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시리아 난민 돕기 바자회의 모습.
제2차 시리아 난민 돕기 바자회의 모습. ©레팜 제공

2차 시리아 난민 돕기 바자회

지난 10월 7일에는 2회 시리아 난민들을 위한 무료 바자회를 은혜 가운데 마치게 되었습니다. 이번 바자회 때에는 겨울 이불과 주방 기기, 장난감 등 지난 봄 보다 다양한 물품들을 터키 교민들께서 기증해 주셔서 보다 풍성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추운 겨울을 나려면 따뜻한 침구류가 많이 필요했는데 다행히도 박남희 터키 한인회 전회장님께서 이불들을 많이 기증해 주셨습니다.

지난 4월에 있었던 1회 바자회 때에는 길거리에서 바자회를 진행했었는데, 아무래도 길거리에서 하니까 다른 사람들의 이목도 있어서 시리아 난민들이 부담스러워 하는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외부로부터 시야가 비교적 차단된 한 집을 빌려서 집 빈터에다가 물품들을 쌓아놓고 진행해서 보다 차분하고 질서 있었던 바자회가 되었습니다.

아쉬웠던 점은 물품들을 종류 별로, 나이별로, 성별로 보기 좋게 정리해서 바자회를 진행했었더라면 더 보기 좋았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제한된 환경 속에서 이 사역을 하다 보니 여러 가지로 한계가 많이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1차 바자회부터 그동안 계속 교제해오던 시리아 청년들이 전날 물품 옮기는 것과 당일에 물품 정리하고 나누어 주는 것을 도와줘서 한결 수월하게 바자회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희망나눔학교

10월 초부터 조그만 학교(학교라고 하지만 학교 용도로 사용하는 개인 집 같은 작은 건물입니다.) 건물을 수업이 없는 시간에 빌려서 시리아 아이들에게 영어 레슨을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초기라서 일주일에 2시간 정도만 하고 있는데, 나중에 상황을 봐서 6시간 정도로 느려볼 생각입니다. 처음에는 7명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11명의 아이들이 영어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지금은 영어만을 하고 있지만, 동역자와 재정 등 상황이 된다면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터키어와 컴퓨터 활용법과 프로그래밍, 나아가서 악기 연주, 태권도 등 다른 과목들도 추가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쟁과 경제적인 이유로 강제로 미래와 희망을 저당 잡힌 상태에서 교육의 기회를 놓치고 허송세월을 보내는 시리아 아이들이 잃어버린 그들의 꿈을 다시 꾸도록 하기 위해 ‘희망나눔학교’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무슬림인 아이들에게 이 학교 사역을 통하여 아이들과 교제하며 예수님의 말씀을 증거할 수 있는 너무 귀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신다면 시리아에 전쟁이 그치고 평화가 찾아왔을 때에 시리아에 무료 혹은 최소한의 학비만을 받으며 운영하는 경쟁력 있는 국제학교를 설립하여 터키에서의 사역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그 학교에서 무슬림인 학생들에게 하나님 말씀도 가르치며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을 심어주는 교육을 할 계획입니다. 그래서 그 학교를 통해서 시리아의 복음화, 나아가서 중동의 복음화를 이끌 지도자들을 양성하는 이슬람 선교의 전초기지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시리아의 희망나눔학교
©레팜 제공

원래는 다른 장소에서 ‘희망나눔학교’를 시작하려고 했었는데 하나님께서 갑자기 방향을 현재의 장소로 방향을 돌리시는 바람에 예정에도 없었던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며칠이 안되어 하나님께서 갑자기 방향을 트신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영어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 중 로얀(Royan, 11살)이라는 여자 아이가 있는데, 총명하고 성격도 밝으며 적극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처음 만남부터 눈여겨보고 있던 아이였습니다.

지난 주 수업에는 제가 수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 로얀이 교실로 들어오더니 무엇인가를 두리번거리며 찾고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그 물건이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으니 울먹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중요한 물건을 분실한 듯 보였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무엇을 찾고 있냐고 물으니, 집 열쇠가 들어있는 비닐 가방을 찾고 있다고 했습니다. 로얀은 아버지를 시리아 내전의 와중에서 정부군 폭격에 의해 여의고 홀로 남은 어머니와 함께 3년 전에 터키로 피난 와서 살고 있는 아이였습니다. 어머니가 돈을 벌러 나가서 집 열쇠를 로얀이 관리하고 있는데 집 열쇠가 없으면 집에 들어갈 수도 없고 열쇠 전문가를 부르면 4~5만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로얀에게 있어서 4~5만원은 가족의 한 달 생활비가 될 수 있기에 열쇠를 분실했으니 몸이 달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울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로얀을 진정시키고 함께 하나님께 열쇠를 찾게 해달라고 기도해 보자고 제안했습니다.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기도를 들으시고 열쇠를 찾게 해 주실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을 시켰습니다. 그랬더니 로얀도 흔쾌히 저의 그 제안에 동의를 했습니다. 그래서 로얀과 함께 ‘하나님, 로얀이 열쇠를 잃어버렸다고 합니다. 로얀에게 그 열쇠는 아주 중요한 물건입니다. 로얀을 그 열쇠가 있는 곳으로 인도해 주시고 그 열쇠를 찾도록 그 열쇠를 로얀에게 보여주세요.’라고 기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로얀과 함께 그 열쇠 찾으러 다녔습니다. 교실 구석 구석을 찾고 다른 교실을 찾아봐도 열쇠가 들어있는 비닐 가방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저도 조바심이 났습니다. 얼굴은 안그런 척 하며 마음속으로 간절하게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로얀이 하나님의 손길을 조금이나마 느끼기를 바랬고, 로얀에게 저는 특별한 존재로 다가가기를 바랬으니까요.

