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음악 이야기] 카롤 보벌그와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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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미션대학교 윤임상 교수

요즘 미국 서부지역 LA의 대지는 예년에 볼 수 없던 푸르름의 풍요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많은 양의 비가 내려 땅속으로 스며들어 만물이 싹을 틔우고 생명을 만들어 온 대지가 푸르름으로 가득 채워져 있는 모습을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모습이 마치 하나님의 영광이 푸른 소망으로 가득 메운 채 우리에게 다가오는 듯 합니다. 이것에 반응하여 필자는 그 속에 담겨진 하나님의 놀라운 창조 세계를 하나의 찬송으로 고백하고 싶은 충동이 생깁니다. 이때 문득 떠오르는 찬양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How Great Thou Art)" 입니다.

이 찬송가는 스웨덴 국회의원(1912-1931)이었던 작가이자 편집자인 카롤 보벌그(Carl Boberg, 1859-1940)에 의해 1885년 남부 스웨덴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이것이 마침내 미국 해안에 도달하고 그것이 우리 에게 불러지기 전에 여러 국가에서 이미 알려졌습니다.

이 찬송가가 미국 내에서 대중화가 된 것은 빌리그레함(Billy Graham,1918-2018)의 십자군 기간 동안 가스펠 가수 죠지 베버리 쉐아(George Beverly Shea, 1909-2013)와 클립 바로우(Cliff Barrows, 1923-2016)에 의해 불려지게 되면서였습니다. 지난 2001년 미국의Christianity Today 매거진의 설문 조사와 2019년Songs Of Praise의 전국 여론 조사에 가장 좋아하는 찬송가 목록에서 "Amazing Grace"에 이어 2위를 차지할 만큼 크리스천들에게 많이 불리어지는 찬송가입니다.

찬송시가 만들어지게 된 것을 찬송작가인 얼빙 에릭슨 목사(J. Irving Erickson 1914-1992)가 다음과 같이 설명 하였습니다. "1885년 어느 여름에 보벌그가 몇몇 친구들과 함께 크로노버그(Kronberg)에 있는 교회에서 주일 오후 예배를 드리고 돌아오는 길에서 시작 합니다. 갑자가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 차더니 천둥소리와 함께 하늘을 가로질러 번쩍이는 번개를 치며 거센 바람과 함께 우박이 쏟아집니다. 그리곤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폭풍이 그치더니 맑은 하늘 가운데 아름다운 무지개가 선명하게 나타나는 환희의 장면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리고 난 뒤 집에 도착한 보벌그는 몬스테라스(Mönsterås) 만 바다 쪽을 향해 창문을 열고 있는데 교회 종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그리고 숲에서는 개똥지빠귀(Dusky Thrush)의 노랫소리가 어울려 하모니를 이루며 펼쳐지는 전원 속에서 하나님의 놀라운 세계를 바라보게 됩니다. 그 속에서 시상을 떠 올려 'O Store Gud'(How Great Thou Art)라는 제목의 시를 쓰게 되었습니다.

1886년 이 시는 스웨덴 민요에 붙여 찬송을 하게 되었습니다. 보벌그의 증조카인 버드 보벌그(Bud Boberg)에 따르면 "이 찬양에 대한 아버지의 이야기는 시편 8편을 의역한 것으로 침례교와 선교 친구들이 박해를 받았던 1800년대 후반 스웨덴의 '지하 교회'에서 사용되었다"고 전언합니다.

1907년에 찬송작가 멘프레드 반 글렌(Manfred von Glehn, 1867-1924) 이 이 찬송을 독일어로 번역했습니다. 이어 5년 후에 러시아 목사인 이반 프로카노프(Ivan Prokhanoff(1865-1935)가 러시아어로 각색했습니다. 그리고 1920년대 초 영국의 스튜어트 하인(Stuart K. Hine, 1899-1989) 목사 부부가 폴란드 선교사로 갔다가 그곳에서 그들은 보벌그의 노래 "O Store Gud"의 러시아어 버전을 배웠습니다.

스튜어트 선교사는 그것을 영어 가사로 번역하고 스웨덴 멜로디를 직접 편곡하여 처음 영어 찬송 "How Great Thou Art"가 되었던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찬양하는 영어 버전은 1949년에 출판되어 영국, 아프리카, 인도, 미국에 빠르게 퍼져나가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오늘날 우리가 부르는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찬송이 된 것입니다.

네 절로 만들어진 이 찬송의 첫 절은 창세기 처음 세 장에 나오는 하나님의 창조세계의 시작을 간략하게 요약하며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찬양합니다. 2절에서는 성령 하나님이 물 위에 운행하심을 묘사하며 성령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이어 3절에서 요한복음 1장에서 3장까지 나타난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 수난을 통한 속죄의 사건을 표현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절에서 천국의 소망을 가득히 가슴에 담아 삼위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으로 끝을 맺습니다

보벌그가 이 찬송시를 쓰는데 소재가 되었던 시편 8편은 다윗이 쓴 시로 자신의 현실 세계를 보면서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영광이 얼마나 크고 위대하였던지 그것을 하나의 시로 만들어 찬양하고 있습니다. 시편 8:1절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주의 영광이 하늘을 덮었나이다" . 보벌그는 일시적으로 나타난 자연현상을 바라보며 다윗의 이 찬양을 소재 삼아 천지를 창조하신 성삼위 하나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찬양하였습니다.

우리는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LA 의 메말랐던 대지를 촉촉한 단비로 적셔주시고, 그것으로 생명을 불러일으켜 온 세상을 푸른 초장으로 만들어 주신 하나님의 기적을 보며 삼위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하게 됩니다. 이것을 통해 죠나단 에드워드(Jonathan Edwards, 1703-1758)가 주장하는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신 목적은 하나님 자신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일깨우게 합니다.

우리가 매 순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는 우리 자신으로부터 떠나서 하나님께 드리고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을 위해서 사용해야 하며, 행동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피조물 된 우리가 하나님의 영광을 지속적으로 드러내기 위해서 말입니다.

#윤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