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작권 전환, ‘조건 충족’이 중요한 이유

오피니언·칼럼
사설

정부가 2028년을 전시작전권 전환 목표연도로 삼고 추진하는 있는 것에 대해 해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이례적으로 긍정 평가했다. 30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에서 “한국 같은 동맹국이 군 작전 통제권을 더 신속히 주도하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처럼 부유하고, 강하고, 충분한 능력이 있고 동기 부여가 된 나라가 왜 비상시에 미국의 리더십만을 필요로 하는 관계를 유지하려 하겠는가. 주도적인 역할을 맡길 원해야 하고, 또 그래야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부유한 나라에 보조금 주던 시대는 끝났다”라고 했다. 이 말은 한국의 전작권 이양을 긍정 평가하면서 경제력이 있는 나라의 안보를 미국이 동맹국이란 이유만으로 떠맡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 국방장관이 한국을 콕 찍어 칭찬한 건 정부가 미국이 요구한 GDP 3.5%로 국방비 증액을 약속한 데 배경이 있다. 미국이 아시아 동맹국들을 향해 방위비 분담 압박에 나선 가운데 한국이 이행을 약속하자 이걸 모범 사례로 띄운 거다. 그러니까 한국 공개적으로 칭찬한 미국의 속셈은 일본과 호주 등 다른 아시아 동맹국에 대한 압박이 주 목적인 거다.

전작권 조기 전환과 관련해 앞서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달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2029회계연도 1분기까지 전작권 전환 조건을 충족하겠다는 로드맵을 밝힌 바 있다. 2029회계연도 1분기는 2028년 10월~12월까지로,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2028년’ 목표와 맞아 떨어지는 듯하나 ‘조건 충족’에 미치지 못할 경우 실제 전환 시기가 이보다 뒤로 밀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전작권을 당장 가져와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사령관이 언급한 조건 충족 언급을 개의치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작권은 전쟁이 발발했을 때 누가 전쟁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승리를 가져올 능력을 갖추었느냐에 달린 문제다. 그걸 엄밀히 분석하는 게 ‘조건 충족’인 거다. 따라서 조건이 충족되기도 전에 섣부르게 판단하는 건 위험하다. 국가 안보와 국민의 생명에 직결된 문제를 자주권 또는 자존심의 문제와 결부시켜 정치적 편의주의로 몰아가선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