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정·학교 교육 '분리'…교회교육 '무기력' 초래

교회일반
목회·신학
오상아 기자
saoh@cdaily.co.kr
삼일교회 설립 60주년 다음세대 특별세미나, 6일 교육세미나 진행
박상진 교수

한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을 닮아가고 삶의 전 영역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는 하나님의 일꾼으로 양성되는 기독교 교육은 '교회학교'에서만이 아니라 가정과 학교에서도 이뤄져야 가능하다는 기독교 교육학자의 대안 제시가 공감을 얻고 있다.

6일 오후 6시부터 진행된 삼일교회 설립 60주년 교육세미나에서 '교회교육의 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 기독학부모 세우기'라는 주제로 기조발제한 박상진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교육학과)는 "오늘날 한국 교회교육 위기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교회와 학교, 가정과 교회, 그리고 학교와 가정의 분리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나님의 일꾼 양성은 교회 교육만을 통해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가정교육과 학교 교육을 포함한다"며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러한 통전적 기독교 교육의 비전을 갖지 못한 채 교회, 가정, 학교가 분리되어 교육이 이루어지기에 각각의 교육이 무기력하게 되는 것이다"고 진단했다.

덧붙여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신앙교육이 가정에서 격려되고 강화되지 않는다면 '신앙'을 형성하는 데에 실패하게 된다"며 "교회공동체 안에서 신앙교육이 충실하게 이루어진다고 할지라도 가정 안에서 그 교육이 연속성 있게 이어지지 않는다면 학생의 삶이 변화되는 진정한 기독교 교육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들이 주체가 되어 자녀들에게 기독교교육을 하여야겠다는 의식을 갖고, 가정에서의 신앙교육을 회복하는 것, 그래서 교회교육과 일맥상통하는 기독교교육이 가정에서도 이루어지는 것이 가정 신앙교육의 회복은 물론 교회교육을 회복시키는 첩경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아틀란타에 위치한 Northpoint Community 교회는 전통적인 교회학교 체제를 바꾸어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들과 함께 교육할 수 있는 성경공부 교재를 개발했다"며 "이는 신앙교육에 있어서 부모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고 실례를 들었다.

이외 교회의 부모 교육, 교회학교 교사와 부모의 만남, 교회학교의 가정 심방, 유아세례 받은 아이의 가정에 대한 지속적인 연계, 가족이 함께하는 절기 예배 및 교육, 다양한 가족모임을 통한 교육 등을 방안으로 들었다.

또한 "교회가 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인 학업의 문제를 끌어안지 못한다면 학생들은 신앙과 학문, 영성과 지성을 연결시키지 못한 채 이원론적 입장에 빠지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결국 입시 위주의 교육에 매여 교회학교를 등한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일 아침에도 학원을 가야 하는 입시, 사교육 현실 속에서 이 문제를 피해 가면서 교회교육의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사교육에 대한 기독교적 전망을 갖고, 전체 기독교교육의 목적과 비전 안에서 학업의 문제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할 때에 기독교교육이 변장에서 중심으로 그 위치를 옮겨 올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이를 위해서는 교과목에 대한 기독교 세계관 교육, 입시에 대한 기독교적 접근, 기독교적 진로 세미나, 지역에 있는 학교와의 네트워크, 지역에 있는 학교의 기독교사와의 만남, 방과후학교·주말 학교 개설, 교회의 기독교 대안학교 설립, 대안적 가치관 교육으로서 교회교육, 목회자와 학교의 교육지도자와의 만남, 교회의 기독교사 모임, 학교별 기도 모임 등을 들었다.

가정과 학교의 분리에 관련해서 박 교수는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것은 부모가 자녀교육을 학교에 일정 부분 위탁하는 행위로, 부모는 학교에서 과연 자신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교육이 이루어지는지를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그것에 대해서 상관하지 않는다면 가정과 학교가 분리된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기독교 가정의 부모는 자녀가 학교 교육을 통해 기독교에서 추구하는 인간상으로 형성될 수 있도록 영향력을 끼칠 필요가 있다"며 "학교 운영위원회에 참여한다든지 학교의 교사를 격려하는 편지를 쓴다든지, 그리고 학교를 위한 부모기도회로 모인다든지 하는 것" 등을 들었다.

그러면서 "세속적인 가치관과 획일주의적, 경쟁주의적 가치관으로 팽배한 '입시 위주'의 교육 상황 속에서 부모가 학교에 대한 기독교적 전망을 상실한 채 학교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지배당하게 되면 자녀에 대한 기독교교육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세속적 경쟁주의 교육에 매몰되고 만다"고 우려했다.

