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한미군 감축? 북한 오판 부를 위험한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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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주한미군의 역할에 대해 종전과 다른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주한미군을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북한이 미국 본토의 위협이 아니고, 주한미군을 중국 견제용으로 쓰기도 어렵다는 충격적인 주장이 담겼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수석 고문이었던 댄 콜드웰이 공동 저자로 참여한 싱크탱크 보고서는 미군의 해외 주둔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게 골자다. 특히 주한 미군은 현재 2만8천5백 명에서 1만 명으로 크게 줄일 것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주한미군을 감축해야 할 이유로 “북한이 미국 본토 위협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재래식 전력에서 한국이 북한을 앞서는 만큼 이제는 한국 스스로 방어해야 한다는 주장도 담겼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의 방위비 100억 달러를 주장하며 했던 논리와 같은 맥락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3일 공개한 2026 국방전략(NDS)에도 이와 유사한 내용이 들어있다. 한국의 강력한 군사력과 높은 국방비 지출, 탄탄한 방위산업 기반을 언급하며 주한미군 역할 조정의 방향성을 제시한 거다.

미국의 군사력 조사기관 글로벌파이어파워(GFP)가 최근 공개한 ‘2026 군사력 랭킹’ 보고서에서 한국의 군사력은 미국·러시아·중국·인도에 이어 세계 5위로 평가됐다. 하지만 군사력 상위 5개국 가운데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최근 북한 조선중앙TV는 600mm 초대형 방사포병 부대를 시찰하며 국가 핵무기 종합관리체계인 핵 방아쇠 체계 운용 훈련을 처음으로 실시했다. 북한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이 방사포 무기체계가 북한군의 전략적 공격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이 언급한 ‘전략적 공격수단’이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북한은 방사포에 전술 핵탄두를 탑재해 남한 전역을 공격하려는 계획을 차근차근 실천에 옮기고 있는데 북한 도발의 가장 강력한 억제 수단인 주한미군을 감축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건 우리 안보에 가장 큰 불안 요소다. 지금 시점에서 주한미군 수를 3분의 1로 줄인다면 북한 김정은이 제일 좋아할 것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이재명 정부를 향해 관세 압박의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그 배경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바 아니지만 어떤 일이 있더라도 한미동맹이 흔들리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 미국도 한반도를 다시 전쟁 위기로 몰아넣는 위험한 선택을 해선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