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사제 성추행 근절 위해 피해 여성 지도자로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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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정 기자
hjsohn@cdaily.co.kr
가톨릭 교회 내 중요 직책에 여성 등용했다는 의미도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위원회의 가톨릭 사제 성범죄에 대한 청문회 당시 모습.   ©AP=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교회의 고질적 병폐로 자리잡은 내 사제 성범죄 문제를 해결하고자 발족한 내부 그룹 지도부에 실제 피해자 여성을 임명해 이목을 모으고 있다.

마리 콜린스(Marie Collons)는 1960년대 고향 아일랜드에서 사제에 의해 성추행을 당했으며, 성인이 된 이후 어린이들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하고 사제들에 의해 성적인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위한 지원활동을 펴 왔다.

교황은 콜린스를 총 8명으로 구성된 그룹 지도부 가운데 한 명으로 임명했다. 총 4명의 여성과 4명의 남성이 속한 지도부에는 션 오말리 보스턴 추기경과 한나 수초카 전 폴란드 국무총리, 영국 정신과 의사 쉴라 홀린스 등이 포함되어 있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바티칸 대변인은 성명서를 통해 "교황은 교회가 소수자의 보호를 최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해당 그룹은 지난 12월 발족 계획을 알렸으며, 유엔이 지난 달 바티칸에 성범죄에 연루된 사제들의 파면과 성추문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 개혁을 촉구한 이래 처음 나온 공식적인 바티칸의 관련 행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유엔은 바티칸이 그동안 성직자의 성추행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취하지 않아서 문제를 더 악화시켜 왔음을 비판한 바 있다. 이에 교황은 당시 "아동 성추행을 교회의 수치"라 일컬으며, 전임인 베네딕토 16세에 의해 구성된 성범죄 문제 근절을 위한 교회 내 절차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것임을 약속했다.

롬바르디 대변인은 앞으로 이 그룹이 가톨릭 교회 내에서 성범죄 행위와 아동착취에 대한 교육은 물론, 사제로서 교회는 물론 시민사회에 대해 가지는 의무를 명확하는 훈련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황이 임명한 지도부는 미성년자들을 성범죄로부터 보호하는 일에 있어서 국제적인 전문가들과 협력해나갈 계획이다. 콜린스 외에도 지도부 구성원 모두는 사제들의 성범죄 문제 해결을 위해 오랜 기간 헌신해 온 이들이기도 하다. 특히 오말리 추기경은 2011년 자신의 보스턴 교구에서 성범죄에 연루된 사제들에 대한 온라인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발행하기도 했다.

콜린스는 교황에게 "소아성애자인 사제들을 색출하고 아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관계자들을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콜린스의 임명은 바티칸이 교회 내 중요 직책에 여성을 임명한 모범적인 사례로도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교황은 즉위 이후 양성평등의 중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내 왔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지도주에 여성을 충분히 임명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그러나 이번 그룹에는 여성과 남성이 각각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콜린스 외에도 프랑스 아동 정신과의사 캐서린 보네, 이탈리아 교회법학자 클라우디오 파팔레 등 총 4명이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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