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교만 나서면 목회 성공?…시대가 바뀌었다

호성기 목사 미주장신 신앙사경회에서 선교 패러다임 변화 강조
미주장신대에서 3월 18일 열린 신앙사경회에서 호성기 목사(필라안디옥교회)가 세계 선교 패러다임의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미주 기독일보

"편안히 목회하겠다는 그게 바로 안 되는 목회다", "부흥할 거라고? 교회 존립조차 어렵다", "세일즈(sales)의 시대는 끝났고 이제 마케팅(marketing)을 해야 한다."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2014년 봄 신앙사경회에서 호성기 목사는 현대 교회와 목회에 관한 위기 의식을 토해냈다. 미주 한인교계를 대표하는 선교 지도자이면서 창립 19주년을 맞이한 필라안디옥교회의 담임인 호 목사는 "대안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선교"라고 했다.

그는 "미국에서 1년에 100개의 교회가 세워진다면, 99개가 문을 닫고 1개만이 남는다"고 언급하며 "여러분이 신학교 문을 나서면 부목사를 거쳐 담임목사가 되어 개척하거나 청빙 받거나 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절대 잘 될 것이라 장담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미주장신대 호성기 목사 초청 신앙사경회(Photo : 기독일보) 미주장신대에서 3월 18일 열린 신앙사경회에서 호성기 목사(필라안디옥교회)가 세계 선교 패러다임의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옛날에는 자신이 만든 제품을 세일즈 하면 되는 시대, 즉 팔면 됐지만 요즘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하는 시대다. 이런 시대는 마케팅을 요구한다. 최선의 노력을 다해 설교를 준비하는 데 왜 성도들에게 다가가지 못하는가? 그들의 아픔과 고통, 갈증을 모르고 무작정 말씀을 전하기 때문이다. 편안히 목회하려는 태도를 버려라. 그런 태도를 갖고 있는 한 목회는 안 된다"고 일갈했다.

"시대를 이끌어 가는 교회와 목사"라는 강의에서 호 목사가 '패러다임 변화가 가장 시급한 분야'로 꼽은 것은 선교다. 그는 "미국이 기독교 국가라는 착각을 좀 버려라. 우리의 옆집에는 세계 곳곳에서 온 불신자 이민자들이 살고 있으며 미국 자체도 인권이란 이름으로 신권을 무시하는 반기독교 국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순교를 각오하고 이슬람권 국가도 가야 하며, 수천 달러를 들여 해외 단기선교도 다녀와야 한다. 모두 소중한 일이다. 그런데 그렇게 생명을 걸고 멀리 가지 않으면 선교를 못하는가"라고도 물었다. 그는 "통계적으로 1천명 성도 중 2.8명이 해외선교사가 되는데 나머지 997.2명은 선교를 못하나? 아니다. 결코 아니다"라고 했다. 여기서 그는 근·현대 해외 선교의 역사를 윌리엄 캐리의 연안 선교 시대, 허드슨 테일러의 내지 선교 시대, 도날드 맥가브란과 카메론 타운센드의 종족 선교 시대로 정리하고 이를 잇는 제4의 물결로서 디아스포라선교 운동을 꼽았다.

즉, 해외에 나가지 않고 미국에 찾아 오는 이민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도 선교라는 인식이 세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국제대표로 있는 세계전문인선교회(PGM)는 이런 선교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시무하는 필라안디옥교회에서부터 이 운동을 시작해 현재 미주와 유럽의 한인교회들에 보급하고 있다. 호 목사는 "이슬람권에서 20년간 1명을 전도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교회의 한 성도가 손짓 발짓으로 베네수엘라의 이슬람 형제 1명을 전도했다. 그가 세례 받고 개종한 후, 자신의 친구들을 전도하면서 우리 교회는 5부 예배를 스패니시로 드릴만큼 성장했다"고 간증했다. 이것을 시작으로 일본인, 백인 등 타민족, 타인종이 전도되면서 이 교회는 다민족적 성격도 갖게 됐다. 그는 "영어 잘하는 2세가 타민족을 전도하는 것이 아니다. 이민자의 아픔을 아는 우리가 타 이민자를 전도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선교의 개념이 "꼭 해외로 나가는 것"에서 "우리의 삶 속으로" 전환되었다면 말 그대로 우리의 삶 전체가 선교다. 이런 의미에서 언어와 문화가 다른 자녀 세대에 복음을 전하는 것도 선교다. "현재 한인 자녀들이 대학생이 되면 10명 중 9명이 신앙을 버린다"며 호 목사는 "우리 교회는 교회 교육도 선교적 측면에서 접근해 창립 때부터 3대가 함께 예배하는 자리를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사도행전 8장 1-8절을 인용하며 "초대교회의 복음도 흩어진 사람들, 디아스포라를 중심으로 전파됐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선교를 위해 미국에 심어 놓으신 씨앗이다. 교회가 선교라는 본질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주의 종으로 쓰임받을 여러분들이 선교의 패러다임을 전환해 전세계 복음화에 앞장서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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