 유무형의 신앙적 상징성을 통해 자신의 신앙인성 발달의 경험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제52회 한국실천신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오른쪽에서 두 번째)김순환 박사가 발제하고 있다.   ©오상아 기자

아동기 예배, 전기와 후기로 구분할 필요 있어

김 교수는 "아동기(6세-11세)는 매우 역동적이고 활동적인 시기요, 또 근면성을 발달시킬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다"며 "신앙 안에서 모든 인간은 누구와도 우열을 비교할 수 없는 자신만의 독특한 재능과 특질이 있음을 일깨워주고 넘치는 에너지의 아동기에 그들에게 특유한 발달 과제들을 신앙적 차원에서 적절히 도와주는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는 대부분 초등학교에 이 시기의 전체 학령 아동에게 동일한 예배 모임 안에 다 모으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적어도 2그룹, 전기와 후기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전기는 유아기의 연장적 특색이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하는 예배이면서 그 이행기의 특색을 담아야 할 것이다"며 "유아기와 비교해 볼 때 아동기는 점차 자아개념이나 자아존중감 등의 자기이해도가 훨씬 성장하는 시기인 만큼 이들이 건강한 자아개념이나 존중감을 갖도록 예배 운영 면에서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들을 위한 예배는 지도자의 물론 주도 속에서 운영되는 것이지만 우선 형식면에서는 매 순서에 구성원들이 골고루 공정하게 참여하도록 돕고 그 가운데서 아동의 행동이나 태도의 미숙성이 있다 해도 어른의 기대 수준으로 당장 모종의 성숙도를 강요하는 것보다는 온정적이고 수용적인 태도로 인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들의 예배 내의 인지적, 정서적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성인식 방식만이 아닌, 감성인식 방식(이미지, 음악 등)의 시도로서 예술적 장르나 프로그램 등의 적극 활용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후기는 이제 지적 활동도 왕성한 시기가 되는 만큼 지적인 신앙교육이 적절하게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그들의 지적 호기심을 신뢰하고 신앙에 대한 지성적 차원인 교리교육과 설명 등을 적절히 안배할 있어야 한다"고 했다.

덧붙여 "주기도문이나 사도신경의 개념적 접근이 어렵다는 생각으로 주저하기 보다 적용 노력이 있어야 한다"며 "무조건 외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쉽게 풀어서 단순화 시켜서 설명하고 혹은 극화해서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의례의 상징적 의미도 이해할 수 있는 나이, 지적 설명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이임을 유념해야 한다"도 말했다.

또 "일종의 학습자인 아동예배자의 반응에 대해서도 어떤 획일적인 반응을 요구하기 보다는 아동들이 자신의 신앙을 자신의 방법대로 표현하도록 도와주고 격려해 주어야 한다"며 "이 경우 교회학교 지도나나 교사들은 예배의 도우미나 감시자가 아니라 그 자신들이 예배자인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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