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노
▲푸른교회 조성노 담임목사

지난 14일 일본의 경제전문지 월간 <비즈니스 저널>이 <거짓말이 만연한 한국 사회>라는 제하의 칼럼을 실었습니다. 저널은 <한국인이 숨 쉬는 것처럼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은 한국인들 조차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예전부터 사회 전반에 거짓말과 사기 행위가 만연해 있었지만 최근 경제 불황이 심해지면서 더욱 사기 범죄가 늘고 있다>고 했습니다. 매체는 한국 경찰청 자료까지 제시하며 <2000년 한국에서 위증죄로 기소된 사람은 1198명, 무고죄는 2956명, 사기죄는 5만 386명이었는데 2013년에는 위증죄 3420명, 무고죄 6244명, 사기죄 29만 1128명으로> 급증했다며 <이를 일본과 비교하면 66나 더 높은 수치이며, 인구 규모를 감안하면 무려 165배나 더 많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사기 피해액이 한 해 43조원에 이르는데 이는 한국이 세계 제일의 사기 대국이며 부패 대국이라는 명백한 증거>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이어 매체는 <한국의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은 지금도 많은 뇌물을 받고 있으며 전두환 이후의 대통령들은 모두 본인이나 친족들에게서 뇌물 또는 부정축재 혐의가 드러났다>며 한국은 <나라 전체가 거대한 거짓말 학습장이고, 대통령 등 영향력이 큰 사회 지도층들일수록 더욱 대담하게 거짓말을 한다>면서 이처럼 한국 사회에 거짓말과 부정이 만연한 이유는 <신념을 관철한다는 생각 대신 자신의 체면만을 중시하는 문화가 책임감을 떨어뜨리고 결국은 다른 사람을 밀어내고서라도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행위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저널은 또 <한국은 세계에서 보기드문 고학력 사회인데 어릴 때부터 치열한 경쟁을 강요당하고 항상 남과 비교당하다 보니 그 압박을 견디지 못한 젊은이들이 자살하는 비극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며 <주위 사람들을 밀어내고서라도 자신이 더 위로 올라가야 한다는 풍조가 고착돼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국제무대에서도 한국은 스스로 자신의 평가를 높이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일본만 맹비난하는데 이런 행동이 오히려 스스로를 깎아 내리는 일이라고는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최대 서비스 산업은 매춘이며 강간과 무고 사건이 빈번하고 미성숙한 문화 후진국에다 훔치기, 베끼기 투성이의 저질 문화가 지금도 판을 치고 있다>며 경멸했습니다. 칼럼은 우리 상처에 더욱 소금을 뿌리며 마무리 합니다. <한국은 결과 지상주의 사회로, 과정에서 어떤 수단을 택했으며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비리가 있어도 결국 부와 지위를 손에 넣은 사람은 칭송을 받고, 패배한 사람은 그 승자에게 굴복한다.>

사실 이 매체의 <혐한> 기사나 칼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작년부터 <매춘대국>, <뇌물대국>, <자살대국> 같은 칼럼으로 집요하게 우리의 아픈 부분들을 후벼 파며 계속 폄훼해 왔습니다. 이 매체가 교활하고 악의적인 것은 이번에도 필자가 한국식 이름인 <林秀英>이라고 돼 있고, 그저 <저널리스트>라고만 소개할 뿐 그 이상은 없다. <혐한>의 효시라 할 수 있는 <추악한 한국인>(1993년)도 <가세 히데아키>라는 일본 극우 언론인이 <박태혁>이라는 가상의 이름으로 낸 책 아닙니까? 최근에는 뉴욕 타임스 도쿄지국장을 지낸 헨리 스톡스의 <영국인 기자가 본 연합군 전승사관의 허망>이란 책도 <일본은 침략국이 아니다>, <일본은 서구의 침략으로부터 아시아를 지켜낸 영웅>이라고 역사를 날조하여 10만부 이상이나 팔아먹었는데, 그러나 번역자가 저자를 속이고 무단으로 추가한 거짓 내용이 많다는 사실이 밝혀져 큰 망신을 사고 공개사과까지 하는 헤프닝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일본은 지금도 과거 역사를 왜곡하고 독도를 자기들 땅이라 우기며 위안부 범죄 같은 팩트를 부정하는 등 온갖 거짓 행각을 다 벌이고 있기에 이번의 막말 칼럼도 참 가증스럽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참 기분 나쁘고 불쾌하기 짝이 없고 똥 묻은 개 겨 묻은 개 나무란다며 되받아 치고도 싶지만 그런 감정과는 별개로 사실 이게 오늘 우리들의 치부한 민낯 아닐까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우리의 아픈 현실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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