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글'로 재현된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고귀한 삶

이윤옥 시인의 <서간도에 들꽃피다3>…여성 애국지사 20명 조명
'서간도에 들꽃피다 ' 표지   ©도서출판 얼레빗

남성 독립운동가들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독립운동가를 발굴해 시를 쓰고 있는 이윤옥 민족시인이 지난 시집 <서간도에 들꽃이 피다>1~2권에 이어 최근 <서간도에 들꽃이 피다> 3권을 냈다.

이윤옥 시인의 <서간도에 들꽃 피다 3>(얼레빗, 2013년 3월)은 지난 1~2권에서 40명의 여성독립운동가를 시로 조명한데 이어 최근 발굴한 여성독립운동가 20명을 조명해 시로 남겼다.

이 시인은 시집 서문에서 '이 한권의 시집을 이 땅의 모든 남성들에게 바친다'고 의미신장한 말을 남겼다.

강원신(1887~1977) 독립운동가는 미국 캘리포니아 다뉴바 지방 포도농장 15센트를 받고 힘든 노동을 하면서 박사과정을 다닌 남편을 도우면서 독립운동에 참여한 인물이다. 다뉴바 지방에서 신한부인회를 결성해 독립운동에 매진했다.

권애란(1897~1973) 애국지사는 1919년 3월 1일 충교예배당의 유치원교사로서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했다. 독립선언서 80장을 뿌리다 왜경에 잡혀 옥고를 치룬 인물이다. 권 애국지사 남편 김시현 선생도 독립운동가이다.

김공순(1901~1988) 애국지사는 18세 때인 1919년 3월 13일 전주 기전여학교 재학 중 태극기를 흔들며 항일운동을 펼친 인물이다. 김공순을 비롯해 전주 기전여학교 13명의 여학생들이 수 백명의 군중과 함께 대한독립만세를 불렀다는 이유로 보안법을 적용해 징역살이를 했다.

댕기머리를 하고 열네 살 소녀가 목표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옥고를 치룬 여성독립운동가도 있다. 목포에서 독립운동을 한 김나열(1907~2003) 애국지사이다. 이윤옥 시인은 김 애국지사의 삶을 시로 표현했다.

김나열 애국지사 지난해 8월 15일 고인의 공훈을 기러 대통령표창이 추서됐다. 저자는 김 애국지사의 따님인 장경희 여사에게 "왜 기미년 3.1운동독립 공적을 신청하지 않는 이유가 뭐냐"고 묻자, 장 여사는 "살아생전 어머님은 나와 똑같은 처지에 있었던 조선 사람이라면 누구나 주동자로 참석하지 않을 조선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하시면서, 누구나해야 할 일을 당연히 했는데 무슨 큰 일을 했다고 보상을 받겠느냐"고 했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살아생전 공적을 거부하다가 고인이 된 이후 10년 만에 대통령 표창이 나왔다.

백범 김구 선생이 호남 집에 내려오면 늘 김 지사 집에서 잠을 청했다고. 백범은 주무시기 전에 김 지사에게 집필묵을 가져오라고 해 많은 교훈이 되는 글을 썼다고 알려 졌다. 그 글은 6.25전쟁으로 소실됐다고 딸 장경희 여사가 이 시집을 통해 밝히고 있다.

백범이 인정한 여자광복군 1호 신정숙(1910~1977) 애국지사의 사연도 기막히다. 신 지사는 아버지와 남편이 모두 독립운동가이다. 독립운동을 위해 결혼 한지 1주일 만에 사라진 남편 정현근씨의 옥바라지를 했고, 임시정부 주석실에서 백범의 개인 비서로 있다가 중국군 특별훈련을 받고, 광복군이 됐다.

1942년 중국 장개석 총통은 신 애국지사를 가리켜 "한 명의 한국여인이 1천명의 중국장병보다 우수하다"는 극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신애(1891~1982) 애국지사는 3.1운동 만세시위에 적극 가담했고, 그해 9월 강우규 열사가 조선총독 사이토마코트를 처단하기 위해 서울에 왔을 때 거사에 필요한 자금과 물품을 지원한 여성이다. 이윤옥 시인이 시로 쓴 이 애국지사의 삶이다.

저자는 강원신, 권애라, 김공순, 김나열, 김응수, 김현경, 김효숙, 노순경, 문재민, 박애순, 박원희, 신정숙, 오정화, 이명시, 이석담, 이선경, 이신애, 정현숙, 조계림, 최혜순 등 20명의 여성 독립운동가를 조명하며, 그들의 삶을 각각 시로 남겼다.

이 시인은 시집 서문을 통해 "우리사회는 지금까지 '항일여성독립운동가=유관순'이라는 공식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2012년 8월 15일까지 국가보훈처에서 공적을 인정받은 여성독립운동가들이 223명이나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유관순 열사 외에 나머지 분들의 행적은 고사하고, 이름 석 자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이런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고귀한 삶을 정리한 변변한 책도 없는 실정"이라고 피력했다.

저자 이윤옥 시인은 한국외대 일본어학과와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일본와세다대 객원연구원, 한국외대 연수평가원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한국문화사랑협회 사무총장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친일문학인을 풍자한 시집 <사쿠라 불나방>과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삶을 그린 시 <서간도에 들꽃피다> 1~2권을 낸 민족 시인이다. 저서로 <사쿠라 훈민정음>, <신 일본 속의 한국문화답사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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