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 목사   ©김영란 목사 페이스북

주일학교 아이들이 늘어 나면서 고민이 생겼다. 장소의 문제다.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려 보내야 하는데 가연이와 세현이는 집으로 가는 것을 싫어한다. 할머니와 함께 사는 아이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공평한 사랑으로 대하기 위해 고집스럽게도 장년부 예배에 방해를 받지 않기 위해 아이들을 돌려 보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은 집으로 간다고 하고는 어김없이 몇 번이나 약속을 어기고 오후예배가 끝나면 다시 교회로 쑥 들어오는 것이다. "목사님이 집으로 가라고 했쟎아 " 왜 추운데 밖에서 점심도 안먹고 이렇게 고생하는거니" "왜 약속을 안지키는거야" 사실 두 아이는 수요일도 일찌감치 와서 저녁도 먹고 예배를 드리고 간다. 토요일은 거의 점심도 함께 하고 오후까지 놀다가는 특별한 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일날도 교회 있고 싶다는 것이다.

오후 예배가 끝나고 두 아이를 불러 놓고 야단을 쳤다. "도대체 몇 번을 이야기 해야 하는 거니" " 주일은 장소의 문제로 나가면 춥고 있을 곳이 없으니까.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쟎아...다른 아이들이 알면 어떡하라고.....우리 모두 정직해야 하쟎아...너희들만 목사님이 봐 주면 다른 아이들이 뭐라고 하겠니!

가연이가 울기 시작했다. 아주 서럽게...세현이는 "언니 울지마" 왜그래 나 때문에 울어.. 동생은 언니를 달래고 있었다. 그런데 가연이가 우는 울음이 나를 아프게 했다. "목사님 사는 것이 힘들어요 저는 집에 가면 엄마도 아빠도 없어서 가기 싫어요 교회가 좋다구요.. 내가 얼마나 생존하기 위해 싸우며 사는지 목사님은 모르실 겁니다." 4학년인 가연이의 통곡하는 아픔의 통한이 나에게는 그렇게 전해져 왔다."

나는 무조건 미안하다고 했다. "가연아 미안해 목사님이 잘못했어." "빨리 부흥해서 너희들 집에 안가고 돌보는 선생님도 계시면 참 좋겠다. 담주에 목사님과 외식도 하고 재미있게 보내자 너희둘만 말이다.... 그날 배고픈 아이들에게 저녁을 먹이고 안아주고 집으로 돌려 보냈다.

개척하고 예상치 않은 일들이 발생해서 나는 얼마나 잠과 씨름하는지 모른다. 개척이 이런거구나. 큰 교회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일이 개척교회에서는 일이 되고 /말이 되고/ 씨름이 되니 /말이다... 오 주여! 내게 지혜를 주시옵소서!

지난주 함께 외식을 했는데 하필이면 그 곳이 떠난 엄마와 식사를 했던 옆 장소였다. 가연이는 그 많은 음식을 두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눈가에는 눈물이 가득찼다. "저기가 엄마와 식사했던 장소에요" 나는 참 할 말을 잃었다. 비싼 아이스크림을 한통사서 안겨 주었다. 그때서야 아이가 웃었다.

집으로 데려다 주고 참 많은 생각을 했다. 사랑해야지 사랑해 줘야지 ..

"걱정마라 가연아! 하나님이 너와 같은 아이를 섬기라고 교회를 세워주셨구나....너를 통해 배우는 것이 참 많다. 고맙고 사랑한다.

"무엇보다 뜨겁게 서로 사랑할지니 사랑은 허다한 허물을 덮느니라"(벧전4:8)

글ㅣ사랑의교회 김영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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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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