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발생한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의 2심 선고를 앞두고 탈북민 단체들이 책임자에 대한 1심 선고유예 파기와 엄벌을 재판부에 촉구했다. ‘강제북송 탈북어민 정의실현 시민연합’을 비롯한 탈북민 단체 42곳이 지난 서울고등법원 정문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헌법과 무죄 추정 원칙을 파괴한 강제북송 책임자들의 엄중 처벌”을 요구했다.
이 사건은 2019년 11월 2일 동해 북방한계선 인근에서 나포된 북한 어민 2명을 청와대와 국정원이 5일 만에 판문점을 통해 북한에 돌려보내면서 비 인도적 강제북송 논란이 일었다. 그들이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동료 선원을 살해한 혐의와 귀순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강제로 돌려보냄으로써 국제사회로부터 국제 인권 규범을 위반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사건이 일어난 지 3년 가까이 잊혔던 사건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정원이 탈북어민 북송 과정에 관여한 서훈 당시 국정원장과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등을 직권남용과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고발하면서 수면 위로 다시 떠 올랐다. 이들은 탈북 어부들에게 귀순 의향이 없었다고 했으나 강압적인 북송에 극렬하게 저항하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당시 문재인 정부가 북한 김정은과의 회담을 성사시킬 목적으로 이런 짓을 저질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23년 2월 재판에 넘겨진 정 전 실장과 서 국정원장 등은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선고유예 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하지만 귀순 의사를 밝힌 탈북 어부들을 강제로 북송한 적법성 논란과 함께 비인도적 행위에 대한 비판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가 전한 소식에 의하면 강제 북송된 탈북어민 2명은 북한 당국에 의해 50일간 고문당한 후 참수형으로 처형됐다고 한다. 북한 소식에 정통한 소식통들도 이들이 참수형에 처해진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사건은 당시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얼마나 굴종적이었는가를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이다. 탈북민을 북한에 넘겨줬을 때 그들이 가혹한 고문과 처형에 처해질 걸 뻔히 알면서도 이런 짓을 저질렀다는 건 어떤 이유와 변명으로도 가릴 수 없는 비인도적인 범죄에 지나지 않는다.
제 발로 찾아온 탈북민을 생명과 자유를 속박하는 사지로 내몬 행위에 대해 1심 재판부는 모두 선고유예를 선고했다. 국민을 보호하라고 준 권력으로 탈북민을 죽음에 이르게 했는데도 말이다. 곧 있을 2심에서 이들에 대한 엄중한 단죄가 있어야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