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기자회견에는 법률가와 교수, 학자 및 106개 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한국연구재단의 2026년도 학술지인증 신청요강에 포함된 ‘젠더혁신정책 투고규정 반영 여부’ 평가 항목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참석자들은 성명서를 통해 “학문은 자유로운 연구 활동을 통하여 발전하기에, 특정 이념이나 행정 절차에 예속되어서는 안 된다”며 “학문을 연구하는 자는 평가기관의 이념적 검열에 의해 통제되어서는 안 되며, 학술지는 특정 이념이나 사상을 확산시키는 국가기관의 도구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한국연구재단은 2026년도 학술지인증 신청요강에 명시되어 있는 바, ‘젠더혁신정책’을 학술지 평가 기준으로 끌어들였다”며 “이는 연구윤리의 이름을 빌린 사상 통제이며, 학문 공동체의 자율성을 정면으로 훼손하는 위험한 시도”라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해당 항목이 학술지 인증 평가에서 과락 대상 항목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해당 항목에서 0점을 받으면 총점과 관계없이 탈락할 수 있고, 평가위원 1명이라도 세부지표에 0점을 부과하거나 문제점을 지적하면 KCI 등재 자격을 취득 또는 유지한 학술지가 차년도 실태점검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며 “이것은 단순한 권고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이것은 KCI 등재와 학술지인증이라는 막강한 공적 평가권한을 앞세워 학회지와 연구자들에게 젠더혁신정책을 투고규정에 반영하도록 사실상 강제하는 것”이라며 “한국연구재단은 연구윤리라는 이름으로 학문을 길들이고, 평가권력으로 연구자의 양심을 압박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월권이며, 학문 자유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했다.
참석자들은 ‘젠더혁신정책’의 개념이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현재 한국연구재단 홈페이지의 어느 곳에서도 ‘젠더혁신정책’의 정의를 찾을 수가 없다”며 “정말 한국의 모든 학술지에 반드시 넣어야 할 ‘젠더혁신정책’이라면, 명확히 의미를 밝히고 학자들의 충분한 토론을 거쳐서 대다수 학자의 합의를 통하여 평가기준에 넣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과학기술젠더혁신센터의 가이드라인이 학술지 규정에 반영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한국연구재단은 민간기관인 한국과학기술젠더혁신센터에서 만든 가이드라인을 모든 학술지가 따르도록 강요하겠다는 뜻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해외 학술지의 사례도 언급하며 관련 정책이 국제 학계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해외 일부 학술지에서 도입해서 논쟁 중인 기준을 한국연구재단이 KCI 학술지인증 평가항목으로 편입하고, 항목과락 및 실태점검 위험과 연결해서 한국의 모든 학술지에 적용하려는 시도는 매우 위험한 경거망동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국가 평가권력으로 국내 학계에 특정 젠더이념을 사실상 강제하려는 것이며, 스스로 학문의 자유를 허물고 연구 생태계를 파괴하는 학문적 자해극”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요구사항으로 △‘젠더혁신정책 투고규정 반영 여부’ 평가 조항 즉각 삭제 △해당 규정 도입 경위 공개 및 사과 △홍원화 이사장과 허정은 학술진흥본부장 사퇴 △특정 젠더 관점 강요 금지 공식 입장 발표 △정부·국회의 조사 및 책임자 문책 등을 제시했다.
이들은 “한국연구재단이 해당 조항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학문의 자유와 자유민주적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모든 합법적 수단을 동원하여 총력 투쟁에 나설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