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 같은 카이로...

중동·아프리카
편집부 기자
2013.8.18   ©AP/뉴시스

(카이로=AP) 최근 모함메드 모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 지지자들이 농성했던 카이로의 알 파트 사원에서 농성했던 시위자들이 하나씩 끌려 나올 때마다 군인들을 이들을 반 모르시 파 군중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공포를 쏘아댔다.

그럼에서도 반 모르시파의 한 사람은 군인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끌려가는 시위자를 몽둥이로 가격했다.

그것은 오늘날 카이로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카이로의 거리들은 모르시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의 전쟁터가 돼가고있다.

지난 4일 동안 이집트 전국에서 사망한 800 여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450명이 카이로에서 사망했다. 카이로 사태의 진전 방향에 따라 이집트가 혼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가 결정된다.

이번 주말 이집트의 대도시에서는 시가전이 벌어졌다. 무장한 시민들과 보안군이 무장한 모르시 지지자들과 전투를 벌인 것이다.

고가도로나 길거리에서 사람들은 공공연히 자동소총이나 권총을 서로 쏘아 댔다. 시민들은 집의 창문이나 발코니를 닫은 채 집안에서 떨고 있었다.

시위가 벌어지는 지역의 지하철역은 폐쇄됐고 군용 탱크들이 통금의 거리를 굴러 다니는 가운데 보안군들은 수많은 사람들을 체포하고있다.

원래 밤과 낮이 없이 법석대던 카이로는 이제 11시간의 통금으로 밤이면 적막한 도시가 되며 이따금 총소리가 그 적막을 깬다.

거리 도처에서 민간복을 입은 경찰과 자경단원들이 간이 검문소를 세워놓고 지나가는 사람을 다짜고짜 몸수색을 한다. 이들은 곧잘 총을 번뜩인다.

식품점에는 물건이 달랑달랑하고 빵은 아예 진열대에서 사라졌다. 은행은 4일이나 폐업했다가 18일 문을 열었으나 3시간만에 문을 닫았다.

주택가인 모한디센의 길가에 면한 아파트 빌딩들에는 벌집처럼 총탄 구멍들이 나있고 옆도로에는 깨진 유리들이 널려 있다.

지난주 경찰들이 농성을 유혈진압한 데 대한 항의로 공용벤치들이 땅에서 뽑혀 나가고 몇 대의 차들이 부셔저 있었다. 그런 아수라장에서 상점들이 털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남성의류를 파는 상점 20개를 운영하는 모함메드 하메드 압델 카이리는 집을 상점들을 철근으로 방벽을 치는 한편 종업원들을 총과 경찰봉으로 무장시켰다.

그는 경찰의 유혈진압을 옹호했다. "달리 방법이 없지 않은가. 시위자들이 도로를 막으면 우리는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라고 그는 반문했다.

그는 보안군들의 진압과정에서 비무장 시위자들이 피살되는 실수가 있었으나 그것도 신의 뜻이라고 일축했다.

오늘날 카이로의 모습은 2년전의 봉기가 일어났을 때와도 분위기가 다르다. 당시도 약탈과 통금이 있었으나 통금이 이번처럼 삼엄하지는 않았다.

당시는 모든 국민이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30년 독재를 종식시키려는 열망으로 단합돼 있었다. 그들은 봉기가 성공하면 '빵 자유 및 사회정의'를 얻을 것으로 낙관했기에 참가자들은 길가에 그림을 그리고 꽃을 심었으며 거리를 청소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상황에서는 미래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

#카이로 #전쟁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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