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 중앙일보

[기독일보=정치·사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재임 기간 중 업적으로 동성애와 관련된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차별금지결의안」 을 통과시킨 것을 부각하면서, 이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한 종교계를 비록한 시민사회단체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반 전 총장은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기 앞서 전날 뉴욕발 인천행 아시아나항공 퍼스트클래스 라운지에서 2시간 동안 주요 일간지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반 전 총장은 대선 출마 의지를 피력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보적 보수'라고 규정한 후 "많이 비난 받고 있는 것이 「LGBT 차별금지결의안」 문제였다"며 "이게 유엔에서 상당히 논란이 된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는 "재임 10년 간 제가 한 결정을 유엔 회원국들이 뒤집자고 한 것이 그때가 처음이다"며 "러시아를 포함해서 최소 50~60개국이 반대했다. 그렇지만 다행히 많은 회원국이 나를 지지해서 그 결의안이 통과됐다"고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은 또 "(러시아) 소치올림픽 때 푸틴이 ‘LGBT는 초청도 안 한다’고 했는데 제가 그걸 비판했다. 그래서 러시아와 나의 관계가 아주 미묘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가 얼마나 힘들고 고뇌에 찬 결정을 했는지 사람들은 모른다"며 "제가 잘 내색을 안 한다. PR(홍보)을 잘 안 한다"고 말한 반 전 총장은 "지도자는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데, 일이 다 끝나면 직원들이 ‘이건 우리가 한 거야’라고 자부심을 갖도록 하는 게 지도자의 덕목이다"고 밝혔다.

특히 반기문 전 총장은 인터뷰 말미에 "아까 LGBT에 관해 한마디 더하겠는데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종교계 계신 분이 오해가 있는데… 제가 얘기하는 건 사람이 태어날 때 그런(동성애) 성향을 가질 수 있다. 그런 사람이 많다. 의외로. 신체부자유로 태어날 수 있고… 지체 부자유도 있고, 여러가지 성별, 인종, 종교 등에 관계없이 만민이 평등하다. 인격이 보장돼야 한다. 예외가 없다. LGBT든 누구든. 교황님도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동성애(LGBT) 성향은 선천적인 것이기에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동성애 옹호자들의 논리를 그대로 전달한 것으로 풀이되면서 향후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한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귀국 후 첫 행보로 13일 오전 9시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방명록에 “조국과 민족을 위해 고귀한 희생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호국장병께 깊이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한다”며 “지난 10년간 UN 사무총장으로서 세계평화와 인권 및 개발을 위해 노력한 후 귀국하였습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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