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모리슨 "한국인 입양, 미주 한인들이 나서야 합니다"

입양은 축복, 모두의 인생에 새로운 희망 안겨주는 것
시애틀 형제교회 권 준 목사(좌)와 스티븐 모리슨 장로(우)

"한국에서 매년 1만 명의 아이들이 부모로 부터 버림을 받습니다. 그 중에 해외입양이 1천명, 국내 입양 1500명 정도 됩니다. 나머지 7천5백 명은 어디로 가야 합니까? 이 아이들에게 가정을 찾아주는 것이 내 삶의 목적입니다."

스티븐 모리슨(57, 웨스터LA한인장로교회)장로는 지난 20일 시애틀 형제교회 레디컬 피플 강사로 나서 한인 입양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입양아 출신의 스티븐 모리슨은 현재 미 항공 우주국 수석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입양홍보회(MPAK) 대표를 맡고 있다.

스티븐 모리슨은 1999년 입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국입양홍보회 엠팩을 설립한 이래 크고 작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MPAK은 현재 미주에 3 곳, 한국 내 33개 지부를 두고 한국 입양문화를 개선하고 있다.

그는 여섯 살 어린 나이에 한 살 어린 동생과 거리에서 동전을 주어 끼니를 해결하던 아이였다. 밤에는 잠자리를 찾기 위해 다리 밑을 전전했다. 어머니는 술에 취한 아버지의 학대와 심각한 폭력에 집을 뛰쳐나갔고, 아버지마저 범죄로 경찰에 수감됐기 때문이다.

그는 8년 동안 고아원에서 지내다 입양제한연령(14세)을 몇 달 앞두고 유타 주 솔트레이크 시티에 있는 백인 부부 가정에 입양됐다. 대부분이 몰몬교인 가정에서 그의 양 부모는 신실한 침례교인으로 그의 상처를 보듬어주었다.

뺄셈을 제대로 하지 못하던 그였지만, 입양 이후 그는 명문 퍼듀대와 남가주대 대학원에서 우주항공을 전공하고 전 세계 GPS 시스템에 없어서는 안 될 인공위성 개발자로 우뚝 섰다.

끼니를 때우기 위해 거리를 헤매던 아이의 인생 최대의 목적은 아메리칸 드림이 아닌, '한국 사회에 버림받는 아이가 단 한 명도 없게 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는 입양은 축복이라고 말한다. 입양이 한 사람에게 희망을 안겨 줄 수 있음을 직접 체험했기에, 그의 말에는 더욱 힘이 있다.

평범한 고아였던 최석춘을 지금의 자리까지 인도한 사람은 그의 아버지 존 모리슨 이었다.

"아버지는 가정을 사랑했고 어머니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배려한 분이셨습니다. 제 삶을 하나님 중심으로 살도록 인도하셨고, 사랑의 실천을 몸소 보이시며 인생의 가치관을 변화시켜주셨습니다."

그는 "아버지께서 한 번은 '너를 입양한 이유는 네가 고아였고, 너에게 도움을 주고자 했기 때문인데, 오히려 너로 부터 받은 축복이 훨씬 더 많았다'고 하신 말씀을 이제야 이해한다"며 "예전의 나와 같은 한국 아이들에게 가정을 찾아주고, 새 삶을 찾아주는 것이 내 생명의 이유가 됐다"고 전했다.

그의 가정에는 배로 낳은 세 딸과 가슴으로 낳은 두 아들이 있다. 그는 2000년 전남 나주의 한 영아원에서 세 살짜리 조셉을 입양했고, 2011년에는 한국에서 14살 벤자민을 입양했다. 벤자민 역시 오래전 최석춘 처럼 한국에서는 성적이 최하위권이었지만 지금은 아이비리그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티븐 모리슨은 "한 해 700-800명의 어린이들이 미국으로 입양되고 있는데 대부분 비한인 가정으로 입양돼, 정체성 혼란을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 현재 주류기관을 제외하고 한인사회에서 입양을 전적으로 담당 하는 부서가 있는 비영리단체나 종교 기관은 하나도 없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한인 사회에서 고아 사역에 관심과 정성을 쏟아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시애틀형제교회권준목사(좌)와스티븐모리슨장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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