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1가 서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범국민 추모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문화제를 마친 뒤 피켓을 들고 행진 하고 있다. 2015.04.16.   ©뉴시스

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서울광장에서 추모제를 마친 참가자들이 광화문 광장 및 청와대까지의 행진을 벌였지만 경찰에 막혀 도심 곳곳서 충돌이 일었다.

경찰은 해산 명령에 불응하는 집회 참가자들에게 캡사이신을 살포하며 진압에 나섰다.

이날 서울 중구 시청 앞 광장에는 주최 측 추산 6만5000명, 경찰 추산 1만여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들을 비롯해 일반 시민, 대학생, 사회단체 등이 운집해 이날 오후 7시부터 9시께까지 1년전 그날을 추모했다.

오후 9시를 넘어 추모제가 마무리된 후 희생자 유가족들은 광화문 광장까지의 행진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집회 참가자들은 세종대로를 따라 행진을 시작했고, 유가족과 방송차량 1대가 행렬을 이끌었다. 차량에서는 "청와대로 가자"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경찰은 광화문 사거리 파이낸스 빌딩 앞 대로에 경찰버스로 차벽을 설치하고 집회 참가자들의 이동을 차단했다.

차벽에 가로막혀 더 이상의 행진이 불가능해지자 일부 유가족들과 4·16국민연대 등 참가자들은 청계천으로 방향을 바꿔 우회해서 행진했지만 이마저도 삼일교 부근에서 경찰에 막혔다.

성난 참가자들은 경찰버스 바퀴의 바람을 빼기도 했고 방패벽을 쌓은 의경들과 대치하며 길을 열어달라고 항의하며 몸싸움을 벌였다. 일부는 경찰이 세운 차벽을 주먹으로 치고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

경찰은 연신 "경찰차를 파손하는 행위는 위법행위"라며 "현재 벌이고 있는 집회는 불법집회이니 자진해산하기 바란다"고 방송했다.

오후 10시20분께까지 청계광장부터 삼일교 부근까지 길이 막혀 더 이상 청와대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지 못하던 행진 선두그룹은 종로2가까지 진입했다.

20분 가량 뒤인 오후10시47분께는 유가족을 포함한 18명 정도의 행진 참가자들이 종로2가 YMCA연합회 앞에 세워진 경찰 차벽을 올랐다.

단원고 2학년 7반 곽수인 학생 아버지는 경찰 차벽에 올라선 뒤 "세월호 CCTV에서 우리 애를 마지막으로 봤다. 왜 그걸로 마지막을 봐야하느냐"며 "왜 침몰되는 과정을 지켜보게 했나. 정부가 왜 구조하지 않았는지 끝까지, 정확히, 응어리 풀릴 때까지 강력히 해야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11시께 차벽 아래쪽에서 경찰과 대치하던 행진 참가자들에게 최루액을 살포하기도 했으며 이 충돌로 참가자 중 3명이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밤 11시 현재 광화문광장에 도착한 유가족 80여명은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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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추모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