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 좀비 등 21세기 공포들과 씨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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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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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제50주년 기념예배 및 공개강좌 개최
루이스 람보 교수   ©버클리연합신학대학원 웹사이트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원장 정석환 박사, 이하 연신원) 제50주년 기념 예배 및 공개강좌가 19일 신학대 2층 채플실에서 오후 2시부터 진행됐다.

이날 '21세기를 위한 신학교육의 비전'을 주제로 강의한 루이스 람보 박사(Lewis R. Rambo, 버클리연합신학대학원)는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많은 가능성과 위험에 직면에 있다"며 지구온난화, 가난과 부, 전쟁과 평화, 세계화, 종교적/문화적 세계, 기독교 안에서의 분열 등 이슈들을 언급했다.

'종교적/문화적 세계'에 대해 그는 "세속화되는 추세가 늘어나고 다시 소생하거나 후퇴하는 종교들, 세속적인 사회적 가치들과 종교들 사이의 갈등, 그리고 몇몇 종교들이 세계 나머지 부분에 자신들의 주도권을 강화하고 회복하려는 시도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자살률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가진 의미체계와 서로 지지해 주어야 할 공동체들이 삶이 무의미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악한 영향들을 제거하는데 실패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기독교 안에서도 교리와 의식과 종교적 권위에 대해 분열되고 끊임없이 갈등하는 모습들은 세상에 봉사하며 하나님의 종이 되고자 하는 우리의 소명을 분산시킨다"며 "세계 크리스천 백과 사전에 의하면 지금 33,000개 이상의 교파, 분파 등이 있다고 한다"고 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계속 싸우고 불화한다면 어떻게 세계 기독교가 지구촌의 이러한 도전들을 다룰 수 있겠냐?"고 우려했다. 덧붙여 루이스 박사는 "현대세계에도 노예제도는 존재하고 여자들의 삶도 여전히 고통스럽고 기아문제 등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는 너무나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세대 연신원이 송도에 2015년부터 운영할 글로벌신학대학원(이하 송도GIT, Songdo Global Institute of Theology)에 자신의 신학 교육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소개하며 조언했다.

송도 GIT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제3세계의 외국인 학생들에게 한국교회의 후원으로 전액 장학금 혜택을 주며 운영될 계획으로, 지난 3월 교계지도자 및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설립추진위원회를 발족하기도 했다.

루이스 박사는 '영화 연구'를 조언하며 "현대영화는 전 세계 수백만의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다. 영화는 우리의 대화, 의식, 문화에 파고 들어온다"며 "저는 대중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주장하고 싶은데 대중문화가 많은 사람들의 두려움, 판타지, 희망, 꿈, 몰두 등의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는 "저는 뱀파이어, 좀비, 다른 형태의 공포영화 TV 시리즈의 팬이 아니지만 저는 이 영화들이 왜 특히 젊은이들을 매혹하도록 이끌어내는지를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런 영화에서 표현하고 있는 많은 관심사들에 대해 신학자들이 거의 논의하지 않고 있고, 교회에서 거의 설교조차 하지 않는다"며 "신자들과 강대상의 거리는 조금도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루이스 박사는 "세계에서 한때 가장 활발한 크리스천 공동체였던 유럽과 영국, 그리고 지금은 미국에서조차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21세기의 공포들과 씨름하고 있는 사람들과는 달리 이 주제들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그리고 적절한 관련성을 가지고 다루지 못하는 것이 주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학'에 관해서는 "21세기의 신학교육은 과거의 신학적 교회적 전통들과 더불어 확신을 가지고 비판적으로 그리고 창의적으로 교육에 참여하도록 이뤄져야 할 것이다"고 했다.

그는 "커리큘럼은 성서에 대해 활기차고 전문성을 가지고 창의적으로 연구하는 것을 핵심으로 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언어적, 고고학적, 사회 역사적으로 접근해온 성서연구 전통들은 우리의 복잡한 세계와 다양한 종교들 그리고 영적 공동체들의 개인적, 정치적, 문화적, 사회적 현실과의 관련성 속에서 인문학적이고 교훈적이면서도 과감한 성서연구로 발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서연구 이외에도 신학은 역사신학, 조직신학의 하위학문을 포함해 로마 가톨릭, 동방정교회, 개신교 같은 다양한 신학적 전통과 독립교회들은 물론 선교단체운동 같은 새로이 나타나는 신학들도 탐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우리는 통일된 방식으로 지금 당면한 세계가 당면한 곤경들을 서로 연결하고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교파들의 제도적 구조 뿐 아니라 개인적 수준에서의 신앙적 헌신들에 각자의 고유한 신학적 전통이 깊이 배어 있기 때문에 저의 이런 제안은 저항감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다"고 했다.

그는 "저의 제안이 이런 신학적 갈등을 완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 안에서의 차이가 현 세계가 맞고 있는 도전들에 직면들을 찾지 못하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며 "GIT는 어떤 경우에는 훌륭해 보이지만 또 어떤 경우에는 파편화되기도 하는, 모든 신학적 대안들에 대해 문호를 개방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루이스 박사는 "이 신학적인 대안들은 전통들, 의례들, 그리고 사람들로 어우러진 세계 크리스천의 잔치가 될 수 있게 할 것이다"며 "존중과 공감과 환대하는 마음을 가지고 그 신학적인 대안들의 풍성함과 충만함을 음미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그는 "성서와 신학 연구 외에 현대 세계의 다양한 종교들에 대한 과목들이 개설되어야 한다"며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것은 더 깊이 이슬람교에 관해 아는 것이다"고 했다.

그는 "비록 이슬람교가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비교적 작은 규모로 존재하지만 중동, 인도네시아(가장 큰 무슬림 집단), 중국을 포함한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9.11 테러 이후에도 이슬람교의 분파 집단들이 끊임없이 테러를 할 것이라는 공포가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슬람교의 본질을 이해하고 이슬람교의 힘과 영향력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불교는 특히 아시아권에서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는 종교로 한국도 불교신자가 많은 나라이다"며 "GIT는 세계의 많은 지역과 한국에서 문화적, 종교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불교에 관해서도 이해의 폭을 넓혀야한다"고 했다.

이어 이날은'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의 50주년 역사의 회고와 전망'을 주제로 박종현 교수(관동대)가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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