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해 조응천(52)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26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돼 17시간 이상 조사를 받았다.

이날 오전 10시께 취재진을 피해 검찰에 출석한 조 전 비서관은 27일 새벽 3시20분께 검찰 청사에서 나왔다.

조 전 비서관은 '문건의 신빙성'에 대해 "신빙성이라는 것을 자꾸 오해를 하는데 그 내용 중에 60%가 팩트(fact)라는 게 아니고 Possibility(가능성)를 보자면 6할 정도는 트루(true)라고 볼 수 있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언론 인터뷰) 당시 판단과 바뀐 것은 없다"고도 했다.

앞서 조 전 비서관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건 내용의 신빙성이 6할 이상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조 전 비서관은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에 물어보라",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는 등의 대답으로 일관했다.

특히 '박지만 미행보고서의 작성, 전달 과정에 개입했는지', '박 경정의 문건 유출에 관여했는지', '유출 관련 허위 보고서 작성, 보고 과정에 개입했는지' 등 자신의 혐의를 묻는 질문에는 대부분 "검찰에 물어보라"며 즉답을 피했다.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만약 부끄러운 게 드러나면 저는 이 땅에서 잘 못 살아갈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을 피해서 출석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피했다기보다 저는 드릴 말씀을 다 드렸다"며 "자료화면을 지난 12월5일 출두 때 다 드렸다"고 답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임관혁)과 형사1부(부장검사 정수봉)는 조 전 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정윤회 동향' 문건 등의 작성·유출 과정에 관여한 의혹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검찰은 조 전 비서관이 지난 2월 박관천(구속) 경정이 청와대 파견이 해제돼 경찰에 복귀하면서 청와대 문건을 반출하는 과정에 개입하거나 이를 묵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허위로 잠정 결론 난 '정윤회 동향문건', '박지만 미행보고서' 등과 관련해 조 전 비서관이 박 경정에게 문건 작성을 지시하거나 문건 생산과정에서 부적절한 압력을 행사했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아울러 박 경정이 문건을 반출한 뒤 청와대 민정수석실 파견 경찰이나 대검찰청 소속 수사관 등을 문건 유출자로 지목하는 내용의 허위 보고서를 만들어 지난 5월께 청와대에 제출한 과정에 조 전 비서관이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조 전 비서관에 대한 조사 내용을 검토한 뒤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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