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古都) 므깃도의 폐허 / Ruins atop Tel Megiddo
▲고도(古都) 므깃도의 폐허 / Ruins atop Tel Megiddo

■ 아마겟돈 전쟁

성경에서는 이 세상 마지막에는 거대한 ‘아마겟돈’ 전쟁이 일어나 죄악에 물든 세상이 멸망하고 그리스도가 최후심판을 위해 이 땅에 다시 오신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아마겟돈 전쟁은 거짓 선지자들이 이끄는 사탄의 세력이 동방에서 오는 왕들과 온 천하 임금들을 유혹하여 군사를 이스라엘의 오래된 전쟁터인 므깃도에 집결하게 하여 하나님의 군대와 사탄의 군대가 인류의 종말을 고하는 최후의 전쟁을 말한다.

이 이야기는 신약성경 마지막 책인 요한계시록(제16장)에 기록된 예언이다. 사도요한이 기록한 아마겟돈(Armageddon)은 히브리어이며, 헬라어로는 ‘므깃도의 산(Har-Megiddo)’이란 뜻이다.

역사적인 도시 므깃도는 이스라엘 북부 갈멜산 남쪽 평야에 있던 성읍이다. 구약시대에 엘리야 선지자와 바알신의 거짓 선지자들 사이에 갈멜산에서 큰 쟁투가 벌어졌던 곳으로 유명하다.

고대도시 므깃도 성문 ㅣCity gate in Tel Megiddo
▲고대도시 므깃도 성문 ㅣCity gate in Tel Megiddo ©HolyLandSites

​이 지역은 이집트에서 다마스쿠스를 지나 메소포타미아로 가는 큰 길의 요충지이다. 강대국인 남쪽의 이집트와 북쪽의 바빌론 사이에 위치한 유대나라는 전쟁을 피할 수 없었다. 유대 임금 요시아가 이집트의 바로느고와 접전하다 전사하는 등 므깃도는 역사적으로 약 20회의 전쟁이 벌어진 곳이기도 하나 지금은 폐허가 되었다.

요한계시록에 계시된 아마겟돈전쟁이 언제 어디에서 일어나느냐에 대해 그동안 신학자들의 해석이 분분하였다.

지금으로부터 약 150년 전에는 이슬람 문화권인 터키제국과 기독교 국가들 사이의 최후 전쟁으로 해석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의 냉전시대에는 소련이 이스라엘을 침공하여 무신론 공산주의와 기독교 국가들 사이의 최후 대결전이 아마겟돈전쟁으로 해석되기도 하였다.

 ■ 악인들의 나라 곡과 마곡의 침략전쟁

구약의 선지자 에스겔은 까마득한 옛날(BC 586년경)에 곡(Gog)과 마곡(Magog)에 대해 예언하였다,

마곡은 곡이란 왕이 통치하는 악한 나라로서 마곡을 중심한 여러 나라들이 연합전선을 형성하여 이스라엘을 침략하여 므깃도에서 큰 전쟁을 하지만 하나님이 불을 내려서 그들을 패망케 한다는 내용이다.(에스겔 38-39장)

그런데 에스겔은 "그 나라는 여러 민족 가운데 흩어져 살다가 돌아온 사람들이 오랫동안 폐허로 남아있던 이스라엘 산야에 다시 세운 나라다. 그 나라 백성은 타국 백성들 사이에서 살다가 돌아온 뒤에, 그때쯤에는 아주 안전하게 살고 있을 것이다"고 기록하고 있다(표준새번역 겔38:8).

유대민족이 2,000년 동안 세계 각지를 유랑하고 살다가 1948년 이스라엘을 건국한 후 귀환하여 살고 있는 오늘의 모습을 2,500년 전에 예언하였으니 성경예언의 정확성이 놀라울 뿐이다.