나중에는 로얀과 제가 각자 열쇠를 찾기 시작했는데, 잠시 후에 로얀이 좀 전의 눈물을 글썽이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이 평소 밝게 웃던 모습으로 한 손에 열쇠가 들어 있는 비닐 가방을 들고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그제서야 마음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습니다.

2시간의 영어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가려고 수업에 사용한 기기들을 챙기다가 파워포인트를 할 때 미니 프로젝트를 사용하는데, 프로젝트를 컨트롤하는데 사용하는 리모컨이 보이질 않아서 계속 주머니와 가방, 책상 서랍 등 구석구석 안 찾은 곳이 없을 정도로 찾고 있는데, 마침 로얀이 저의 이런 모습을 보고 다가와 무슨 일이냐고 묻더군요. 파워포인트 할 때 사용하는 리모컨이 안 보인다고 하니까 자기도 함께 찾아보겠다고 했습니다.

같이 리모컨을 찾다가 아무리 찾아도 안 나오길래 제가 로얀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그 리모컨은 터키에서는 구할 수 없는 리모컨이라 잃어버리면 수업에 있어 굉장히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저희에게는 아주 중요했습니다. ‘아까는 내가 너를 위해서 기도해 주었으니, 이제는 네가 나를 위해서 기도를 해주는게 어떻겠니?’ 그 말을 듣던 로얀이 조금 놀란 표정을 짓고 잠시 고민하더니 알겠다고 하더군요.

‘하나님, 선생님이 리모컨을 잃어 버렸습니다. 그 리모컨은 선생님과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물건입니다. 그 리모컨을 찾도록 선생님을 그 리모컨이 있는 곳으로 인도해 주세요.’라고 좀 전에 제가 했던 기도를 그대로 따라서 했습니다. 사실 많이 놀랐습니다. 기도라는 것이 누군가 그 기도를 듣는다는 것을 확신하지 못하고는 할 수 없고 그리 쉬운 것이 아닌데, 제가 했던 기도를 그대로 따라하는 것을 보고 적잖이 놀랐습니다.
그리고는 로얀과 같이 리모컨을 다시 찾기 시작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좀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로얀의 기도도 들어주실까?’

그랬더니 30초 정도 지났을까 조금 있다가 리모컨을 제가 찾았습니다. 각종 기기들을 보관하는 작은 보관함이 있는데 거기에 리모컨을 둔 것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로얀이 기도를 한 후에야 그 리모컨이 있는 곳을 알아 낸 것입니다. 리모컨을 찾았다고 로얀에게 말을 하니까 기뻐하면서 너무 신기하다고 하더군요.

이번 로얀의 열쇠와 저의 리모컨을 찾는 일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무엇인가 로얀에게 특별한 일을 준비하신다는 강한 ‘영감’이 왔습니다.
잠시 후에 설명을 드리겠지만 저희는 앞으로 터키에서 아주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전쟁 고아들을 찾아서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교회들과 그들을 연결하여 지원하는 ‘전쟁 고아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저희 가정도 저희와 교제하는 전쟁 고아 중 한 명을 택해서 장기적으로 그의 생활비와 학비를 지원해주기로 작정을 하고 기도하던 중이었는데, 로얀에게 저희의 마음이 자꾸 향했었고 아내와 저는 ‘로얀’을 지원해 주기로 합의를 본 상태였습니다. 하나님께서 로얀을 사랑하시며 로얀에게 특별한 계획을 가지고 계신 것이라는 확신이 이 ‘열쇠와 리모컨’ 사건을 통해서 들었습니다. 로얀에게 하나님의 존재를 계시하시기 시작했다고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극단주의 이슬람 테러 집단이자 IS라 불리우는 다에시를 보면 끔찍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지만, 아직까지 종교적으로 물들지 않은 시리아 아이들은 너무 순수하고 바른 모습이었습니다. 또한 어려서부터 너무 많은 어려움들을 겪어서 그런지 정서적으로도 많이 성숙한 모습이었습니다.

조심스럽지만 하나님께서 시리아 가운데 이러한 참혹한 일들을 허락하시고, 많은 시리아인들을 전세계에 디아스포라로 흩으신 이유는 시리아인들에게 놀라운 계획을 가지고 계시며 그들을 통하여 하실 큰 일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참 부모 무릎에 앉아 어리광을 부려야 할 아이들인데, 정서적으로 껑충 커버린 아이들을 보고 또 그들을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져 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들을 이처럼 성숙시키고 마음 밭을 준비시키시며 시리아 내전 배후에서 일하시면서 또 다른 역사를 준비해 가시는 하나님을 바라볼 때는 기대감과 소망으로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합니다.

