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탄원서에서 “2019년 11월 2일, 대한민국 해군에 의해 나포된 북한 주민 2명은 대한민국 관할권 내로 진입해 명확한 귀순 의사를 표명했다”며 “대한민국 헌법 제3조에 따라 북한 주민 역시 대한민국 국민에 해당하며, 귀순 의사를 밝힌 순간부터 대한민국 법률에 따른 보호와 적법한 사법 절차를 누릴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당시 문재인 정부의 최고위 안보 책임자였던 피고인들은 이들의 귀순 의사를 묵살하고, 합동신문 절차를 조기에 강제 종료시켰으며, 법적 근거가 전혀 없는 중대범죄자 프레임을 씌워 나포 단 2일 만에 강제북송을 결정했다”며 “그리고 불과 5일 만에 판문점을 통해 그 눈을 가리고 포박한 상태로 북한 정권에 강제로 넘겨주었다”고 했다.
이들은 “이 모든 과정은 국민과 언론 몰래 비공개로 진행되었으나, 언론에 의해 우연히 포착되어 천하에 탄로났다. 이후 2022년 국정원의 내부 감찰과 검찰의 수사를 통해 당시 안보실, 국정원, 통일부 등 수뇌부가 적법절차를 무시하고 직권을 남용해 법률상 근거가 없는 강제송환을 감행했음이 철저히 밝혀졌다”며 “통일부가 공개한 판문점 송환 당시 동영상은 이들이 사지로 끌려가지 않으려 무릎을 꿇고 저항하는 비참한 모습을 담고 있어 온 국민과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고 했다.
탄원서에 따르면 2025년 2월 서울중앙지법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공직자로서 관계 법령과 적법 절차를 준수해야 할 의무를 저버리고 직권을 남용해 탈북 어민들의 신체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그리고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재판받을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저지른 행위의 엄중함과 이로 인해 발생한 인권 유린의 비극에 비추어 볼 때 지나치게 가벼운 형량을 선고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는 국가 권력의 남용으로 한 인간의 생명권과 기본권을 박탈한 중대 범죄에 대해 제대로 된 사법적 경종을 울리지 못한 ‘솜방망이 판결’이었다는 것.
이들은 “만약 항소심에서 피고인들에게 무죄가 선고되거나 미온적인 처벌에 그친다면, 향후 어떠한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안보적 판단’이나 ‘행정적 재량’이라는 핑계로 탈북민의 귀순 의사를 묵살하고 언제든 강제북송할 수 있는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된다”며 “이는 대한민국 헌법이 규정한 영토 조항과 기본권 보장 의무를 명백히 부정하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UN 북한인권특별보고관, 국제앰네스티 등 국제 인권기구들은 본 사건을 두고 UN 난민협약 및 고문방지협약(제3조 고문받을 위험이 있는 국가로의 강제송환 금지 원칙)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며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자 UN 회원국으로서 국제법적 의무를 다하고 인권 선진국으로서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사법부가 강제북송의 위법성을 명확히 판시하고 관련자들을 엄벌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현재 대한민국에 정착해 살아가고 있는 3만 4천여 명의 북한이탈주민들은 이 사건 이후 깊은 불안감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가 원한다면 언제든 자신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낼 수 있다는 공포는 탈북민 사회 전체의 안정을 흔들었다”며 “본 항소심 판결은 대한민국 법원이 탈북민 또한 완벽한 대한민국 국민이며 법의 보호를 받는 주체임을 분명히 확인해 주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자유를 갈망하는 2천 5백만 북한 주민들에게 대한민국은 유일한 희망의 등대다. 그러나 귀순을 갈망하여 목숨을 걸고 탈출한 동포를 며칠 만에 사지로 강제송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북한 주민들의 잠재적 탈북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고 그들을 북한 독재 체제 아래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이는 결국 북한 인권 개선을 저해하고 북한 정권의 체제 공고화를 도울 뿐”이라고 했다.
한편, 이 탄원서는 북한인권민간단체협의회(북인협)와 탈북민 40개 단체 대표자 일동 명의로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에 제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