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무슬림들이 초록색 깃발과 피켓을 들고 무함마드 탄생 기념행진을 하고 있다.   ©김점명 집사
지난 18일 무슬림들이 초록색 깃발과 피켓을 들고 무함마드 탄생 기념행진을 하고 있다.   ©김점명 집사

[기독일보·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험담과의 전쟁 계속 진행하겠습니다."

지난 18일 국내 무슬림 4백여 명은 서울 이태원에서 거리행진을 했다. 파키스탄 출신이 주축인 다왓떼이슬라미 회원을 중심으로 모인 이들은 초록색 깃발과 피켓을 들고 1시간 20여 분 동안 도심 거리를 2km 정도 걸었다. 서울에서는 처음 열린 '무함마드 탄생' 기념행진이었다. 이날 행진은 프랑스 파리 테러, 십 대인 김모 군의 IS 자진 가담 보도 후 민감한 시점에서 이슬람 반대 여론을 의식하여 강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나는 무함마드를 사랑합니다',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입니다', '험담과의 전쟁 계속 진행하겠습니다' 등의 내용이 적힌 팻말을 들고 행진했다.

29일 이슬람 전문가인 유해석 목사(FIM국제선교회 대표)는 이번 무슬림 거리행진에서 강조된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라는 말은 "이슬람의 세계관과 관계되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슬람 세계관에 의하면 이슬람은 '평화의 집'과 '전쟁의 집'으로 양분된다"며 "평화의 집에는 이슬람의 신인 알라를 믿는 무슬림만 살 수 있고, 무슬림 이외의 사람은 모두 전쟁의 집에 살게 된다"고 말했다. 곧 이슬람을 믿으면 평화의 집에서 살 수 있지만, 무슬림 외의 사람은 전쟁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이슬람 지역의 빈번한 테러, 폭력, 타종교에 대한 핍박 소식을 들으며 '이슬람이 정말 평화의 종교인가'라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도,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라는 주장에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거리행진의 근거를 제공한 파리 테러 사건에 대해 유 목사는 "이슬람 세계에서는 이슬람의 예언자인 무함마드를 모독하거나 그의 그림을 그리는 것은 금지돼 있다"며 "하지만 서양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기 때문에 문명의 충돌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20여 년 전 문명의 충돌을 쓴 사무엘 헌팅턴은 '이슬람의 폭발적인 인구 증가와 폭력성으로 인해 서구와의 문명의 충돌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는데, 지금 그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8일 무슬림들이 초록색 깃발과 피켓을 들고 무함마드 탄생 기념행진을 하고 있다.   ©김점명 집사

물론 이슬람 세계 내에서도 무슬림 과격주의자들의 테러와 폭력을 바라보는 시선은 서로 다르다. IS 같은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납치, 참수 등 반문명적이고 반인륜적 행동이 계속되자 일부 무슬림 지도자와 일반 국민들은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해석 목사는 "무슬림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며 "일반적인 무슬림이 약 70%, 종교적인 무슬림이 약 15%, 원리주의 무슬림이 약 15% 정도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무슬림은 이슬람 종교의 핵심에는 큰 관심이 없고, 아버지가 무슬림이니 문화적으로 자신도 무슬림이 되는 경우다. 이들은 이슬람 경전인 꾸란을 읽지 않고 이슬람 신앙에도 적극적이지 않다. 유 목사는 "일반적인 무슬림 내에는 또 세속적인 무슬림, 서구화된 무슬림, 무신론자 무슬림 등이 있다"고 말했다.

유 목사는 "종교적 무슬림은 꾸란을 읽고 신앙생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원리주의 무슬림은 꾸란의 명령을 실천하고 적극적인 선교활동(아랍어로는 다와, Dawah)을 한다"며 "일반적인 무슬림 입장에서는 과격한 무슬림을 안 좋게 여기고, 자신들은 과격하지 않다며 딱히 나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무슬림들이 초록색 깃발과 피켓을 들고 무함마드 탄생 기념행진을 하고 있다.   ©김점명 집사

국내 체류 무슬림은 총 2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해외에서 온 이주 무슬림은 국내 외국인 175만 6,000여 명 중 14만 3,500여 명이다. 이 외 불법체류 무슬림이 2만 1,000여 명, 한국인 무슬림이 3만 5,000여 명이다. 유 목사는 "국내 무슬림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라며 현재도 최대 25만 명까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슬람 세계관과 기독교 세계관이 결국 부딪힐 수밖에 없는 이러한 상황에서 기독교인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유해석 목사는 "일단 이슬람이 어떤 종교인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꾸란에는 구약 내용의 약 60%, 신약 내용의 6~7%가 기록돼 있어 최소 꾸란의 66%는 성경 이야기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슬람은 단순히 다른 종교가 아니라, 마틴 루터와 존 칼빈 등 종교개혁자들은 기독교 이단으로 봤다"며 "이슬람이 성장하면 기독교가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서구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하는 사람의 약 80%가 기독교인이라는 통계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 중동도 이슬람에 정복되기 전까지 4세기 동안 비잔틴 기독교 제국이었으나 지금은 90% 이상이 이슬람화되었고, 유럽도 부흥운동이 일어나고 기독교가 꽃을 피웠지만 지금은 이슬람화되고 있다"며 "한국교회와 기독교인들이 이슬람이라는 종교에 관심을 가지고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기독교인의 이슬람 개종을 막으려면 먼저 교회가 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슬람은 끊임없이 이슬람의 알라가 기독교의 하나님과 똑같다고 가르친다"며 "교회에서 성장했던 사람들이 이슬람으로 개종할 확률이 높은 이유는 그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기독교인이 먼저 믿음을 확실히 세우고, 기독교를 제대로 연구할 때 이슬람을 구별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유 목사는 다음세대에 기독교 신앙 전승률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불교의 신앙 전승률이 97%인데 반해 기독교의 신앙 전승률은 아버지 혼자 믿으면 57%, 어머니 혼자 믿으면 70%, 부모가 같이 믿으면 84.5%"라며 "이슬람은 신앙 전승률이 100%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슬람의 신앙 전승률이 높은 이유는 결혼과 가족 제도에 있다. 무슬림 남성은 무슬림 여성뿐 아니라 기독교, 유대교 여성과도 결혼할 수 있으나, 이들에게서 난 자녀는 아버지의 종교를 따라 무슬림이 된다. 무슬림 여성의 경우 무슬림 남성과만 결혼할 수 있으니 자녀도 당연히 무슬림이다. 이는 이민, 다산과 함께 유럽의 이슬람 인구가 증가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에게 복음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며 "무슬림들도 복음을 듣고 싶어하는데, 80%의 무슬림은 한 번도 복음을 듣지 못했다. 무슬림이 복음을 들을 수 있도록 한국교회의 다양한 노력과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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