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소식> 봄 냄새 '물씬' 눈길 끄는 전시회

전시·공연
김철관 기자
최영실 화가의 '봄'展…실록의 '봄' 느껴
화가 최영실의 '봄' 展   ©김철관 기자

순간적으로 포착한 대상의 이미지를 화려한 화폭에 담아 싱그러운 '봄'을 구현한 전시회가 눈길을 끈다.

지난 2월 28일부터 (오는 3월 11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사간동 자작나무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화가 최영실<사진>의 열 두 번째 개인전 'Primavera (봄)'은 넓게 펼쳐진 들판, 멀리 보이는 구름 사이의 산등성 등에서 깊고 푸른 초록세상이 느껴진다.

회가 최영실   ©김철관 기자

최 화가는 현악기 연주자가 활을 놀리는 것처럼 순간적으로 포착한 대상의 이미지를 삽시간에 화폭에 담았다. 그의 붓놀림은 현란한 것 같지만 선이 분명이 살아 있고 여유로운 여백을 느낄 수 있다.

회화 속 춤추는 숲, 너울거리는 물결, 빠른 길 등의 움직임 뒤에는 바람, 소리, 속도가 엿보이기도 하다.

지난 28일 오후 5시 전시장에서 열린 오프닝 행사에서 인사말을 한 최영실 화가는 "이태리어로 프리마베라(Primavera)는 '봄'을 상징한다"면서 "하지만 복합어로서 프리마베라의 프리마(Prima)는 '우선', '무엇보다 먼저' 등의 의미를 담고 있고, 베라(vera)는 '오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바로 봄이란 의미의 프리마베라는 '먼저 오다', '먼저 올 것이다'라는 뜻을 가진 말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직 찬바람은 불고 있지만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는 의미에서 전시회를 갖게 됐다"면서 "특히 그림이 워낙 색과 빛이 강하고 화려한 색감들로 구성돼 활기차게 느껴질 것"이라고 전했다.

화가 최영실의 작품   ©김철관 기자

또 "그림이 보는 이로 하여금 봄기운을 느낄 수 있게 할 것"이라면서 "새로움과 싹틔움과 그리고 봄기운의 역할을 하는 감성을 일으켜주는 그런 그림으로 봐 주었으면 한다"라고 피력했다.

그의 회화를 평론한 하영휘 가회고문서연구소장은 "그의 그림에는 밑그림이 없다"면서 "그의 영감과 속도에 밑그림은 오히려 방해가 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마치 찰나에 귀를 스쳐가는 음률처럼 그의 그림은 음악적"이라면서 "그의 그림은 정(靜) 속의 동(動)이다"라고 말했다.

유화숙 자작나무 갤러리 대표는 "오랜 겨울을 보내고 새봄을 여는 자작나무의 첫 전시는 이태리에서 오랫동안 그림을 그리면서 활발히 작업을 하고 있는 최 화가의 그림으로 시작한다"면서 "화가 그림의 싱그러운 색채 속에는 이탈리아의 눈부신 태양과 바람이 묻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임기연 액자작가는 "색감이 강하고 화려한 그림에서 생동감을 느낀다"면서 "파릇파릇하게 다가올 것 같은 뭔가의 기운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넓게 펼쳐진 들판과
멀리 보이는
구름 사이의 산등성이
깊고 푸른 초록과
노랗게 줄쳐진 해바라기 들판
중학시절 읽었던 헤세가 기억나고,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을 생각한다.

나를 들뜨게 했던
그들의 꿈들이 아직도 내게 남아
이렇게 달리고 있는
오늘도 꿈속이다.
되돌아가려 해도
나는 또 달리는 기차 위에 있다.
바람과 풍경이 달려든다.

나는 과거의 기억 속으로
되돌아 달린다.
떠나지도 되돌아가지도 못하는
그곳에 항상 멈춘다.
언제나 지나치는 것 같지만
언제나 제자리인지도 모른다.
나의 꿈속이며 지금이다.
- 최영실 화가의 작업노트 중

화가 최영실의 '봄'展   ©김철관 기자

최영실 화가는 경기도 파주에서 출생했다. 1987년 서울여대 미대를 졸업하고, 로마국립미술대학 회화과에 입학해 논문 '겸재 정선'을 발표해 졸업했다. 지난 1995년 인천에서 첫 개인전을 시작해 한국과 이태리를 오가며, 열두 번째 개인전을 연 중견화가이기도 하다.

다음은 최 화가의 개인전시 목록.

#전시회 #최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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