이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는 기독학부모교실 개설, 학교 운영위원회에의 적극적 참여, 자녀의 은사발견 및 개발, 학교에서 부모기도회, 교사에게 격려의 편지 쓰기, 교사의 가정방문, 부모가 자녀 한 과목 이상 가르치기, 홈스쿨링에 대한 관심 갖기, 그릇된 입시, 사교육에 대한 가치관 비판 등을 제시했다.

기독교 교육 목적 분명해야...교육의 종말은 바로 '목적 상실'
가정·교회·학교, 통전적 기독교교육 과정 있어야

박 교수는 "이런 이유들로 편협하고 왜곡되고 무기력한 교회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전체 기독교교육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닐 포스트만(Neil Postman)은 그의 저서 '교육의 종말(The End of Education)'에서'end'라는 영어단어는 '종말'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목적'이라는 뜻도 있다고 말했다"며 '목적을 상실한 교육이 바로 교육의 종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독교 교육은 한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을 닮아가고 삶의 전 영역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고 하나님 나라 일꾼으로 세워지는 과정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독교 교육은 교회 교육, 더군다나 교회학교 교육으로 축소되어서는 안 되고, 기독교 가정교육이나 기독교 학교교육으로 축소되어서도 안 된다"며 "교회, 가정, 학교가 통합된 전체 기독교 교육과정이 수립되어야 하며, 이러한 교육과정을 통해 통전적 기독교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각 영역이 서로 연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교회학교에서 배운 성경지식이나 기독교적 깨달음이 습관화되고 삶의 실천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이를 형성시키는 기독교 가정교육이 요청된다"며 "가정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성품을 형성해가고 기독교적 인격과 영성을 형성해갈 때 아는 것과 행하는 것, 이론과 실천, 신앙과 삶이 분리되지 않고 통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교회는 무엇보다 예배(worship)하는 공동체로서 하나님을 예배를 통해 일상으로부터 구별하여 초월자를 대면하는 경험을 통해 하나님을 알아가는 곳이다"며 "그를 통해 삶의 방향을 확인케 하고 그것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해준다"고 했다.
이어 "학교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해 응답하되 은사의 계발을 통해 구체적인 직업과 전공으로서 삶의 영역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구현해 가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통전적 기독교 교육 '부모' 가장 중요한 역할
왜곡된 자녀 교육열, 건강한 기독교 교육열로 전환해야

그러면서 박상진 교수는 "교회, 가정, 학교가 연계되는 기독교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부모를 기독교적으로 올바로 세우는 일이다"며 "부모교육은 기독교 교육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것은 부모가 자녀교육을 학교에 일정 부분 위탁하는 행위이고, 교회학교에 보내는 것도 이러한 부모의 교육적 책임하에서 이루어지는 역할 분담이다"며 "성경은 분명하고도 명확하게 자녀 신앙교육의 일차적 책임이 부모에게 있음을 밝히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신명기 6장 4~9절은 자녀교육의 책임이 부모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혀주며, 에베소서 6장 4절에서도 부모들에게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할 것'을 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그 열기가 뜨거운 한국 부모들의 자녀 교육열은 기독교인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며 "왜곡된 부모의 자녀 교육열은 건강한 기독교 교육열로 전환할 것을 요청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교회는 부모들에게 무엇이 건강한 기독교 교육인지를 가르쳐 주어야 한다. 자녀들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 교육인지를 그 부모가 알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독학부모' 교육에서 '기독'만 강조되어 기독교인으로서 충실하지만 학부모로서의 역할에 무관심하다든지, '학부모'만 강조되어 학부모로서의 역할을 기독교적으로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것 둘 다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기독'도 '학부모'도 강조되지만 둘 사이가 연결되지 않은 '분리형'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박 교수는 또한 "기독학부모 교육이 일회적인 교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나눔과 격려가 가능하도록 기독학부모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며 덧붙여"기독학부모 교육이 일방적인 강의식 교육이 되지 않고 참여하고 나눌 수 있는 교육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세미나는 기조발제 이후 박상진 목사, 김인환 목사(전 지구촌교회 청소년 사역, 현 광교지구촌교회 담임), 신은정 연구원(기독교학교교육 연구소), 유경상 대표(CTC청소년세계관 교육센터)가 참여해 패널토의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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