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의 땅 DMZ를 걸으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기도하는 ‘제1회 DMZ 155 평화걷기 오'순례길 대회’가 지난 3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일대에서 열렸다.
(사)꿈꾸는 DMZ 155와 파주시 걷기연맹이 주최·주관하고 대한걷기연맹, (사)브링업인터내셔널, CBMC DMZ 등이 협력한 이번 행사에는 한소망교회(담임 최봉규 목사)와 충만한교회(담임 임다윗 목사) 성도를 비롯해 전국에서 1,000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평화의 길, 함께 걷는 오'순례길(For Unity·For Life·For Earth)’이라는 슬로건 아래 임진각 일대를 도는 5km 코스와 민간인통제선 내 생태탐방로를 따라 장산전망대까지 걷는 9km 코스에 각각 참여했다.
개회식에서 류영모 대회장(한소망교회 원로목사)은 “마침 오늘은 개천절이다. 하늘이 열린 날, 뜻깊은 개천절에 막힌 남과 북의 길이 열리기를 바라는 행사를 하게 되어 기쁘다”며 “태어나자마자 휴전선이 생기고 휴전협정이 맺어졌다. 오늘 우리가 걸을 때 통일의 꿈과 평화의 비전도 함께 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군인이 걷던 차디찬 철책을 따라 걷는 오늘 우리의 발걸음과 흘리는 땀방울에 분단의 아픔이 녹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후덕 국회의원(파주시)은 “서울에서 개성까지 택시비로 1만5,000원이면 갈 것이다. 새와 나비는 늘 오르내리지만, 사람만 그 길이 막혀 있다”며 “오늘 걸으면서 하나님께 평화 통일을 기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강옥 대한걷기연맹 회장은 “우리 모든 인간은 걷기 앞에서 평등하다”며 “세계 31개국의 270여 개 걷기대회에 참석해 봐도 철조망 앞에서 걷는 것은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에녹과 노아가 하나님과 동행한 것처럼 우리는 오늘 하나님과 함께 걸을 것”이라며 “우리의 걸음과 기도에 이 철의 장막도 녹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유 총괄안전책임자는 특별인터뷰에서 “분단의 상처를 안고 있는 DMZ 155마일 철책 길은 단순히 아픔의 공간이 아니다”며 “이 땅의 아픔과 상처를 껴안고 하늘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간구하며 오직 성령으로, 오직 복음으로, 이념과 분열을 넘어 생명의 새 길을 열어가는 기도의 자리”라고 밝혔다.
개회식을 마친 뒤 참가자들은 5km와 9km 코스에 각각 나뉘어 출발했다. 걷기 일정 중에는 임진강과 북녘땅을 바라볼 수 있는 장산전망대에서 ‘평화비전선포식’이 열렸다. 참가자들은 평화선언문을 낭독하고 한반도의 남북 화해와 평화 정착을 위해 합심 기도했다.
선언문에는 △DMZ 155마일을 세계인이 함께 걸으며 기도하는 평화의 순례길로 조성 △DMZ의 자연 생태를 보전하고 화해와 상생의 가치를 미래세대에 계승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지속적인 기도 등 3대 평화비전이 담겼다. 참가자들은 자유·생명·사랑·나눔의 정신으로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순례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류영모 대회장은 “북녘을 바라보며 나아가는 이 길은 단순히 한 번 밟고 지나는 길이 아니라, 다음 세대에게 통일의 발자국을 남기는 축복의 길”이라며 “다음 해 행사에는 우리의 자녀들과 청소년, 젊은 세대들이 함께 참여해 통일에 대한 소망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마음에 품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주여’ 삼창을 외치며 북한 동포들의 안녕과 한반도 평화, 끊어진 복음과 교회의 회복을 위해 기도했다. 참가자들은 선언문에서 “오늘 이곳 장산전망대에서 북녘땅을 바라보며 다짐한 소망이 한반도를 넘어 세계로 이어지길 원한다”며 “DMZ 155마일 오'순례길이 세계인이 함께 걷는 진정한 평화와 생명의 길로 자리매김할 때까지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 주최 측은 최근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 폭발사고로 우리 군 장병 3명이 중상을 입은 상황에서 안전 관리에 주의를 기울였다고 밝혔다. 행사 총괄책임자 최만범 안수집사는 “행사의 안전한 진행을 위해 100여 명의 대회 실무진이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며 “군 당국과 사전에 세밀한 준비와 구체적인 안전 대책을 마련해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없이 대회를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