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정연성 장로 천국환송예배 엄수…"장로 사명을 일깨워 준 섬김의 지침서"

교회일반
교단/단체
오상아 기자
saoh@cdaily.co.kr
필리핀 재해지역 긴급구호 활동 중 심장마비로 '순직'

필리핀 태풍 재해지역 긴급구호 활동 도중 과로에 의한 심장마비로 27일 현지에서 순직한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부총회장 고(故) 정연성(67) 장로의 천국환송예배(장례예배)가 31일 총회장(葬)으로 엄수됐다.

이날 오전 9시 천호동성결교회 본당에서 진행된  장례예배는 한국교회연합·기독교대한성결교회·한국교회필리핀재해구호연합·천호동성결교회가 구성한 연합장로위원회가 진행을 맡았다.

고별사를 전한 여성삼 천호동교회 담임목사는 고(故) 정연성 장로를 '당신'이라 칭하며 고인이 중학교 교복을 입고 어머니를 따라 천호동교회를 나오던 시절부터, 중·고등부 임원으로 활동하며 동생 후배를 신앙적으로 지도하다 후에는 두 아들의 아빠와 엄마가 된 사연들 하나하나를 떠올렸다.

30일 오전 천호동성결교회에서 고 정연성 장로의 천국환송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교회연합 제공

여 목사는 "당신은 어린 시절 가난과 배고픔 속에서도 성공해야만 가난을 물리치고 어머니도 따뜻하게 모실 수 있다는 신념 하나로 열심히 공부했다"며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삼천·남인천·성남세무서장·중부지방국세청 감사관을 역임하던 시절 "성남세무서 서장실 심방은 목회의 힘든 목사에게 위로를 주는 시간이었고 남인천 세무서 심방은 주안교회장로교회와의 인연을 더욱 곤고히 연결시켜주었다"고 전했다.

이어 "부동산 실명법으로 인해 교단이 50억원 가까이되는 과징금을 내야 하는 문제에 닥쳤을 때 풍부한 경험과 세법지식으로, 하나님의 도우심을 바라는 기도로 교단의 근심을 해결해주었다"며 또한 "교단의 재정 비리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해주셨고, 해마다 성탄절을 앞두고는 전교역자를 초청해 식사를 대접해주시며 교역자들의 힘이 되어주셨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주일 저녁 32명의 대식구를 초청해 만찬을 베풀며 목회자들이 맛있게 음식 먹는 모습을 보며 좋아하던 당신이셨는데... 잘 잡수시지 못한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눈치없는 종이었다"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특히 여성삼 목사는 "당신의 나이 67, 천호동교회의 나이도 67이다"며 복받치는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고 오열했다. 그러면서 여 목사는 "67차 교회 사무총회에서 수많은 난제와 어려움을 앞두고 홀로 버팀목이 되시며 '십자가를 지는 것이 장로입니다. 힘들다고 회피하거나 남에게 미루는 것은 바람직한 장로가 아닙니다'라고 하신 이 한마디는 후배 장로들에게 장로의 사명을 일깨워주고 평신도가 교회를 어떻게 섬겨야하는지 지침서가 되었다"고 회상했다.

여 목사는 또한 "아들 가정이 힘들어하면 밤잠을 자지 못하고 뜬눈으로 지새다가 새벽이면 교회 나와 하나님께 기도하시고, 사랑하는 아내가 영적 성숙을 위해 열심히 공부할 때 한번도 마다하지 않고 배울 수 있도록 배후에서 배려하고 후원하셨다"며 "눈이 침침한 아내를 위해 책도 읽어주고 레포트도 정리해줬다"며 가장으로서의 자상한 면모도 전했다.

여 목사는 "김혜인 권사님은 백석신학대학신학대학원의 모든 과정을 다 마쳐 졸업을 1달 앞두고 있다"며 "졸업여행도 호주로, 뉴질랜드로 가자고 약속을 하셨는데...김 권사님 졸업 후에는 천호동교회 지교회와 해외 미자립교회로 함께 나가 선교하신다던 선교의 열정을 품고, 방글라데시 선교비전센터가 다 지어지면 내년 봄에 함께 봉헌예배에 가기로 약속하셨는데 어찌 뭐가 그렇게 급해서 빨리 가셨습니까?"라며 고인을 떠나 보내는 슬픔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신이 못다 이룬 선교와 봉사의 꿈을 천호동교회 성도 2,500명이 함께 이루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유족 인사를 전한 장남 정형주 집사는 "67년 동안 (하나님께서 아버지를)장로님으로 써주시고 주님의 평안함 품으로 불러주셔서 감사하다"며 "한평생 주님의 계획 아래 있었고, 마지막 순간까지 사명을 감당하시다 돌아가신 것도 주님의 뜻이 있음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정형주 집사는 "아버지, 정연성 장로님이 물려주신 신앙의 유산을 마음과 생각과 뜻을 다하며 지켜가겠다"며 인사를 마쳤다.

고 정연성 장로는 1960년 9월 천호동교회에 등록해 1988년 장로 장립을 받고 2004년부터 서울동지방장로회 회장, 서울지역장로협의회 회장, 서울동지방남전도회 회장,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유지재단이사, 총회본부 재정비리 특별감사, 총회본부 감사위원 등 교단 산하 기관들을 위해 봉사하다 2013년 5월부터 12월까지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제107년차 장로부총회장으로 생을 마감했다.

이날 예배 후 고인의 유골은 천호동교회 실촌수양관 성결의동산에 안장된다.

31일 오전 천호동성결교회에 마련된 고 정연성 장로 빈소 앞에서 헌화 한 후 명복을 빌며 기도하고 있는 박위근 한교연 대표회장.   ©한국교회연합 제공.

한편 이날 집례는 조일래 목사(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가, 기도는 이신웅 목사(기성 부총회장)가, 성경봉독은 이명섭 목사(기성 서기)가, 설교는 박위근 목사(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가, 조사는 유만석 목사(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신명범 장로(기성 증경부총회장), 고별사는 여성삼 목사(천호동성결교회 담임목사)가, 인사 및 광고는 우순태 목사(기성 총무)가, 축도는 안창건 원로목사(천호동성결교회 원로목사)가 맡았다.

박위근 목사는 설교에서 "바울사도가 고백했던 말씀처럼 고 정연성 장로는 선한 싸움을 다 싸우고 달려갈 길을 다 달려간 그를 가리켜 믿음의 승리자라고 한 것처럼 고 정연성 장로야 말로 죽도록 충성하여 고귀한 한알의 밀알이 되었다"고 추모했다.

앞서 고인은 기성 구호단장 자격으로 '한국교회필리핀재해구호연합' 필리핀 긴급구호단에 소속돼 지난 25일 밤 필리핀 현지로 출발해 반타야섬에서 긴급 구호활동 후 27일 배를 타고 하그나얀으로 돌아오던 중, 부두 도착 15분 전쯤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켜 병원으로 이송하는 도중 현지시각 오후 12시 30분께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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