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민 70%를 대상으로 1인당 10만∼60만원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지급한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인한 국민 부담을 완화해 주기 위한 취지라는 데 한쪽에선 6.3 지방선거를 앞둔 선심 행정이란 지적도 나온다.
정부 지원금은 국무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이 의결된 전날인 지난달 30일을 기준으로 소득 하위 70%인 약 3256만 명이 받게 된다. 기초생활수급자는 55만원, 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 대상자에게 45만원씩 우선 지급되고 비수도권이나 인구감소지역 주민은 1인당 5만원씩 추가 지급돼 최대 6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정부가 중동 전쟁에 따른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취지로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한 건 국제 유가가 급등한 상황을 감안하면 충분히 인정된다. 그런데 무려 26조 2000억 원 규모의 ‘전쟁 추경’ 내역을 들여다보면 고개가 갸웃해지는 게 한둘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영화·공연·숙박비로 수백억원을 지원하고 TBS 운영지원금 명목으로 49억 5000만 원을 책정한 것 등이다. 또 중국 관광객 유치에 281억원을 편성하고, 이들이 들고 온 짐을 날라주는 ‘짐캐리’ 서비스에 5억원의 예산을 배정한 것도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간다. 이게 중동전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최근 갤럽 여론조사에서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에 대해 응답자의 52%가 ‘잘된 일’이라고 했다. 잘못이란 응답은 38%에 그쳤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도는 최고치인 67%를 기록했고, 여당인 민주당 지지도도 현 정부 출범 후 최고치인 48%에 달했다. 이번 민생지원금은 전쟁에 따른 고유가로 피해를 본 국민들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그렇다면 급등한 유류에 붙은 세금부터 내리는 게 정상이 아닌가.
정부가 국민에게 거둔 세금의 초과 세수가 3개월 만에 25조 원이 넘었다고 한다. 지나치게 많은 세금을 거두고 나서 선거를 앞두고 선심쓰듯 돈을 푸는 게 과연 국민을 위한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