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택시시장 개척…"개인택시 시장부터 뚫는다"

택시 전용 AS센터 2곳 오픈…경쟁사 대비 높은 가격은 난제

르노삼성자동차가 택시 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르노삼성은 서울과 부산에 택시 전용 애프터서비스(AS) 전문점을 두고 택시 기사만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박동훈 부사장 부임 후 내수 시장 비전으로 제시됐던 영업용 LPG 차량 시장 공략의 첫 발인 셈이다.

23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박 부사장은 지난 21일 서울 중랑구 대원자동차(대원정비사업소)에서 서울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국철희 이사 등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택시 전용 AS 전문점 시범사업 조인식을 체결했다.

앞서 지난주 르노삼성은 부산 사상구에 있는 신용카와 AS 전문점 시범사업 조인식을 체결하고 시범 사업을 시작한 상태다.

지난해 박 부사장은 폭스바겐 사장에서 르노삼성 영업본부장으로 이직한 이후 기자들과 만난 첫 자리에서 택시 시장을 포함한 LPG차 시장 공략에 대한 운을 뗀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르노삼성은 그동안 LPG차 시장을 등한시 했던 것 같다. LPG 차량을 보강할 것"이라며 택시 시장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의 택시 시장 공략이 쉽지 많은 않을 것으로 본다.

지난해 판매된 영업용 택시는 개인택시(준대형 포함) 약 2만5000대, 법인택시 약 1만4000대 등 약 3만9000대. LPG 차량(17만5958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택시 시장은 현대차(쏘나타·그랜저), 기아차(K5·K7)가 9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르노삼성(SM5)의 점유율은 2%대에 불과하다. 한국GM도 과거 택시용 토스카를 연 1000대 이상 판매해오다 2011년 시장에서 철수한 상태다. 현재 올란도 등 레저용차(RV) 택시와 택시용 말리부만 판매 중이다.

문제는 가격.

르노삼성의 택시용 SM5는 자동변속기 모델만 있는데 이달 기준 1645만원부터 시작한다. 연비는 9.6㎞/ℓ.

반면 현대차 택시용 YF쏘나타는 수동변속기 모델이 1455만원부터, 자동변속기 모델은 1620만원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25만~190만원 차이다. 연비는 각각 9.9㎞/ℓ와 9.3㎞/ℓ. 더구나 현대차는 YF쏘나타의 전모델인 NF쏘나타도 아직 택시용으로 판매 중이다. 가격은 1235만원부터 시작하며 연비는 수동 8.5㎞/ℓ, 자동 7.8㎞/ℓ다.

현 상황만 놓고 보면 르노삼성이 가격으로 현대차와 경쟁하긴 어렵다.

대신 르노삼성은 개인택시 시장을 발판으로 삼아 택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법인택시의 경우에는 차값이 구매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택시 법인에 SM5를 20여 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경쟁사 대비 가격이 높다는 게 문제였다.

반면 르노삼성은 개인택시 시장의 경우 운전자가 구미에 맞는 차량을 직접 선택하기 때문에 현대·기아차가 압도하고 있는 택시 시장에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르노삼성이 택시 전용 AS 전문점 오픈을 시장 공략의 첫 단계로 선택한 것도 개인택시 운전자들에게 품질로 어필,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실제로 르노삼성은 지난해 개인택시 운전자에게 1000여 대 판매했다. 개인택시 시장 전체 판매량 2만5000대 중 점유율은 4%대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법인의 경우에는 차값이 중요하지만 개인은 편하고 정비 소요 적은 차를 선호한다"며 "고객 서비스를 다각화하면 르노삼성에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우선 택시 전용 AS점에서 부품을 구입할 경우 할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전문 정비교육을 지원하고 향후에는 구매할인 혜택까지 혜택의 범위를 넓혀가기로 했다.

또 택시고객들의 서비스만족도, 신차 판매에 대한 효과, AS점의 수익성 등을 고려해 전용 AS점 확대 여부도 고려 중이다.

박 부사장은 "르노삼성자동차가 설립초기에 빠르게 시장에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택시고객들의 입소문 효과 덕분"이라며 "택시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여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진심을 담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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