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문맹과 가난, 전쟁, 혼란한 사회를 복음으로 회복시키며 세계가 주목할 만한 부흥과 성장을 이루었다.

6.25 전쟁 이후 폐허가 된 땅에서 교회는 국민의 영적인 피난처였고, 교육·의료·구제 사역의 중심이 되었다. 이 시기 기도원 운동, 부흥회, 전도 집회가 전국적으로 활발하게 일어나 수많은 사람들이 교회로 모여들었다.

1970~80년대는 한국교회 성장의 전성기였다. 교회는 폭발적으로 부흥했고, 한국은 경제발전을 이뤘다. 세계 최대 규모의 교회들이 한국에서 등장했다. 새벽기도, 철야기도, 구국기도는 한국교회 영성의 상징이었으며, 복음 전파에 대한 열정은 한국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교회는 국내 성장에 머물지 않았다. 세계 선교의 비전을 품고 전 세계로 복음을 전했고, 단기간에 세계 2위 선교사 파송국가로 성장하는 놀라운 역사를 이루었다. 이는 한국교회가 세계 교회사에 남긴 중요한 이정표였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네비우스 선교 정책이 있었다. 김남식 박사는 ‘네비우스 선교정책의 수용과 성경 중심 목회’를 한국교회(장로교) 발전의 핵심 요인으로 제시한 바 있다.

한국교회는 외부 선교사가 만든 종속적 구조가 아니라, 말씀 위에 자립(自立)·자전(自傳)·자치(自治) 정신으로 세워진 교회였다. 교회는 외부 재정이 아닌 성도의 헌신으로 세워졌고, 신앙은 성도의 삶을 통해 전파되었으며, 모든 결정은 조직이나 세력이 아닌 말씀의 권위 아래 이루어졌다. 이것이 한국교회를 역동적이고 건강한 공동체로 성장시킨 힘이었다.

그러나 오늘의 한국교회 현실은 안타까움을 안겨 준다. 말씀보다 규정이 앞서고, 소명보다 행정이 우선하며, 전도와 목회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논의되는 구조로 변질되고 있다. 개교회는 점점 약해지고, 교단법과 정치 논리가 복음의 흐름을 가로막는 현실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다시 분명히 서가야 한다. 정부나 교단은 교회의 주인이 아니다. 교회의 유일한 기준은 성경이며, 한국교회의 주체는 개교회이다. 정교분리의 원칙 아래 국가는 신앙에 개입해서는 안 되며, 교회 또한 정치권력을 복음의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지금 한국교회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우리는 다시 성경으로 돌아가야 한다. 개교회를 보호하여 목회자가 소신과 소명으로 말씀을 선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성도들은 말씀에 따라 살아가며, 열정으로 전도하고 섬기는 믿음을 회복해야 한다.

과거 장로교회가 네비우스 선교 정책으로 일제강점기와 혼돈의 때를 잘 극복한 것처럼 지금은 개교회의 존립과 부흥이 중요한 때이다. 교회가 교단의 정치나 세속의 영향을 받지 않고 성경적 가치관을 가지고 성령의 역사와 신앙, 양심으로 교회를 세워가기 위해서는 인간이 만든 정년이나 은퇴 제도, 총회, 노회의 교권에서 자유하고 개교회의 결정을 존중해야 더 큰 부흥을 할 수 있다.

이제 한국교회는 말씀 전파와 영혼 구원에 유익하다면 세속의 여론과 교권에 좌우되지 말고, 소신껏 목회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한국교회를 행정부와 세속으로부터 보호하고, 이념 갈등과 체제 전쟁의 현실을 성령으로 극복하고 부흥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 조속한 시일 내 자립, 자전, 자치의 원칙을 되살려 개교회가 한국교회 부흥과 회복을 다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힘을 하나로 모으기를 소원한다.

“다른 복음은 없나니 다만 어떤 사람들이 너희를 교란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을 변하게 하려 함이라 그러나 우리나 혹은 하늘로부터 온 천사라도 우리가 너희에게 전한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갈1:7-8)

하나님께서 대한민국과 한국교회를 일으키셨던 그 은혜를 기억하자. 다시 기도의 영성과 성경적 교회를 회복한다면 우리는 한국교회 역사 속 또 한 번의 부흥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권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