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군을 상대로 한 군대내 성범죄가 도를 넘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7일 육군 17사단장이 부하 여군을 성추행했다가 군 검찰에 넘겨진지 5일 만인 20일 또 다시 현직 중령(48)이 부하 여군을 성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군 검찰은 부하 여군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기 서남부지역 육군 모 사단 A중령(48)이 22일 오후 4시15분께 구속했다.

육군 관계자는 "A중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군인 등 강간 및 강제추행'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밝혔다.

앞서 A중령은 부하 여군을 성폭행한 혐의로 20일 긴급체포되어 22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A중령은 9월 중순께 술을 마신 부하 여군을 모텔에서 성폭행했으며 그 이후 자신의 사무실과 승용차 등에서 여러 차례 성추행한 혐의다.

육군 관계자는 "현재 피해자는 안전하게 보호 중이고 추가 피해를 방지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군은 이번 사안을 철저히 조사해 법에 따라 엄중 처벌할 예정"이라고 말해다.

이어 "가해자와 피해자는 같은 사단 참모본부에서 함께 근무한 사이"라며 "상급자와 하급자 관계인데, 자세한 것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밝힐 수 없다"고 언급했다.

A중령의 성폭행 사실은 피해 여군이 남자친구에게 알리면서 밝혀졌다.

육군 관계자는 "피해자가 군인인 남자친구에게 성폭행 사실을 알렸다"며 "남자친구가 이를 지인에게 알렸고 지인이 헌병대에 신고해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부대 회식 중에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까지 몇 명이 자리에 같이 있었는지 알려진 것은 없다.

육군 관계자는 "A중령은 성폭행 혐의를 일부 부인하고 있으며 변호사를 선임한 상태다"라며 "아직 조사 중이라 합의를 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언급했다.

A중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3시30분부터 진행돼 1시간여 만인 4시15분께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한편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광주 광산을)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여군(여 군무원 포함) 상대 성군기 위반 징계자 현황'을 보면 2010년 대비 2013년 발생건수가 4.5배 증가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0년에는 13건이었다가 2011년 29건, 2012년 48건, 2013년에는 59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도 8월 말 현재 34건에 달한다. 최근 5년간 발생한 성범죄만 183건이나 된다.

가해자들은 대부분 간부들로 집계됐다. 중대장(대위) 이상이 36.8%(59건), 상사 이하 초급간부가 41.2%(66명)에 달했다.

하지만 피해 여군은 하사가 59.5%(109건)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소위와 중위는 각각 7명과 12명이었고 대위가 20명이었다. 위관급 장교가 차지하는 비중도 21.3%나 됐다. 하사에서부터 위관급 장교까지 가리지 않고 성추행을 일삼은 것이다.

반면 성군기 위반자들에게는 대부분 경징계가 내려졌다. 최근 5년간 징계 현황을 보면 감봉(52명), 견책(35명), 근신(24명), 유예(12등) 등 경징계가 전체 160명 중 123명(76.8%)이었다. 정직(30명), 해임(5명), 파면(2명) 등 중징계는 37명으로 23.2%에 그쳤다. 솜방망이 처벌도 매년 성군기 위반이 증가하는데 한 몫하고 있었던 셈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윤후덕 의원은 17사단장 사건 직후 국감에서 "여군은 군 인력 자원의 5~6%를 담당한다. 국민과 여군에 지원하려는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며 "일벌백계해야 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여군들이 안심하고 안전하게 군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료사진은 지난 3월24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파이낸스센터 앞 광장에서 '고 오 대위 추모제'가 열리고 있는 모습. 고 오 대위는 지난해 10월 자신이 근무하던 강원도 화천군 15사단 인근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이후 일기장과 메모, 주변인들 진술을 통해 직속상관으로부터 지속적인 성추행과 잦은 야간근무를 강요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14.03.24.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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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성폭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