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연 교수
숭실대 철학과 김광연 교수 ©기독일보 DB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성산생명윤리연구소는 최근 2019 기독교생명윤리대학을 개최했다. 이번 강좌에는 숭실대 철학과 김광연 교수가 생명정치를 강연했다. 그는 “생명정치란 20세기 스웨덴 정치학자 요한 로돌프 셀렌에 의해 주창된 개념”이라며 “국가를 하나의 유기체적 생명체로 보고 있다”면서 “국가의 개인 통제에 관한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그는 미쉘 푸코를 빌려 “국가는 개인에게 유전자적 개량을 통해 통제하고 관리하는 감시체 역할을 한다”며 “부적격자를 제거하는” 우생학의 도래를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생명공학의 발전에 따라, 우생학의 개념은 더 진화됐다”며 “이는 부적격자 제거가 아닌 우수한 종의 개량 목적으로 한 발 나아갔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개인에게 유전자 선택의 권리를 허용함으로, 스스로가 자유롭게 유전자를 개량할 수 있는 소위 ‘자유주의 우생학’이 발전됐다”고 역설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유전자 정치 개념이 등장했다”고 밝혔다. 즉 그는 “자유주의 우생학은 언제나 자본에 결탁해 권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자본이 있는 자만이 우수한 유전자 개량으로 거듭나, 자본이 없는 자는 사회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했다. 적자생존의 다위니즘(Darwinism)이 유전자 개량으로 가속화 된 것이다.

가령 그는 영화 카타카를 인용해 맞춤아기 시대를 전했다. 더구나 그는 “하나님의 손에 의해 창조된 자연적 아기가 아니”라며 “인간의 손이 좋은 유전자를 선별해, 우수한 인간으로 제작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기서 그는 “우수한 유전자를 지닌 사람은, 사회에서 상층부에 소속돼 그렇지 못한 사람을 지배할 가능성이 있다”고 재차 비판했다.

이른바 “호모 데우스(Homo Deus) 곧 유발 하라리가 제시한 불멸의 인간 등장”도 김 교수는 우려했다. 이처럼 그는 “트랜스 휴머니즘 시대, 인간이 하나님의 주권에 도전하는 일들을 경계해야 한다”며 “이를 막기 위해, 하나님의 형상(Imago Dei) 개념”을 설명했다. 다시 말해, 그는 “인간은 하나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존재로, 어느 누구도 어느 누구에게 지배받지 않을 존엄한 권리를 가진다”고 역설했다.

따라서 그는 “신학은 4차 산업시대를 향해 ‘인간 위에 인간이 있을 수 없음’을 외쳐야 한다”며 “가인의 피의 지배에서 예수의 낮아지심으로 회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소외된 자를 보듬으신, 계급을 타파한 진정한 평등 주의자였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그는 “4차 산업시대는 인간을 수단으로 대우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철학 개념으로 칸트를 제시했다. 그가 인용한 대목은 이렇다.

 “너는 너 자신의 인격에 있어서나 아니면 다른 모든 사람의 인격에 있어서의 인간성을 단지수단으로서가 아니라 항상 동시에 목적으로서 대우하도록 행위 하라” (칸트(Kant), 『도덕형이상학 원론』)

그래서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간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대우하기 쉬운 때”라며 “칸트는 나와 너가 서로를 목적으로 대우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철학, 곧 형이상학이 인간성을 상실하지 않도록 하는 완충역할을 해왔다. 다만 그는 위르겐 하버마스를 빌려 “과학기술의 개입으로 인간이 지향해야 할 규제적 이념이 상실했다”며 “인간의 자연성은 상실되고, 점점 기계처럼 인공화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한편 류영준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뇌신경 윤리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전했다.

김광연 교수 성산생명윤리연구소 기독교생명대학
©김광연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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