신약의 요한계시록에서는 곡과 마곡이 사탄에게 속아서 그의 도구로 사용된다. 종말의 때에 세상의 여러 왕들을 도와 전쟁을 하려고 바다의 모래와 같이 많은 군대들을 모아 성도들을 대적하나 어린 양 그리스도의 군사에게 멸망한다. 마침내 지구의 종말이오며 이 때 주님이 재림한다는 예언이 기록되어 있다(계20:8).

▲ 사탄의 최후 공격 성서화
▲ 사탄의 최후 공격 : 곡과 마곡, 리에바나 베아투스 본, 후엘가스묵시록, 스페인, 1220. 모건도서관, 뉴욕ㅣSatan's Last Attack : Gog and Magog, Beatus of Liébana Las Huelgas Apocalypse. Spain, 1220. Pierpont Morgan, New York. ©Public Domain

후엘가스 묵시록에는 <사탄의 최후 공격 : 곡과 마곡>이란 삽화가 있다.

삽화 위쪽에는 옥에서 나온 사탄(큰 짐승)이 곡과 마곡을 미혹하여 많은 백성을 모았으며. 중간에는 주님이 사랑하는 도시(교회의 상징)가 키가 큰 적그리스도의 지휘 아래 공격을 받아 포위가 되었다. 아래 부분에는 성도들이 동굴 속에 피신하고 있으며 하늘에서 곡과 마곡에게 불비를 내리고 있다.

중세 교부들과 성경학자들의 견해는 이스라엘의 므깃도는 상징적 장소에 불과하므로 세상 끝 날의 아마겟돈전쟁은 강대국가들이 이스라엘 땅에서 서로 싸우는 전쟁이 아니라 한다. 실제로는 사탄이 주도하는 거짓 종교 세력에 미혹 당한 적그리스도 국가 상호간에 분열과 배신으로 가공할 무기를 사용하여 서로를 망하게 할 전 세계적 전쟁으로 보고 있다. 지구 어디인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은 어린 양 그리스도의 군대가 승리하여 현세가 막을 내리는 전쟁이라 하겠다.

■ 한반도가 마곡(Magog)의 땅이란 중세의 지도

마지막 전쟁의 불씨가 될 마곡은 어디의 누구일까?

후대 유대인들은 마곡을 '마케도니아'라고 했으며, 유대 역사학자인 요세푸스와 라틴어성경을 번역한 교부 제롬은 호전적인 '스키타이족' 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가공할 핵무기와 생화학무기가 총동원되어 지구 종말을 가져올 수 있는 마지막 세계대전은 어디에서 터질 것인가?

제노아 지도 성서화
▲ 제노아 지도 : 1457, 이탈리아 지도제작자, 피렌체국립도서관ㅣGenoese map : 1457, Italian mapmaker, Biblioteca Nazionale at Florence. ©public domain

1457년에 제작된 제노아 지도(Genoese map)에서는 중국 북쪽에 위치한 반도에 곡과 마곡을 표시하였다.

서양인들은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이후 동방에 대한 관심과 두려움을 갖고 있었는데 이탈리아의 이름 모를 지도제작자가 한반도와 만주, 그리고 한국, 중국과 러시아 국경지대로 보이는 지역을 곡과 마곡으로 표시하였다. 참으로 황당하고 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중세의 유럽인들은 성경에서 종말을 야기하는 악인들이 사는 곡과 마곡을 요세푸스나 제롬의 견해와 유사하게 스키타이족, 투르크족, 몽골족 등 유럽을 침공했던 호전적인 야만인이 사는 땅일 것이라고 일반적으로 이해하였다. 위의 세 민족은 모두 기마민족이며, 동방에서 온 침략자들이기 때문에 아시아의 동쪽 끝이 마곡의 땅이라고 지도에 적은 것으로 보인다.

