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 운동을 전개하며 동참하며 노력할 때 뿌리 깊이 밖혀있는 안전 불감증의 의식을 깰 수 있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 100일, 생명한국선언 및 교통안전 행정조직 개편방안 정책토론회(주최: 한국교통연구원, 생명문화, 국회교통안전포럼)>가 서울프레스센터에서 24일 열렸다.

<세월호 참사 100일, 생명한국선언 및 교통안전 행정조직 개편방안 정책토론회>가 24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박성민 기자

박인주 생명문화 상임공동대표는 개회사에서 "세월호 사건 100일에 즈음하여 반생명적인 제도와 정책을 개선하고, 반생명적 시설과 컨텐츠를 보완하며, 반생명적 정신과 습관, 태도와 자세를 바꾸고자 한다"며 "오늘 이 생명선언이 생명경시의 사회적 분위기가 생명존중의 분위기로 바뀌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반생명 사회가 생명사회로의 대전환 되기를 바란다. 뿐만 아니라 뜻있는 국민 여러분의 자발적이면서도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환영사에서 김경철 한국교통연구원 원장은 "우리 나라는 도로교통사고 사망자수 OECD 가입국 중 1위, 보행자 교통사고 1위 등 도로교통안전 분야에서 여전히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특히 국민들의 가슴에 커다란 아픔을 남겼던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을 다시 한번 반성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김 원장은 "단기적 시각의 임기응변적 대책을 양산하기 보다는 50년, 100년을 내다보는 긴 호흡으로근본대책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기후변화에 따라 재난이 더욱 대형화, 복잡화될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불확실한 미래에 충분히 대비하기 위한 교통안전 행정조직을 구축하기 위해 오늘의 정책토론회는 정부에 효과적인 대책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1부 생명한국 선언에 이은 2부 교통안전 정책토론회에서는 주제 발표와 종합 토론이 있었다.

모창환 한국교통연구원 교통행정법제실 실장은 <교통재난 예방과 대응을 위한 행정조직 개편방안>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모 실장은 ▲교통 재난의 진단 ▲정부조직 개편안 ▲정책 개선방향 등으로 나눠 발표했다.

먼저 그는 교통재난의 진단에 대해 교통재난의 반복은 조직학습의 부재로 봤다. 재난 사고의 교훈이 비지속적이라고 진단했다. 모 교수는 "교통재난이 발생하면 항상 후속대책을 논의하지만 임기응변적 대책만 과장하여 시행하고 근본적 대책은 무산된다"라며 "백서를 비롯한 재난관련 자료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아 교육용 등 활용이 불가하다"고 말했다.

정책집행 실행에 따른 교통재난 발생을 원인으로 짚었다. 재난학습 결과가 정책집행이 되지 않으면 재난이 재발생 되고 또 실질적인 재난방지 효과 산출을 위한 안정정책 집행이 필요하며 집행을 위한 예산, 인력이 요구되므로 갈등으로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조직학습의 부재로 교통재난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모 교수는 "재난과 작은 사고의 교훈이 해당조직에 능동적이고 전략적으로 학습되지 않을 때 재난이 재발생한다"며 "자극-반응식의 일방향, 수동적 학습으로는 재난 방지가 불가하다"고 봤다.

또한 그는 실요성 있는 컨트롤 타워가 부재하다는 것을 지적했다. "중앙의 컨트롤 타워 기능이 부재하다"며 ▲행정위계상 안전행정부 장관이 해수부 장관이나 해경청장을 통솔하지 못함 ▲평상시 교통분야 재난발생에 대한 자료수집, 정책평가, 모니터링, 통솔체계 관리 등 사전대비 부족 ▲교통분야 재난예방을 위한 안전규제, 안전점검, 교육·훈련 등 사전 재난방지체계 점검 결여를 지적했다.

아울러 안전관련 공공조직의 수동적 및 단기적 대응을 지적했다. 폐쇄적 체제로 인한 교통재난이 발생하며 시스템 동시 실패로 재난이 발생한다고 봤다.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서는 정부조직 개편안의 문제점으로 해운재난에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안을 문제로 봤다. 국가안전처 내 교통재난 행정기능이 미흡하며, 도로·철도·항공 재난방지 및 대응 행정 조직이 결여되어 있고 교통재난에 대한 해운위주의 불균형 접근을 하며 또 교통수단에 의한 교통참사에 대한 균형적 대응이 필요한 점을 언급했다. 이밖에 교통안전행정의 책무성 체계가 불명확한 점, 교통안전조정기구의 결여를 문제로 지적했다.

