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 중인 이란 기독교인, 20일째 금식 저항 중

중동·아프리카
손현정 기자
hjsohn@cdaily.co.kr
ICC, "탄압 받는 이들의 마지막 선택에 관심 가져야"

감옥에 갇힌 한 이란 기독교인이 자신에 대한 부당한 대우에 금식으로 저항하고 있다고 국제 기독교 인권단체가 전했다.

인터내셔널 크리스천 컨선(ICC)에 따르면 야히드 하카니는 형기의 절반을 채운 수감자들에게 허용되는 조건부 석방을 거부당했으며, 이에 지난달 20일부터 금식 저항을 시작했다.

하카니는 무슬림이었으나 기독교인으로 개종했으며, 지난 2012년 2월 다른 교인들과 함께 체포되어 이란 혁명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8월을 선고받았다. 가정교회 모임에 참석하고 외국인 선교사와 접촉했다는 혐의 때문이었다.

하카니는 수감되어 있는 기간 내내 심각한 건강 악화를 호소해 왔으며, 작년 11월에는 내장 질환으로 인해서 2개월간 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 질환으로 인해서 하카니는 매일 3분의 1 리터 가량의 출혈로 고통 받았다.

ICC 중동 지역 담당자인 토드 대니얼즈는 "하카니는 심각한 육체적 고통을 겪어 왔으며 항상 치료가 요구되는 상태에 있었다. 이에 그와 그의 가족들은 당국에 조건부 석방을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것은 냉정한 거절뿐이었다"고 밝혔다.

대니얼즈는 하카니가 이처럼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금식을 지속할 경우 심각한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한편, 대니얼즈는 국제사회에 하카니에 대한 관심을 요청하면서, 그와 같이 억압 받고 있는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택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금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하카니 같은 사람들이 금식을 결정하는 것은 대개 자신들이 받고 있는 부당한 대우에 항의하기 위한 것이다"며, "이는 그들이 자신들의 고통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고를 수 있는 몇 안되는 수단 중 하나다"고 말했다.

대니얼즈는 또한 "유엔은 과거 이란이 수감자들의 인권을 학대하고 있음을 지적한 바 있고, 이러한 탄압은 기독교인들을 포함해 주로 정치범들이나 양심범들에게 가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 인권위원회 이란 특별보고위원인 아메드 샤히드의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현재 이란에는 최소 895명의 정치범 또는 양심범들이 수감되어 있으며, 이 중 300명 이상이 기독교를 비롯해 이슬람이 아닌 타 종교에 대한 신앙 때문에 감옥에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보고서는 수감자들에게는 고문과 비인간적 대우가 일상적으로 가해지며, 이들은 어떤 법적인 보호도 받지 못하며 변호사를 통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할 기회도 제공 받지 못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대니얼즈는 "세계 교회는 이란 정부의 인권 탄압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이를 멈추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이곳의 교인들은 단순히 함께 기도했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는 혐의를 쓰고 투옥된다. 교회는 이러한 문제를 분명히 지적하고 고통 받는 교인들의 편에 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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