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기독교계, "민주주의적인 총선 결과 자랑스럽다"

새 정부 힌두 민족주의 성향에도 불구, 희망적 전망 제시
인도국민당(BJP) 지지자들이 17일(현지 시간) 당 지도자인 나레드라 모디가 총리로 당선됐다는 소식에 환호하고 있다. ⓒAP/뉴시스.

인도의 기독교 지도자들이 최근 총선 결과 힌두교 민족주의 성향의 정당인 인도국민당(BJP)이 정권을 차지하게 된 데 대해 우려를 드러내면서도, 기독교인들을 포함한 소수 종교인들에게 눈에 띄는 큰 악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독교인과 무슬림을 포함한 소수 종교인들은 인도 국민의 일부이며 이들은 모두 인도 헌법의 보호 아래 살아가고 있다. 새 정부가 이 헌법을 위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믿는다. 기독교인으로서 우리는 이 헌법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케랄라 주 스탠리 로먼 주교는 말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초부터 약 한달 동안이나 실시된 이번 총선의 결과로 인도국민당이 압도적 승리를 거둠으로써 의회 과반수인 272석을 넘어서 338석을 차지하게 되었으며, 당 지도자인 나렌드라 모디가 총리로 당선됐다. 지난 10년간 집권해 온 국민의회당(NCP)는 이번 총선에서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해서, 68석을 겨우 확보했다.

인도국민당 대표 라즈나스 싱은 기자회견에서 "이 나라의 국민들은 매우 큰 책임을 우리 손에 쥐어 주었다"고 밝히며, "이번 총선에서의 위대한 승리는 이제 우리 당이 지리적이고, 정치적이며, 또한 사회적인 모든 경계를 넘어서 인도 국민 전체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인도국민당은 힌두 민족주의 정당으로 소개되어 왔으나, 정당 공식 사이트는 "우리 정당은 종교적인 색채를 배제한 민족주의적 정당"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동안 오픈도어스를 포함한 많은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들은 인도를 최악의 기독교인 탄압 국가 가운데 하나로 지목해 왔으며, 인도국민당이 국민 모두를 힌두교인으로 만들려고 하면서 이 나라에서의 종교적 갈등을 조장하는 주요 세력이라고 비판해 왔다.

그러나 인도 현지 기독교 지도자들은 "인도국민당 집권으로 소수 종교인들에 대한 위협이 더 확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희망적인 시각을 견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타 프라데시 주 앨버트 드수자 대주교는 "우리는 총선이 인도의 민주주의 발전을 보여 주었다고 생각한다. 총선 결과는 강한 정부가 앞으로 인도를 경제적 발전으로 이끌어 갈 것이라는 것을 말해 주며 새 정부 아래서는 민주주의와 헌법의 가치 역시 수호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드수자 대주교는 인도가톨릭주교협회의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때로는 작은 극단주의 집단들이 우리를 염려케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교회는 앞으로도 새로운 정부를 위해 기도하며 국가의 공익을 위해 기여하며,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우리의 사명을 이어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마디야 파라데시 주 앤서니 치라야스 주교 역시 "인도는 고대 문화와 전통, 그리고 종교의 아름다운 유산을 가진 나라이며 어떤 정부도 이 유산을 파괴할 수 없을 것이다"며, "우리 기독교인들 역시 이러한 유산을 자랑스러워 하는 인도 국민의 일부다"고 강조했다.

치라야스 주교는 "작은 극단주의 집단들이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폭력을 자행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다양성과 조화라는 문화적 유산을 사라지게 할 수는 없다. 교회는 새로운 정부 아래에서의 변화를 두려워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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