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단말기 제조업체인 팬택이 극적으로 회생기회를 잡았다. 이동통신사가 팬택 채권단과 협의해온 상거래 채권의 출자전환 대신 유예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법정관리 위기에 몰린 팬택이 워크아웃을 통한 기업회생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25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공동으로 1531억원 규모의 팬택 상거래 채권 상환을 향후 2년간 무이자 조건으로 유예한다고 밝혔다. 유예 대상은 이날 기준 가지고 있는 채권 전액이다.

이날 결정은 SK텔레콤의 휴대폰 유통을 맡는 SK네트웍스의 결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팬택에 대한 채권유예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SK네트웍스 이사회의 결정이 필요하다.

이동통신사들은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팬택 채권단과 만기 도래하는 채권을 비롯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채권 등 총 1800억원(SK텔레콤 900억원·KT 500억원·LG유플러스 400억원)의 팬택채권에 대한 출자전환을 요구해왔다. 이들이 팬택의 주주로 참여하기를 원해왔고 이를 조건으로 채권단도 팬택에 대한 채무를 유예하려 했다.

채권단이 이런 결정을 내린 데에는 이동통신 3사가 팬택 휴대폰 단말기 구매를 중단한데 따른 것이다. 특히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먼저 팬택에 대한 채무유예를 하였다 해도 이동통신사가 단말기 구매를 하지 않으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이동통신사가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면 채무상환 유예에 나설것임을 보여왔다. 반면 이동통신사들은 스마트폰 시장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어 팬택 회생을 장담하지 못한데다 배임 우려가 있어 출자전환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다급해진 팬택은 최근 이통사에 채무 상환 유예기한을 2016년 7월25일로 2년 연장해 달라고 요청하기에 이르렀고 이통사는 전향적으로 이를 받아들였다. 업계에선 채권단이 출자전환 답변기한을 무기한 연장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 데다 팬택 협력업체의 줄도산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통사에게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동통신사들의 팬택 휴대폰 단말기 최소 물량 구매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을 전망이다. 이들은 "시장에서의 고객 수요와 기존 재고 물량 등 각 사의 수급 환경을 고려해 사업자별로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할 뿐 자세한 언급은 피했다.

이통사의 결정에 따라 팬택 채권단들은 팬택의 워크아웃을 위한 회의를 25일 열어 가결되면 다음주 중 이를 개시할 예정이다. 팬택의 채권금융기관은 산은(의결권 기준 40%), 우리은행(30%), 농협은행(15%) 등이다.

이들 은행은 팬택 워크아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이들의 지분은 85%로 워크아웃 개시를 위한 75% 이상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팬택의 워크아웃이 곧 개시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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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