어이없는 일이지만, 제노아 지도로 보면 세상 종말의 아마겟돈 전쟁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극동에서 발발할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 우리나라는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결전장

이스라엘과 한국은 닮은 점이 많은 나라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오래 동안 작은 나라로서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침략을 받고 나라마저 잃었다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국권을 회복한 국가이다. 독립 후에도 주변국가와 분쟁이 끊이질 않았고 현재에도 지구상에서 전쟁이 끝나지 않은 지역이 바로 이 두 나라이다.

두 나라는 지정학적으로도 어려운 운명을 갖고 있다. 이스라엘은 남북으로 나일강 문명과 유프라테스 티그리스 문명의 부유한 강대국 사이에서 많은 유대 왕들이 참변을 당했던 나라이다.

우리나라는 동서로 황하문명의 중국과 러시아가 버티는 대륙세력과 일본과 미국이라는 해양세력이 여러 번 충돌하여 지구상에서 가장 피를 많이 흘린 곳이다.

우리 역사상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최초의 대결은 신라의 삼국통일전쟁(660-663) 이다. 당나라 소정방이 이끄는 13만 명의 병력과 1,900척의 선단, 그리고 당의 2차 지원군 40만 명이 신라군과 연합하여 백제를 침공하자 왜국은 1,000척의 전선과 군수물자를 보내 백강에서 백제를 도와 국제전쟁을 하였으나 왜국의 병사 2만 7천여 명이 전사하고 패전하였다.

13세기 고려 때에는 대륙의 최강자로 등장한 몽골의 원나라가 강압으로 고려를 끌어들여 연합하여 1차에 3만 명, 2차에 15만 대군으로 배를 타고가 일본을 공격하였으나 이른바 '신풍'으로 좌절된 역사도 있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1592-1598)은 일본과 명나라가 조선이 탐나서 이 땅에서 전쟁을 하여 전 국토는 불타고 피바다가 되었으며, 임금은 명나라에게 살려달라고 애걸하며 도망 다녔다.

청일전쟁(1894-95)은 조선의 지배를 둘러싸고 중국(청)과 일본 간에 치룬 전쟁으로 일본이 조선의 경복궁을 공격함으로 시작하여 성환 전투, 평양 전투와 서해교전을 하여 우리 땅과 바다에 피를 뿌렸다.

러일전쟁(1904-1905)도 러시아와 일본이 서로 우리나라와 만주를 삼키겠다고 러시아 주둔군 10만 명과 일본군 120만 명이 인천항에서 공격하기 시작하여 평안도와 만주에서 싸워 일본이 이겼으나 69만 명이 전사한 끔찍한 전쟁이었다.

■ 역사를 보면 최후의 전쟁터는 한반도일 듯

1910년 한일합방도 전 세계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조선에서 각축을 하다가 결국 일본이 불법으로 이 나라를 삼킨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은 일본의 항복(1945)이 늦어 징용과 정신대로 끌려간 우리 국민이 늦게까지 고생하였으며, 전쟁이 다 끝난 참에 낮도깨비 같이 러시아가 총 한방 쏘지 않고 북한으로 진주하여 결국 미쏘 양국이 38선을 경계로 차지해 버렸다.

어디 그 뿐인가? 1950년 북한이 남침한 6.25사변도 남북끼리만 싸운 것이 아니라 미국과 중국이 이 땅에서 맞붙은 국제전이다. 이 전쟁은 지금도 종전이 되지 않은채 세계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처지이다.

세계 4대 군사강국이 사방에서 끼어든 우리의 전쟁사를 훑어보면 너무나 한심하다. 그들의 시장(市場)을 위한 전쟁인데 전장(戰場)은 우리 집 안마당을 내어준 꼴이다.

생각해 보면 옛날 한 지도제작자가 무심코 적어 넣은 이름처럼 이 땅은 죄가 많은 악인들이 사는 마곡 인지 몰라도 이스라엘의 므깃도 보다 몇 배나 무섭고 많은 전쟁이 이 땅에서 일어났던 것이다.

