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특별기획] 새롭게 확산되는 <한국찬송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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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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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작사, 작곡으로 이루어진 찬송가들··· 기도와 영감의 산물로 하나님을 찬양해

외국 찬송가의 번역이 주류를 이룬 우리의 찬송가에 새로운 변화가 오고 있다. 한국인의 작사와 작곡만으로 새로운 찬송가들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개인 작품집이지만, 우리가 주목하고 격려하며 활용해야 할 과제이다. 성탄절을 맞아 새로운 조명을 기획한다.

찬송은 그리스도인의 고백이요, 증거이다. 음악을 통해 하나님을 찬양하고 신앙을 고백하고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 찬송의 기본 임무이다.

성경과 함께 그리스도인의 신앙생활의 필수 요건인 찬송은 우리 곁에 있는 은혜의 보고이다. 그러나 이 찬송들에 새로운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그것은 복음성가(Gospel song)라는 이름으로 찬송의 기본 의미를 변질시키고 심지어는 찬송을 재즈화하여 찬송의 본질적 기능을 속화시키고 있다.

다른 하나는 찬송가가 외국 번역작품이 중심이 되고 있는 점이다. 외국 노래들을 번역하여 부른 것은 한국 기독교의 역사가 짧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1983년에 발간된 「통일 찬송가」에는 창작 찬송 17곡이 수록되었고, 2006년에 간행된 「21세기 찬송가」에는 한국인 찬송 128곡이 수록되는 획기적 발전이 있었다.

총 645곡이 수록된 「21세기 찬송가」에서 한국인의 창작 찬송이 128곡이 수록된 것은 많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작사자 중에서 일부 대형교회 목사들의 작품이 여럿이 있는데 작품성은 고사하고라도 창작의 진위성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아 있다. 새로운 찬송가의 보급을 위한 '비즈니스 작전'의 일환이라는 비평도 없지 않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찬송가」의 독자적인 발행이 이루어지고 있어 주목을 끈다. 한국인 시인과 음악가들이 힘을 모아 '새로운 찬송가'를 간행하고 있다. 이들은 어떤 단체의 지원도 없이 순수한 열정으로 '최고의 예술을 최고의 하나님께' 드리는 사역에 헌신하고 있다.

성탄의 절기를 맞아 이런 문화적 움직임을 소개하고, 한국찬송가의 지평을 넓히는 사역을 격려한다.

한국인의 찬송가의 필요성은 초대 선교사들도 강조한 주제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찬송가인 「찬미가」(1892)를 출판한 미국 감리교 선교사 조지 존스(George H. Jones) 목사는 「찬미가 증보판」(1895) 서문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번역 찬송은 진정한 의미에서 찬송이 될 수 없다"고 하면서 "이 찬송들은 하나님이 한국인 창작자들을 세우실 때까지 단순히 개척자로서 길과 다리 역할을 감당하는 것(The hymm books now in use simply pioneer the way and bridge the interval until God shall raise up His own Lyrists)"이라고 하였다.

「찬양가」(1894)를 출판한 미국 장로교 선교사 호레이스 언더우드(Horace G. Underwood) 목사도 이렇게 말하였다. "이 도가 조선에 들어온 지 오래지 아니하여 외국 노래를 가지고 어려웠지만 조선말로 번역하고 곡조를 맞게 하여 책 한 권을 만들었으니...예배드릴 때에 이 책을 가지고 찬양하기 바란다."

기독교가 한국에 전래된 지 140년. 찬송가 분야에서도 「한국찬송가」가 빛을 보이고 있으니 이는 한국교회사에서 새롭게 조명되어야 할 영역이다.

「한국찬송가」를 살피면서 먼저 작가론(作家論)을 다루고 이어서 작품론(作品論)을 다룬다.

「한국찬송가」(이보철, 주성희 작사 작곡)

한국찬송가

「이보철 주성희 작사 작곡 한국찬송가」는 2023년 11월에 도서출판 한가람에서 발행하였다. 이 찬송가에는 회중찬송 132곡, 어린이 찬송 41곡 등 173곡이 수록되었다.

작사 작곡자 이보철은 기독교감리회 한가람교회 원로목사이며, 주성희는 총신대학교 명예교수로 이들은 부부이다.

이보철은 음악가이면서 시인으로 오랫동안 찬양대 지휘와, 음악 교수, 작사자와 작곡자로 활동하고 많은 작품을 남기었다.

주성희는 서울음대 출신으로 이화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총신대학교에서 34년간 음악과 교수로 사역하다가 정년 은퇴하여 지금은 명예교수로 있다. 주성희는 50여 년 동안 12회의 작곡발표회를 가졌고, 「칼빈의 시편찬송가」를 간행하는 등 교회 음악 발전에 공헌하였다.

이 「한국찬송가」의 가사는 정형시이며 유절가사로 되어 있다. 찬송가사는 의형율이므로 음수율(음절이 일정규칙으로 반복되는 것)과 음보율(한 호흡씩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것)을 고려하여 음절수, 강약, 장단에 맞추어 작사되었다.

가사는 한국적 운율(Korean meter)을 사용하여 운율성경인 개정개역판을 기본으로 사용하였다.

「한국찬송가」의 제49장 '사모하는 내 마음'을 여기 소개한다.(이보철 작사 2010, 주성희 작곡 2023).

사모하는 내 마음 헤아려주소서

주님 안에 쉬기를 갈망하옵나이다

나의 모든 죄들을 깨끗하게 하소서

주님의 보혈로 깨끗하게 하소서(1절)

「한국찬송가」의 작곡은 한국적 찬송곡조로 창작한 곡과 2000년 기독교 전통 양식과 종교개혁 이후 만들어진 서양 회중 찬송의 각종 양식을 접목하여 작곡한 곡들을 수록하였다.

