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동양사태 재발 방지책…근복적 해결책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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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투자를 막고 제재를 강화하는 방침을 내놓았지만 관련업계나 전문가들은 냉담한 반응이다.

금융당국은 기존에 거론되던 대책보다 수위가 낮아지거나 장기 과제로 미룬 대목이 적지 않다. 또한 법적 제재가 뒷받침되지 않는 대책이라 실효성이 크지 낮고 증권사의 판매 관행이 바뀌지 않은 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사후약방문' 격이긴 하지만 금융당국이 '제2의 동양 사태'를 막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에 긍정적인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실행 과정에서 '무관용 원칙'이 지켜질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2일 "동양 사태와 관련된 대책을 종합적으로 묶었는데 전체적인 방향은 맞다고 생각된다"며 "그러나 제재가 실행 단계에서 실제로 얼마나 강화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정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동양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금융당국의 의지는 확실하게 보인 것으로 판단한다"며 "대책이 충실히 실행된다면 동양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대응이 어느 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시장성 차입금과 관련해 공시를 강화하는 차원을 넘어선 적극적인 보완책이 없어 아쉽다"며 "시장성 차입금이 많은 그룹도 주채무계열에 편입해 관리하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이번 대책에서는 빠졌다"고 지적했다.

부정적인 평가로는 실효성 면에서 충분하지 못한 '재탕·땜질 처방'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는 "불완전판매 등을 엄벌하려면 해당 기관의 영업정지 등에 대한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법안을 만들지 않고 말로만 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며 "지금도 규제가 있지만 제대로 안 지키니까 문제가 발생한 것인데 법적 제재를 강화하지 않으면 동양 사태는 재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도 "제재 수단이 약해서 별 의미가 없을 것"이라며 "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문제 사항을 시장에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이상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증권사의 불완전판매를 막으려는 조치들도 나왔지만 판매 관행이 바뀌지 않는 이상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가입 가능 한도를 높여도 서류를 재작성하는 등 팔려고 하면 어떻게든 판다"며 "동양 사태만 봐도 일부를 제외하고 서류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가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시장이 더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나왔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완전판매에 대한 부담을 많이 느낄 것"이라며 "특정금전신탁의 최소 가입액이 5천만원으로 설정됨에 따라 고객 수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연구원도 "최근에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하는 기업어음(CP) 등에 대한 시장 투자수요를 줄이는 방향으로 규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단기자금시장이 더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금융위원회는 21일 금융상품 불완전판매와 대주주·계열사 부당 지원 엄벌을 골자로 하는 동양 사태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다. 대책에는 특정금전신탁제도의 최소 가입액(5천만원) 설정, 상품 위험등급별 투자설명서 색상 차등화, 투자자 자필 확인 의무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동양 사태로 다시 주목받은 불완전판매와 관련해서는 소비자 피해가 예상되는 경우 피해 경보 발령 및 특별 검사로 전환하고 필요하면 영업 감독관 파견을 통해 바로잡기로 했다. 또 기업집단의 시장성 차입금과 부채비율이 일정 기준 이상이면 공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동양사태재발방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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