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법연구원(원장 김영훈)이 5일 서울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하나님의 법과 국가권력의 한계’라는 주제로 제22회 교회법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김영훈 박사가 ‘국가의 형식적 법치주의의 위험성’, 박욱주 박사가 ‘공공선과 민주적 견제에 대한 신학적 성찰-라인홀드 니버를 중심으로’, 오상철 장로가 ‘하나님의 실존과 과학주의 무신론에 대한 비판(변증)’을 각각 발표했다.
세미나에 앞서 드린 예배에서는 한국교회법연구원 이사장인 김순권 목사가 시편 133편 1~3절을 본문으로 ‘목사와 장로의 파트너십이 요구된다’는 제목의 설교를 전했다. 이어 김영훈 박사가 인사말을 했으며, 한국교회법연구원 사무국장인 이상풍 장로가 광고를 맡았다.
◇ “국가 권력도 하나님의 통치 아래”
김영훈 박사는 발제를 통해 국가 권력의 한계와 법치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박사는 “국가는 하나님의 통치권 아래 존재하며, 하나님이 허락한 한도 안에서만 지상 권세를 행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의 존재 목적에 대해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유지하고, 인류 구원을 위한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 전파를 돕고, 교회의 성장과 발전에 협조함으로써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촉진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또 “만약 지상의 권세가 하나님의 우주 통치권을 부인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구주 되심을 부인하거나 교회와 그리스도인을 박해할 때 교회는 성경이 허락하는 모든 방법으로 그것에 항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치주의와 관련해서는 “법치주의가 붕괴되면 민주국가의 기초가 흔들리게 되어 궁극적으로 민주국가의 존립과 국민의 존엄성이 위협받게 된다”며 “모든 국민과 국가의 통치자가 어떤 폭력에도 굴하지 말고 법치주의 수호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나님의 법인 성경은 최고의 규범이며 국가법과 교회법의 원천”이라며 “기독교인은 하나님의 법과 공동선을 목적으로 하는 정당한 국가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다수 권력도 견제와 균형 필요”
박욱주 박사는 신학자 라인홀드 니버의 정치신학을 중심으로 민주주의와 권력 견제 문제를 조명했다. 박 박사는 “민주주의는 다수의 의사를 실현하는 체제이지만 동시에 다수 권력이 공적 책임성과 자기 절제를 유지하지 못할 경우 공동체 전체의 균형과 신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성찰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한국 정치에서 나타나는 다수당 중심의 입법 구조를 언급하며 “이 문제를 단순한 정치적 수사나 정파적 대립의 차원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정치철학적·신학적 관점에서 성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니버의 저서 『도덕적인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를 소개하며 “니버는 개인보다 집단이 더 쉽게 자기 이익을 우선시하고 자기 정당화에 빠질 수 있다고 보았다”며 “정치는 순수한 도덕적 설득만으로 운영되는 영역이 아니며 권력은 상호 견제를 통해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박 박사는 “특정 정당이 국회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해 입법을 주도하는 상황에서도 중요한 것은 정파적 평가가 아니라 권력이 얼마나 건강한 견제와 책임성 속에서 운영되고 있는가를 살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교회의 공적 역할과 관련해 “교회는 정교분리 원칙을 존중해야 하며 강단이 특정 정치 입장을 선동하는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도 “공공 문제에 대한 관심을 포기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그는 “교회는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시민으로 활동하는 평신도 정치인과 법률가, 언론인, 시민사회 활동가 등을 건강하게 양성하고 지원함으로써 시민사회의 성숙과 제도적 균형에 기여할 수 있다”며 “이는 교회의 정치화가 아니라 공공선을 위한 시민적 책임의 한 형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