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회를 통해 교계는 단순히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수준을 넘어, 이민교회의 정체성과 세대적 소통, 지역사회와의 연결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체험했다. 뉴욕을 대표하는 부흥 집회가 다시금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희망이 교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할렐루야대회는 오랫동안 뉴욕교협을 대표하는 여름 부흥집회로 자리 잡아왔다. 그러나 그간 할렐루야대회는 온라인 매체의 확산과 대형 집회에 대한 관심 저하,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 속에 활력을 잃었다. 교협 내부에서도 “의무적으로 치러야 하는 행사”라는 인식이 커졌고, 성도들의 발길도 눈에 띄게 줄었다.
하지만 올해 대회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였다. 집회가 열린 3일 동안 매일 3천여 명이 자리를 가득 메우며, 찬양과 기도가 연일 뜨겁게 이어졌다. 집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성도들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밝은 기쁨이 묻어났고, 목회자들은 “대회가 다시 살아났다”는 확신을 얻게 됐다.
전례를 깨고 9월로 옮겨 열린 대회, 기획의 과감함이 빛나다
올해 대회가 새롭게 부흥의 장을 열 수 있었던 배경에는 철저한 기획과 과감한 결단이 있었다. 우선 시기부터 차별화됐다. 관례적으로 7~8월에 열리던 대회를 9월로 연기한 것이다. 이는 초청 찬양팀 피아워십이 여름에는 일정을 맞출 수 없다는 현실적 이유 때문이었다. 전례 없는 선택이었지만, 오히려 신선한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됐다. 마침 강사 마크 최 목사가 다리가 되어 찬양팀 섭외를 완료할 수 있었다.
찬양 사역자가 결정된 후에 강사 섭외 과제가 남겨져 있었다. 전통적인 할렐루야대회 방식을 벗어나 세대를 아우르는 형식이 되기 위해서는 1세 목회자가 아닌 1.5세 목회자, 그리고 현재 미주에서 건실한 목회를 하고 있는 이들이어야 했다. 평소 허 목사가 오랫동안 마음 속에 두고 있든 이들이 있었다. 미국 서부와 동부, 그리고 동남부 이렇게 세 지역에서 3명의 목회자가 떠올라 허 목사가 직접 연락했고 마침 모두 이번 대회 주간에 일정을 맞출 수 있었다. 한번에 강사 섭외가 순조롭게 진행된 부분은 준비위원들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받아들인 대목이었다.
뉴욕교협 회장 허연행 목사는 “세대를 아우르는 이번 대회의 취지에 강사분들이 흔쾌히 공감해 주셔서 감사했다”면서 또한 “이번 대회는 예수 믿는 사람만의 집회가 아니라 믿지 않는 이들에게도 중요한 자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세대·지역 사회·교계의 확장을 통해 신앙을 계승하고 연합을 이루며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취지였다”고 소회했다.
교회 울타리를 넘어 ‘네 장막터를 넓히라’… 거리로 나선 성도들
실제로 이번 대회의 주제는 ‘네 장막터를 넓히라’였다. 이는 교회 울타리를 넘어 세상 속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대회 둘째 날 토요일 오전에는 대규모 거리 전도가 진행됐다. 뉴욕 전역에 6개 거점을 마련해 인근 교회 성도들이 거리로 나섰다.
전도 이후에는 수백 명이 인근 한인 식당을 이용하며 영적 교제와 더불어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었다. 참여자들은 처음에는 주저했지만, 실제로 나가보니 큰 감동을 받았고 앞으로도 계속 전도를 이어가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대회를 새롭게 하는 또 다른 활력소로 작용했다.
이민교회의 현실을 짚은 설교, 부모와 자녀 세대 모두가 공감
올해 강사들의 메시지는 이민 가정과 교회의 상황을 정확히 짚어내며 성도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설교는 단순한 교리적 전달이 아니라, 이민자로 살아가는 성도들의 아픔과 고민을 다루었기에 각 세대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울림을 느꼈다.
부모 세대는 자녀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어왔는지를 다시 깨닫게 되었고, 자녀 세대는 자신들의 삶이 설교 속에 반영됐다는 사실에 위로를 받았다. 서로 다른 세대가 공감대를 형성하며 말씀을 들은 것은 이번 대회의 큰 성과로 꼽혔다.
젊은 목회자들을 찾아가 설득하고 끌어낸 적극적 참여
이러한 노력을 통해 청소년 사역과 교회 사역이 자연스럽게 연결됐고, 젊은 목회자들이 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이는 대회 분위기를 한층 새롭게 만들었고, 교협과 젊은 세대 간의 새로운 연대의 장을 열었다. 준비위원장 이지용 목사는 “이번 대회는 뉴욕 교회들이 여전히 뜨겁고 부흥의 불씨가 살아 있음을 보여줬다”며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종합 평가했다.
전단지 대신 SNS 홍보, 젊은 세대와 연결된 새로운 방식
홍보 또한 과거와 달리 새로운 방식을 택했다. 전단이나 지면 광고 중심에서 벗어나 SNS를 적극 활용해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확대했다. 행사 날짜, 강사 명단, 찬양 사역자의 이름을 단순하지만 반복적으로 노출하는 전략은 큰 효과를 거뒀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이들에게 할렐루야대회를 알리는 결과를 낳았으며, 특히 젊은 성도들의 참여율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홍보 방식의 변화는 이번 대회의 성황을 이끈 또 하나의 요소였다.
목회자 세미나에서 논의된 언어 문제와 한인 정체성
대회 마지막 날에는 목회자 세미나가 열려, 이민교회의 정체성을 깊이 성찰하는 시간이 됐다. 언어 문제와 한인의 정체성이 주요 주제로 다뤄졌으며, 목회자들은 교회가 언어적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는 과제를 재확인했다.
이 자리는 단순히 집회의 부속 행사가 아니라, 이민교회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토론장이 됐다. 목회자들에게는 실제 목회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 통찰을 제공하며 대회의 깊이를 더했다.
“정직 없는 최선은 최악” … 신뢰 회복을 기조로 한 준비 과정
대회 준비의 또 다른 특징은 ‘정직’을 기조로 삼았다는 점이다. 준비위원회는 인간적 수단이나 인맥, 기술보다 하나님 앞에서의 정직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준비위원장 주효식 목사는 “성과보다 먼저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준비위원들 간 이견과 충돌도 있었지만, 끝내 서로 양보하고 이해하며 보폭을 맞춘 덕분에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 목사는 “사실 모든 기획은 이미 회장 허연행 목사님께서 하신 것이었고, 우리는 다만 공감하고 따랐을 뿐”이라며 대표회장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2025년 할렐루야대회, 뉴욕교계의 내일을 비추다
2025 할렐루야대회는 단순히 많은 인원이 모인 집회가 아니었다. 이민교회의 현실을 짚은 메시지, 거리 전도의 실천, 젊은 세대와의 연대, 정직을 통한 신뢰 회복이 모두 어우러져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자리였다.
이를 통해 성도들과 목회자들은 뉴욕 교회들이 여전히 힘 있고 뜨겁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뉴욕교계의 대표 집회로서 한동안 침체됐던 할렐루야대회가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다시 부흥의 길을 걸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