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만 감독이 <호조>를 ‘뮤지컬 영화’로 만든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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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
김진영 기자
jykim@cdaily.co.kr
제작사, 권 감독과 서면 인터뷰 공개

영화 <호조> 포스터
안창호 선생과 손정도 목사의 독립운동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영화 <호조>의 제작사 측이 권혁만 감독과의 서면 인터뷰를 아래와 같이 공개했다.

-<호조>가 3월 12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 소감은?

“아무리 좋은 영화라도 관객이 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전국을 돌아다니며 이 작품을 알리고 있다. 마침 <호조>가 추운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날에 개봉을 앞두고 있어 더욱 설레는 마음이다.”

-‘안창호’와 ‘손정도’라는 실존 인물을 작품 내 캐릭터로 구현하면서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는지?

“안창호는 이토 히로부미마저 탐낼 정도의 영웅이었다. 반면 손정도는 유학자 집안에서 자라 신앙인의 길을 가는 유약한 도련님이었다. 완전히 정반대인 두 사람이 서로 동지가 되고 의형제로 의기투합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여기에 안창호는 대한의 청년을 가장 사랑하며 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캐릭터로, 손정도는 스스로를 낮추는 헌신적인 리더로서의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호조>는 무엇보다 뮤지컬 영화라는 점이 특색이다. 작품에 이러한 장르적 요소를 녹이기로 마음먹은 이유가 있는지?

영화 <호조> 스틸컷
“숭고하지만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정면으로 다루면 딱딱한 다큐멘터리가 될 것이다. 좀 더 친근하게, 특히 젊은 층에게 공감을 줄 수 있는 독특한 장르를 고민하다가 ‘뮤지컬’이라는 요소를 택했는데, 시사회 후기를 보니 결과적으로는 적중한 것 같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역사적 사실을 다양한 넘버와 역동적인 안무로 구성하여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해서 봤다’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작품에 나오는 모든 곡이 영화를 위해 새로 창작됐다. 일부 넘버는 직접 작사까지 했다고 들었는데?

“손정도 목사가 고문당하는 동안, 그의 아내인 ‘박신일’이 자신의 심경을 표현하는 곡 ‘사랑하는 당신이여’의 가사를 직접 썼다. 작품에 남성이 부르는 장엄한 분위기의 곡이 많아서, 여성 솔로가 부르는 서정적인 아리아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음악과 작곡을 맡은 정지현 감독과 협업했는데, 그야말로 대만족이었다. 정 감독은 작사가 완성되면 하루에서 이틀 만에 곡을 만들어낸다. 대본과의 연결성과 의미를 분석해서 가이드곡을 만드는 모습이 마치 천재 같았다.”

-<호조>는 다수의 뮤지컬에 참여하며 실력을 쌓아온 배우들의 앙상블이 인상적이기도 하다. ‘손정도’ 역의 최민우, ‘안창호’ 역의 장정식 배우로부터 느낀 점이 있다면?

뮤지컬 영화 <호조>의 스틸컷 ©영화사 제공
“30대 중반의 최민우 배우가 20대에서 40대 후반까지의 ‘손정도’를 연기해야 해서 다소 걱정이었으나 캐릭터 적응과 소화가 아주 빨랐고 연기력마저 좋았다. 장정식 배우는 ‘안창호’의 당당한 기품과 고결한 성품을 잘 소화했고, 이미지까지 잘 맞아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 외에도 조연, 앙상블, 단역 배우까지도 촬영 현장에서 서로 박수치고 응원하며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너무나 보기 좋았다.”

-마지막으로 극장에서 이 영화를 만나볼 예비 관람객들에게 마지막 한마디 해주신다면?

“약 120년 전의 암울한 시기와 지금의 현실이 결코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대한의 청년을 가장 사랑했던 안창호를 통해 이 시대의 청년들과 다음 세대가 자신있게 도전하는 힘을 얻기를 바란다. 또한 ‘나는 걸레로 살겠다’라는 손정도의 정신이 이 땅의 모든 이들에게 큰 울림으로 전해지길 바란다. 무엇보다 이 숭고한 역사를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통해 재미있고 친근하게 즐기길 바란다.”

한편, 영화 <호조>는 오는 3월 12일 전국 극장애서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