나도 선교사! James 127 프로젝트 (전쟁 고아 지원 프로젝트)

나도 선교사! James 127 프로젝트 진행
©레팜 제공

야고보서(James) 1:27에서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곧 고아와 과부를 그 환난중에 돌보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는데, 하나님은 약자 중의 약자인 고아와 과부에 많은 관심이 있으십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저희는 전세계에 있는 교회들과 전쟁 고아들을 연결하여 그들을 지원하는 사역을 지금 시작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한 교회나 한 가정 혹은 한 단체에서 한 명의 고아를 물심양면(재정지원 & 중보기도)으로 지원하면서 그 영혼이 ‘알라’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가 그들을 구원할 ‘메시아’로 영접하도록 적극적으로 돕는 사역입니다.

수많은 시리아 아이들이 6년 동안의 내전을 겪으면서 전쟁 고아가 되었습니다. '시리아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47만 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내전으로 인한 사상자가 190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시리아 전체 인구의 11.5%에 해당합니다. 시리아인 10명 중 1명 이상이 전쟁으로 숨지거나 다친 것이고, 그로인해 수많은 시리아 아이들이 고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망자 외에 실종으로 처리되거나, 공식 집계로 잡히지 않은 시리아인들의 숫자를 더하면 고아의 숫자는 훨씬 늘어나게 됩니다.

이로 인해 터키에도 시리아 전쟁 고아들이 많이 들어와서 살고 있습니다. 전쟁 고아들 중 일부는 친척집에서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데 이 경우는 그나마 운이 좋은 케이스이고, 친척들이나 어느 누구에게도 돌봄을 받을 수 없는 아이들은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에 놓여있는 것입니다.

부모가 다 살아있는 아이들도 타향살이로 인해 열악한 환경에서 자랄 수밖에 없는 형편인데, 전쟁으로 아버지(어머니)를 잃은 아이들은 어머니(아버지)와 형제/자매들과 함께 훨씬 더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고, 그들의 미래는 앞으로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 더욱 어두운 전망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미 뉴질랜드에 있는 2 교회와 미국에 있는 믿음의 가정에서 고아 3명에게 정기적으로 지원해 주시며 마음으로 품고 기도하겠다고 약속을 하셨습니다. 혹시 주변에 교회나, 개인, 단체 중에서 이런 ‘전쟁 고아 지원’ 사역에 관심이 있는 분이 계시면 연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세한 것은 다음 링크를 참고하시면 됩니다.(http://refam.org/wp/james_127_project/)

마무리

우리 나라에 복음이 들어오고 얼마 후에 혹독한 일제의 식민통치와 6.25 전쟁을 겪으면서 우리 민족들의 몸과 마음은 가난해졌고, 상한 심령으로 복음이 뿌려졌을 때 말씀이 잘 자라날 수 있는 옥토로 준비되어졌습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을 축복하시고 세계 선교를 위해 사용하시기 위해 허락하신 하나의 연단이었던 것처럼, 시리아 내전과 IS의 횡포를 허락하신 것은 하나님의 이들을 향한 놀라운 섭리와 계획이 숨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내전과 이슬람 급진 원리주의 IS의 출현은 이슬람 공동체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중동에서 조차 그 어느 때보다 큰 화두가 되어 있습니다. 7세기 이슬람교가 출현한 후부터 지금까지 이슬람은 세계 선교의 역사에 있어서 그 무엇보다 ‘견고한 진’이었습니다. 이런 ‘견고한 진’과 같던 이슬람 공동체에 서서히 금이 가면서 하나님은 이슬람이라는 ‘견고한 진’을 흔드는 일들을 지금 하고 계십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서자이자 이복 형제인 무슬림들을 돌아보시고, 중동에 부흥의 물결이 뒤 덮을 날이 멀지 않았음을 느낍니다. 하나님은 그 일들을 ‘옥토’를 소유한 시리아인들을 통해서 하실 것이라 저는 확신합니다.

난민 중에 난민인 전쟁 고아들을 도움과 섬김으로 우리는 눈을 중동 땅을 향하고 그들을 부흥케 하실 하나님의 역사에 동참해야 합니다. 먼저 믿고 구원받은 한 개인, 한 가정, 한 교회가 한 영혼을 입양하는 마음으로 고아 한 명을 품고 기도하면 하나님은 그(그들)를 통하여 중동 땅의 복음화를 한 걸음 한 걸음 진행시켜 나가실 것입니다.

혼돈과 고통의 이 시기에 더 많은 하나님의 교회들이 섬김으로 일어나 앞으로 닥쳐올 중동 복음화 대부흥을 위한 귀한 단초를 여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땅끝에서

레팜지기 조슈아 선교사 드림.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레팜 #시리아 #원조슈아 #원조슈아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