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병희 한교연 대표회장.   ©한교연

[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서울시가 다음달 28일 개통되는 지하철 역명을 '봉은사(奉恩寺)역'으로 확정한 것에 대해 '종교편향'적 결정이라는 기독교계의 비난이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독교 연합기구 중 하나인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양병희 목사)이 10일 '서울시는 봉은사역 제정을 즉각 철회하라"며 서울시에 즉각적인 명칭 변경을 요구했다.

한교연은 "서울시가 다음달 28일 개통되는 서울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 929정거장 명칭을 '봉은사역'으로 확정한 것은 시민 정서를 무시한 탁상행정이자 명백한 종교편향이므로 즉각 철회하기 바란다"며 "이 역이 들어서는 곳은 왕복 12차선 도로가 나 있는 서울 코엑스 사거리이다. 그런데 이곳 역명을 누구다 다 아는 코엑스가 아닌 특정 종교사찰의 이름으로 정한다면 과연 어느 누가 납득할 것인가"라고 서울시를 맹비난했다.

이어 "서울시의 역명 제정원칙에 '역사에 인접하고 있는 고적, 사적 등 문화재 명칭'을 쓰도록 되어 있다고 하나 봉은사는 고적이나 사적, 문화재로 등록된 사찰이 아니다. 또한 기존 삼성역이 있기 때문에 법정동명이나 가로명을 쓰지 못한다면 서울시가 정한 역명 제정 원칙대로 '이전 우려가 없고 고유명사화 된 주요 공공시설물' '지역을 대표하는 다중 이용시설 또는 역의 위치를 쉽게 알 수 있는 지역명칭' '시설물이 대표 지역명으로 인지가 가능한 시설명'인 코엑스역으로 해야 마땅하다"며 '코엑스역'으로 변경할 것을 요청했다.

더불어 "해당 역은 코엑스에 인접해 있는 반면 봉은사와는 120m나 떨어져 있다. 더구나 코엑스는 매일 10만여 명이 드나들고 국제적인 회의와 박람회 등이 연간 3천 건이 넘게 열리는 주요 사회기반시설이다. 과연 지하철 이용자인 서울시민은 서울시가 어떤 역명을 정하기를 바랄 것인가 너무나 자명하다"며 "서울시가 시민들의 편리와 정서를 우선했다면 역 이용자들을 오히려 혼란에 빠뜨리게 할 역명은 차마 정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히며, 혼란을 가중할 '봉은사역' 명칭은 바꾸는 것이 당연하다고 전했다.

한교연은 거듭 "만약 서울시가 특정 종교의 눈치를 살피며 시민 정서에 반하는 결정을 고집한다면 종교 편향 논란을 떠나 서울시의 그 어떤 정책과 행정도 당위성과 설득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며 "시민을 기만하지 말고 이제라도 역명 제정을 원점으로 되돌려 시민 모두가 공감하는 합리적인 역명을 제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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