이 찬송가의 작곡은 이보철, 주성희가 하였고, 작사는 두 사람 외에 다른 문인(文人)들의 작품도 있다. 조신권, 김소엽, 김삼환, 김성영 등의 시에 두 사람이 곡을 붙였다.

이 찬송가는 이보철, 주성희 부부의 헌신의 산물이고, 음악 인생의 하이라이트이다.

「우리 가사 우리 가락 한국찬송가」(권태진 작사, 문성모 작곡)

우리 가사 우리 가락 한국찬송가

「우리 가사 우리 가락 한국찬송가」는 2025년 9월 성빛출판사에서 간행되었다. 이 찬송가는 권태진 작사, 문성모 작곡으로 105편의 새로운 찬송가가 수록되었다.

특이한 점은 105곡 모두가 권태진의 작사이고 작곡은 문성모가 혼자서 감당한 점이다. 두 사람이 혼신의 노력을 다한 작품집이다.

작사자 권태진은 현재 군포제일교회를 개척하여 47년째 목회하고 있는 현역 목회자요, 19권의 시집을 간행한 시인으로 각종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권태진은 왕성한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설교집 13권, 칼럼과 에세이 13권, 찬송집을 간행한 바 있다.

또 소속 교단 총회장을 비롯하여 교계의 각종 연합기관의 대표자로, 한국교회와 지역 사회를 섬기고 있는 그는 '섬김 사역을 통한 선교'를 실천하고 있으며, 지역 사회의 대표적 복지기관으로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권태진이 찬송가 가사를 작사하게 된 경위를 이렇게 말한다. "찬송은 시대를 초월하여 성도들을 위로하고 교회를 세우는 능력이다. 그런데 목회 현장에서 사역하다 보니 설교 후에 신앙을 고백하고 다짐하여 부를 수 있는 한국 고유의 찬송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 고민과 기도 가운데 찬송가 가사를 작사하게 되었다."

작곡자 문성모는 목사로서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서울예고(작곡),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졸업(작곡 전공), 독일 오스나브뤼크 대학교 철학박사(음악학) 학위를 받았고, 대전신학대학교와 서울장신대학교 총장을 역임하고 목회사역을 하였다.

문성모는 그의 전공을 살려 찬송가 400곡을 작곡하였고, 특히 한국적 찬송가의 발전과 보급을 위하여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다.

그는 이 찬송가를 발간하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현재 한국교회 찬송가의 75% 이상이 영국과 미국에서 만들어진 곡이다. 이 시대 한국인이 한국교회를 위해 찬송가를 창작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사명이다. 우리 말, 우리 음률, 우리의 정서로 드리는 찬송은 개인을 변화시키고, 교회를 회복시키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영적 응답이다."

「우리 가사 우리 가락 한국찬송가」의 특성은 이미 제목에서 나타나고 있다. 목회 현장에 묵상의 산물로 지어진 시(詩)에 국악 전공 작곡자의 곡은 '한국적 찬송가'의 묘미를 느끼게 한다.

이 찬송가의 제52장 1절을 여기 소개한다.

하나님의 사랑 내게 흘러 넘친다

생명샘이 되어 흐르고 또 흐른다

맑은 시냇물가 푸른 초장 좋구나

풍성하다 그 열매 부족함이 없네

우리 가락의 찬송가. 우리가 꿈꾸던 것이다. 널리 불려져야 하리라.

혜강 김남식 찬송가집 「내 영혼아 찬양하라」

내 영혼아 찬양하라

이 찬송가는 혜강 김남식이 작사한 100편의 가사에 11명의 크리스천 작곡가들이 곡을 붙인 것이다. 여기에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이미 발표한 찬송 14곡을 첨부하였다.

혜강 김남식은 1967년에 첫 시집을 발간한 후 지금까지 28권의 시집을 간행하였다. 그러니 그의 시력(詩歷)이 근 60년이 가까워온다.

그는 미국과 남아연방공화국에서 각각 박사학위를 받은 신학자로 역사와 선교를 비롯한 다양한 영역에서 137권의 저서를 간행하였고, 39권의 번역서를 출간하였으며 지금도 매주 신문에 사설과 칼럼을 쓰고 있는 국내 최고참 현역 기독교 언론인이다.

그는 이 찬송집을 간행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내 영혼이 여호와를 송축하는 것이 하나님의 백성들이 누릴 최고의 복임을 깨닫고 여호와를 노래하는 찬송시를 쓰려고 기도하며 전력을 다하였습니다....이것은 나의 고백이며 찬양이고 간구입니다."

그의 신앙적 고백을 시(詩)로 표현하였고,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하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삼고 있다.

작곡은 11명의 '신앙 작곡자'들이 동역하였다. 그들의 면모를 보면 작곡계의 원로부터 신진 작곡자까지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연령별로 보면 2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하다.

한 사람의 가사에 여러 사람이 작곡하였으니 일관성과 다양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이 찬송 제55장 1절을 소개한다.

오늘 새날 축복의 날 남은 생애 첫날이네

어제일은 지나가고 오늘부터 시작이라

살아있는 복을 받아 영광 돌려 살고파라

축복의 날 귀하기에 받은 복을 나누리라

몇몇 사람들의 「한국찬송가」를 위한 헌신은 한국교회 역사에서 하나의 기록으로 기억되리라고 본다. 사역 성경이 있듯이 '개인 찬송가'는 우리의 신앙이 더욱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