정책개선 방안으론 조직 안전 문화가 냄비 문화에서 뚝배기 문화로 변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정부, 언론 등은 재발방지를 선언하고 국회와 행정부는 제도개혁, 조직개편, 투자확대 등을 약속하고 또 언론와 시민단체는 사회안전문화 조성 등 추진을 약속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모두 잊어버리고 대형 재난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 그는 통합교통안전 컨트롤 타워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육·해·공 교통 안전결과에 최종 책임을 지는 중앙선도기관 필요 ▲교통안전 행정이 분산되어 실행력 없는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실질적 총괄기구 필요 ▲교통재난 관련 부처(국토부, 해수부, 안행부, 경찰청, 해경 등)의 이해조정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 상설조직 설치 필요 ▲교통안전조직의 책무성 체계를 분명히 하기 위해 성과협약을 활용하여 조직활동과 성과 연계 명확화를 주장했다.

아울러 안전행종조직을 개혁해야한다고 했다. 조직개편으로 장기적 정책시각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삼진 생명문화 이사(한국교통연구원 초빙선임연구위원)가 <교통안전 증진을 위한 KTSB 설치 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박성민 기자

이어 임삼진 생명문화 이사(한국교통연구원 초빙선임연구위원)는 <교통안전 증진을 위한 KTSB 설치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임 이사는 개인, 조직, 국가에 팽배해 있는 안전 불감증 노출을 우려했다. 국력에 맞지 않는 저급한 안전 수준으로 국력이 저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국가 차원의 안전 시스템 대변혁이 촉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전 시스템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임 이사는 "총체적 안전 불감증이 변화되어야 한다. 세월호 참사는 안전 불감증이 총체적으로 결합해서 나타난 대규모 희생"이라며 "사고 조사는 과거의 실패를 통해 미래의 사고를 막는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이사는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를 들었다. 먼저 NTSB의 '독립성'을 꼽았다. NTSB는 독립된 교통사고 조사 기관이다. 1974년 완전히 독립됐다. 정치적으로 독립됐고 기능적으로 독립됐다. 다음으로 '사실 규명과 중립성'을 들었고 또 '안전 권고'를 꼽았다. NTSB는 연방항공청(FAA), 연방철도청(FRA), 항공기제작사, 철도운영사 등 정부 부처, 기관 기업을 대상으로 안전을 권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투명성'을 들었다. 사실 정보가 Public dockket(사건기록부 또는 조사상황요약서)에 공개되는 것 등을 언급했다.

NTSB는 5명의 위원이 있는데 5년 임기이며 상원의 승인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들은 위원회 참여 외에 각종 강의, 교육 등을 활발히 수행한다. 주요 국가의 사고조사 기구를 보면 미국은 NTSB, 네덜란드는 OVV, 스웨덴은 SHK, 그리고 일본은 JTSB가 있다.

이에 임 이사는 우리 나라에 'KTSB' 설치를 권했다. 그는 우리 나라의 현황을 다음과 같이 짚었다. ▲안전문화 미성 ▲광범위하 안전 취약지대 ▲사고조사 독립성 부재 등을 언급했다.

KTSB 설치 방안으로 먼저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국무총리실 산하에 설치해야 하며 도로교통사고 기능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며 '사실 규명-사고 원인분석-안전 권고' 등을 핵심 기능으로 하는 순수 사고조사 기관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토론 시간에 양기근 원광대 소방행정학부 교수는 "경제적 성장도 굉장히 중요하나 정부가 국민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의 최고는 국민 안정이다. 독립성을 확보한 한국형 NTSB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충일 조선일보 도시문제 전문기자는 "기자를 하며 겪는 사건들을 봤을 때 저는 비관적인 생각이 든다. 큰 사건 하나 겪을 때마다 마지막이길 바라면서 뭔가 대칙이 세워지길 바라지만 기자를 하면서 보니,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며 "최근에는 열차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황당한 사고가 있었는데, 이런 일이 왜 생기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이 전문기자는 "우리 사회에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 사고 뒷처리를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고 토대로 해서 재발 방지를 위한 보안에 중점을 두는 게 아니라 처벌에 관심을 갖기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게 아닌가 한다"라며 "그래서 수십년 동안 반복되는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체적으로 이런 사고들이 꼬리를 무는 이유가 우리 사회 긴장감 없고 직업 의식이 없다. 이 두가지에서 계속되는 게 아닌가 한다"라며 "아주 느슨하게 긴장감 없이, 직업 의식없이 일 처리를 한다"고 비판했다.

허억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가장 중요한 건 국민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내 가족도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위기감을 갖고 안전 생활화에 노력해야 한다"라며 "실천 운동을 전개하며 동참하며 노력할 때 뿌리깊이 밖혀있는 안전 불감증의 의식을 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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