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면 인사혁신처장(왼쪽)과 한교연 대표회장 양병희 목사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왼쪽)과 한교연 대표회장 양병희 목사 ©한교연 제공

[기독일보]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공직사회의 무능과 부패를 질타하는 따가운 국민 여론에 따라 공직사회 개혁을 목적으로 탄생한 인사혁신처 이근면 처장이 지난 9월 3일 오전 한국교회연합을 방문해 양병희 대표회장을 비롯, 주요 임원들과 공직사회 인사 혁신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대표회장 양병희 목사는 “대통령이 공무원 출신이 아닌 민간 기업인 출신을 인사혁신처장에 기용한 것은 그만큼 공무원의 체질이 박힌 사람으로서는 인사 혁신을 이루기 어렵다는 대통령의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공직사회의 가장 큰 과제는 관피아(관료+마피아) 청산이 아닌가 한다. 김영란법 등 이 제정되면서 공직자윤리가 엄격히 강화됐다고 보지만 여전히 공무원들의 윤리의식과 복지부동자세는 개선되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이근면 처장은 “대통령께서 공무원 인사에 혁신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면서 “혁신이란 말 그대로 가죽을 벗겨낸다는 뜻인데 그런 각오로 공무원들의 체질을 개선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직사회로 만들어달라는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공무원 윤리헌장이 35년 전에 만들어 졌는데 그동안 공무원의 윤리의식과 국민에게 봉사하는 마음가짐이 많이 퇴색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세월호 사건이 터진 후 ‘관피아’라는 부끄러운 용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공직자들의 비리가 회자되고 국민들이 큰 상처를 입게 되는 이런 일들이 다시 없으려면 공직사회가 달라지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교연을 방문하게 된 것도 앞으로 새로 만들어질 공무원윤리헌장에 담을 공직 가치에 대한 의견을 여쭙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양병희 대표회장은 일부 공무원들의 근무자세를 지적하면서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예전에는 공무원들이 군림하려 하고 책임있는 일은 전혀 하지 않으려 해 종교기관이나 민간인들이 어떤 일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매우 어려웠다”고 말하고 “그런 자세가 공무원은 소위 ‘철밥통’이라 하여 가만히 있어도 정년까지 보장받게 되니까 자기 직에서 열심히 일하기보다 그저 아무 문제가 안 생기는데 주안점을 두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처장은 “부임 후 가장 시급하게 생각한 것이 공직 가치 교육이라면서 이는 20년을 두고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하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공무원 상벌제도를 정착시켜 적극 행정을 하다가 접시를 깨뜨리는 사람에 대한 면칙조항과 소극 행정을 하는 사람에 대한 벌칙조항을 동시에 시행해 나가려 한다. 이것은 대통령도 강력히 주문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배석한 김요셉 목사는 공무원들이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의식은 희박하고 오직 승진과 복지부동 밖에 안 보이는 모습이 안타깝다면서 공무원사회가 좀 더 창의적인 시스템으로 바뀌어지기를 희망했다.

한영훈 목사는 우리 사회에서 법이 아닌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굳어진 일들 가운데 소위 공무원들의 관행이 과연 그대로 두어도 괜찮은 건지 연구해서 잘못된 관행이라면 근절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사학 운영과 관련해 그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고 일률적인 잣대로 평가하고 규제함으로써 고통당하는 소규모 사학에 대해 정부가 세심한 신경을 써 줄 것을 요청했다.

고시영 목사(TF특별위원장)는 공무원들도 인간인지라 물질주의가 팽배한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 모르겠다. 어릴 때부터 가치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한 기성세대와 정치권에 더 큰 책임이 있다. 돈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나타나는 우리사회 전체의 현상이 공무원사회로 집약돼 나타난 것 뿐이라며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이근면 처장은 다양한 이야기를 들은 후 “잡초는 뽑고 잔디는 잘 자라도록 가꿔야 한다”면서 “좋은 공무원은 적극 추천해 상을 받게 하고 나쁜 공무원을 신고하면 반드시 처벌을 받도록 제도적으로 정착시켜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한국교회의 고견을 잘 새겨들어 공직사회 혁신을 위해 배전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언제든 충고와 주문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양병희 대표회장은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의 인사혁신 방안에 대해 한국교회가 전적인 지지와 격려를 보낸다면서 소신있게 업무를 수행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이 처장은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특별한 기도와 성원을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날 대화는 고시영 목사의 기도로 마쳤다.

이날 이근면 인사혁신처장 내방에 한교연에서는 김요셉 초대대표회장과 한영훈 증경대표회장 고시영 TF특별위원장이, 인사혁신처에서는 정만석 윤리복무국장과 유승준 대변인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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