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나비는 1일 발표한 ‘2026년 개천절을 맞이하여’ 논평에서 개천절을 “우리 민족의 기원과 국가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기는 날”이라고 규정하고, “개천(開天)은 문자 그대로 ‘하늘이 열린다’는 뜻”이라며 “우리가 어떤 정신을 계승하고 어떤 나라를 세워야 하는지 성찰하게 한다”고 밝혔다.
특히 “기독교 신앙은 특정 민족의 건국 신화를 성경의 창조신앙과 동일시하지 않는다”며 “성경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 1:1)고 선포한다. 하늘과 땅을 여시는 궁극적인 주권자는 창조주 하나님이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천절에 먼저 되새길 것은 창조주 하나님 앞에서 인간과 국가를 절대화하지 않는 겸손”이라며 “국가와 민족은 역사의 주인이 될 수 없다. 모든 공동체는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고 했다.
샬롬나비는 대한민국의 발전과 관련해서도 “경제력과 군사력, 과학기술과 문화적 영향력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권력이 정의를 대신해서는 안 되며, 성공이 도덕적 책임을 면제해 주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홍익인간 정신과 기독교의 관계에 대해서는 “홍익인간 사상과 기독교 복음은 역사적 기원과 신학적 토대가 다르므로 동일시할 수 없다”면서도 “공동체의 유익을 추구하고 이웃을 섬긴다는 윤리적 차원에서는 대화의 접점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가장 큰 계명을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말씀하셨다”며 “홍익인간의 정신을 기독교적으로 성찰한다면, 민족적 자긍심을 넘어 ‘우리는 이웃과 세계에 무엇을 나눌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또 “가난한 사람을 돌보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며, 세대와 계층의 갈등을 줄이고 교육의 기회를 넓히는 일은 오늘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공동선”이라며 “대한민국의 발전이 우리만을 위한 번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족주의와 나라 사랑에 대해서는 “기독교는 민족주의가 아니다. 민족을 사랑하되 민족을 절대화하지 않는 신앙이 요청된다”고 밝혔다. 이어 “자기 나라를 사랑한다고 해서 다른 나라를 미워할 이유도 없다”며 “기독교적 애국은 나라가 정의롭고 자유로우며 정직해지도록 만드는 책임 있는 사랑”이라고 했다.
샬롬나비는 자유와 정의가 함께 서는 대한민국을 위해 “기독교적 자유는 책임을 동반한다”며 “국가는 국민의 기본권과 인간의 존엄을 보호해야 하며, 국민은 자유를 행사하면서 타인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진영의 이익을 위해 사실을 왜곡하며, 대화와 타협의 공간을 없앤다면 민주공동체는 건강하게 유지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교회의 역할에 대해서는 “교회는 특정 정치세력의 이해관계를 복음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며 “동시에 정의와 진실, 인간의 존엄, 종교와 양심의 자유에 대해서는 분명히 말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오늘 대한민국에도 정의와 사랑, 겸손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해서는 “개천절에 민족의 기원을 이야기할 때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 한반도의 분단”이라며 “한국교회는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며, 자유와 인간의 존엄, 생명의 가치가 존중되는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샬롬나비는 “평화는 감정적인 구호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책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지혜로운 대화와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한국교회는 남북한 국민 모두를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존귀한 존재로 바라보며, 전쟁과 적대의 악순환을 넘어설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세대와 국가의 미래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다음 세대에 달려 있다”며 “정직과 책임, 창의성과 배려, 공동체 의식을 갖춘 인재를 길러야 한다”고 밝혔다.
기독교 교육에 대해서도 “신앙 지식 전달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고, 자신의 재능을 사회와 세계를 위해 사용하는 사람을 길러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의 국제적 책임과 관련해 “이제는 그 역량을 세계 공동체를 섬기는 데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받은 복은 이웃과 열방을 향해 흘러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교회도 이 사명에서 예외가 아니다”며 “교회의 규모와 숫자를 자랑하기보다 사회의 신뢰를 얻고, 고통받는 이웃과 함께하며, 다음 세대를 세우고, 가난과 전쟁과 재난 속에서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샬롬나비는 개천절의 의미를 “민족의 건국 전승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는 날”이 아니라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 앞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나라와 민족의 책임을 성찰하는 계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대한민국만이 아니다. 더 정의롭고 자유로우며 정직한 대한민국, 약자를 돌보고 다음 세대에 희망을 주며 세계를 섬기는 대한민국”이라며 “정치적 갈등을 키우기보다 화해를 이루고, 권력을 좇기보다 진리를 섬기며, 자기 보호에 머물지 않고 세상의 고통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샬롬나비는 “하늘을 바라보며 창조자를 기억하고 우리의 책임은 땅에서 실천하는 것, 그것이 개천절을 맞는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