전 세계 열강들이 전쟁하지 말자고 국제연합(UN) 까지 만들어 부산을 떨지만, 이 대명천지에 대놓고 핵미사일을 쏜다고 큰소리치는 현대판 악인의 나라 마곡이 지금 저 북녘 땅에 존재한다.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는 그 마곡의 장단에 유혹된 성경에 기록된 동방의 제국임이 분명하다. 평화헌법을 폐기하고 전쟁하겠다고 나서는 일본도 마찬가지 이다.

불구경과 싸움구경이 제일 재미있는 놀이라고 하는데 세계 도처의 사탄은 불타는 싸움을 부채질하며 왕들을 미혹한다. 전쟁역사를 잊어버린 4대 강국이 잠간의 방심으로 어쩌면 서로 물고 물리는 큰 싸움이 될 수도 있다.

결국은 성 요한이 2천 년 전 요한계시록에서 예언한 아마겟돈 전쟁은 다른 곳이 아니라 한반도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생각된다.

■ 위대한 단군 할아버지가 신시(神市)를 연 우리 땅

백두산 천지
▲백두산 '천지'

단군 환인이 신시로 점찍은 백두산 자락이 어디쯤 일까? '깊은 바다' 천지는 말이 없다.

우울한 생각을 하다가도 삼국유사와 제왕운기 등의 단군 역사를 생각하면 희망이 보인다. 단군의 나라는 많은 고기에 자세히 기록된 역사적 실체이다. 자랑스러운 우리의 뿌리를 신화로 전락시킨 것은 침략자 일본의 식민사관이 조작한 것이다.

<환인(桓因) 할아버지가 하늘에서 천하를 내려다보다가 '올치, 여기야!' 하고 무릎을 쳤다. 여기가 바로 ' 인간들을 이롭게 할 만하다(홍익인간 弘益人間)'라고 여겨서 아들 환웅(桓雄)을 태백산 신단수(神壇樹) 아래로 내려 보네 신성한 도시를 열게 하였다. 그리고 손자 단군왕검(檀君王儉)이 평양성에서 단군조선을 세워 1,500년 간 나라를 다스렸다.>

환인 할아버지가 점찍은 나라 터는 유럽도 아프리카도 아닌 아시아의 동쪽 끝인 백두산 자락이다. 세상에 이럴 수가 있나? 하필 후대에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미국과 일본이 드잡이를 하고 있는 지정학적 요충지를 선택한 것이다. 시쳇말로 '알박기'를 한 것이 아닌가?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땅의 선조들은 '홍익인간'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살아왔으며, '동양의 예루살렘' 이라는 신앙의 본산으로 불리어지고 있다. 그 오랜 염원이 있어 이곳은 악인의 소굴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인류가 멸망하는 종말의 핵 전쟁터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위안을 삼는다.

▲강정훈 교수(전 조달청장)

■ 강정훈 교수는...

강정훈 교수는 1969년 제7회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해 뉴욕 총영사관 영사(1985~1989)를 거쳐 조달청 외자국장, 조달청 차장(1994~1997) 등을 지내고 1997~1999년까지 조달청장으로 일했다.

행정학박사(연세대·서울대 행정대학원·성균관대학원)로 성균관대학교 행정대학원 겸임교수(2004~2005), 2003년부터 현재까지는 신성대학교 초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또 (사)세계기업경영개발원 회장(2003~2008)을 역임하기도 했다.

또 지난 2011년에는 35년여간 모은 중세의 성서화 자료와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의 저서 중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 저서 및 자료 675점을 숭실대 학국기독교박물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1992년에는 성서화전시회를 개최했으며 1994년에는 기독교잡지 '새가정'에 1년 2개월간 성서화를 소개하는 글을 연재했다. 현재는 자신의 블로그 '영천의 성서화 라이브러리'(http://blog.naver.com/yanghwajin)를 통해 다양한 성서화와 이에 얽힌 뒷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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