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초동교회에서 기장 '2015년 양성평등정책협의회'가 양성평등위원장 이문숙 목사의 사회로 진행되고 있다.   ©이동윤 기자

[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총회장 황용재 목사)가 '교단 100회 총회에 즈음해, 기장 양성평등 정책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주제로 '2015년 양성평등정책협의회'를 열고, 기장 교단을 비롯 한국교회가 양성평등을 위해 힘써주길 요청했다.

기장 교단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 초동교회에서 열린 이날 정책협의회에서 ▲교단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여성참여 ▲여성목사 안수와 여성 목회 등을 주된 논제로 다뤘다.

정책협의회는 양성평등위원회 위원장 이문숙 목사의 사회로 김가은 장로(여신도회 전국연합회 회장)의 개회기도 후, 인금란(여신도회 전국연합회 총무)·이혜진 목사(여교역자협의회 총무)·최부옥(기장 부총회장)·김성희(독립문교회) 목사가 각각 발제 및 논찬을 했다. 주제발제 및 논찬 후에는 조별토론 및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인금란 목사는 "그동안 여성연대는 교단의 제도 개혁과 여성의 지위향상을 위해 교단헌법을 연구하기도 하고 제도개혁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내며 남성·여성·청년이 함께 가는 교단이 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하지만) 2006년 제91회 총회에서 양성평등위원회가 양성평등위원회가 설치됐지만, 여장로 30% 선출은 여러 차례 헌의안을 올렸으나 권고사항에 그쳤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인 목사는 또 "2013년 제98회 총회에서 상임위원회와 특별위원회에 여성 1인 이상 공천을 얻어냈지만, 그러나 실제로 실행위원 136명 중 3명(2%), 위원회 380명 중 23명(6%)으로 실행위원수와 위원회 참여의 폭을 좁혀가는 데는 크게 나아진 것이 없다"고 낙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더불어 "노회 추천으로 구성되는 다섯 위원회를 제외하고 여성 1인 이상으로 하다 보니 여신도회가 당연직으로 참여하던 교회와사회위원회와 평화통일위원회 등 위원회의 자리가 감소했다"며 "각 노회의 공천위원들이 여성 우선 공천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고, 여성들도 책임공천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인 목사는 이어 총체적으로 기장의 양성평등 노력에 대해 평가하며 "양성평등에 대한 요구는 지난 20여 년간 꾸준히 제기됐다. 그러나 100년 총회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여성의 정책참여와 지도력 향상은 더딘 걸음이다. 우선 교회와 교단이 사회변화와 시대상황에 적절히 대응하는 자세가 부족하다. 아직도 교회의 가부장적 위계질서와 성차별은 극복하기 어려운 벽이다. 여성과 청년의 제도적 보장을 합법화 하는 일을 강조하고 헌의하기를 수차례 했으나, 청년을 제외시키고 여성도 목사와 장로에 한해 위원이 될 수 있는 현실"이라고 했다.

인 목사는 "교단 총회시 예배 위원으로 여성이 배제되고 모든 행사에 '여성과 함께 하려는 의식'이 부족하다. 자리 안배라고 하는데 개회 예배시 여신도회전국연합회 회장이 신약을 봉독한다. 성찬시 배병·배잔 위원도 여성이 부노회장인 경우를 제외하곤 대부분이 남성이다. 제89·90회에서 총회 아침 경건회 마지막날 여성에게 아침 경건회 말씀을 부탁한 이래 단 한 번도 기회를 주지 않았다. 세계교회는 여성의 참여를 50%까지 보장하고 있다. 회원교단과 교회들을 향해 여성·청년의 참여를 끊임없이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미 여성은 사회적으로 전문직에서 남성과 동등하게 대우를 받고 있다. 교단내 신학교에도 여성의 수가 몇년 전부터 과반수가 넘어섰으며 여성 목회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며 "교단의 허물어지지 않는 남성 위주의 정책은 여성의 힘만으로도 부족하다"며 ▲노회와 총회의 언권회원 중 여신도 대표와 청년회 대표를 투표권이 있는 특별 총대로 할 것 ▲여성 할당제의 법제화 ▲교단 헌법의 불합리함과 교단 지도자들의 여성문제 시각을 변화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혜진 목사는 발제에서 "기장 여성들의 오랜 운동과 투쟁으로 여성 목사 안수제도가 수용됐다. 우리 교단에서 여성 목사 안수제도가 총회에서 결의된 것은 1974년이며, 올해 41년을 맞는다. 1977년 여성 목사 1호인 양정신 목사를 시작으로 현재 약 320여 명의 여성 목사가 배출됐다. 시대별로 목사 임직자를 살펴보면 1970년 2명, 1980년대 26명, 90년대 80여 명이 목사로 임직했고, 2000년대 들어와서 최근 15년 사이에 220명 정도의 여성들이 목사 안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1960~70년대는 여성의 목사 안수를 위해 운동을 벌여왔따면, 1970~90년대는 목사 안수의 터를 마련하기 위해 여성들 스스로 교회를 개척해야 했다"며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여성 목사에 대한 교우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어, 기존 교회의 부목사로 혹은 기관 목사로 청빙돼 목사 안수를 받았고, 오랫동안 단독 목회를 하던 여전도사들이 목사 안수를 받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이 목사는 여성 목사의 현실에 대해 "전체 여성 목사 중 무임 목사가 30%에 가깝다"며 "이것은 여성이 목사가 되기도 힘들지만, 교회의 전임 목회자가 되는 길 역시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또 여성 담임목사의 경우 "저예산, 개척교회가 대부분"이라며 "여성 목회의 현실이 얼마나 열악한 지 가늠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목사는 "미자립교회나 농어촌교회, 지방도시의 변두리 교회가 기혼 여성 목회자들이 목회하기를 원한다"며 "교우들과 교회 중직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전했고, ▲부목사 청빙에 여성 할당제 도입 ▲임신, 출산과 자녀 양육에 대한 배려와 대책 마련 ▲목회에 존재하는 가부장적인 성 역할 극복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부옥 목사는 논찬에서 "금년은 우리 교단의 제100회 총회가 열리는 때"라며 "양성평등의 시대에도 한발짝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한다. 세계교회협의회의 여성 총대 50% 보장 정도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NCCK의 할당제인 30% 정도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아니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목사는 "여성 총대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하나는 제도적 갱신의 방안이고 또 하나는 여성들 자신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방안이 있다"며 "교단 총회 예배시에 여성 예배위원들이 배제되는 일이나, 총회 임원 여성 안배나 총회시에 여성 측의 증언을 하는 일들도 우리 내부에서 보다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좁혀갈 수 있는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희 목사는 논찬을 통해 "아직도 대부분의 교회에서 여성목회자를 지도자로 세우는 것을 꺼린다"며 "자립교회 담임목사로 청빙돼 소신껏 목회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현실"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많은 남성 목회자들이 순종하는 조력자로서의 여성 목회자는 필요로 하지 않고 동역자나 선배로서의 여성 목회자는 불편해 하며 그 위상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법조계나 정치계에도 여풍이 불고 있는 이때, 가장 보수적인 곳이 교회가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김 목사는 양성평등을 위한 대책으로 ▲총회와 노회 및 신학대학, 개 교회 차원의 교육과 훈련 ▲교단 정책 결정에 여성 참여 등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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