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모 교수
류현모 교수

모든 사람은 자기 나름의 세상을 바라보는 틀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세계관이다. 한 사람의 세계관은 주변의 제한된 환경으로부터 물과 영양분을 공급받는 나무의 뿌리와 같다. 같은 나무라도 토양이나 기후에 따라 현저히 다른 성장과 결실을 보이는 것과 같이 한 사람의 세계관은 태어난 국가, 지역, 가정, 교육에 의해 결정적인 지배를 받는다.

세계관을 선글라스에 비유하기도 한다. 선글라스 알의 색깔에 따라 투과하는 빛의 색깔이 다른 것처럼 다른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은 같은 상황에 대해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해석 한다. 각 사람은 자신이 선택하고 받아들인 정보에 따라 생각하고 그 생각에 따라 결정하고 행동한다. 선택이 달라지면 행동이 달라지고, 습관이 달라지고, 인격이 달라져 마침내 삶의 열매가 바뀌게 된다. 이처럼 중요한 세계관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식하지 못하고 고민 없이 살아간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누구에게 영향 받는 지도 모른 채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그리스도인들은 더욱 민감하게 자신의 세계관을 살펴보아야 한다. 만약 그리스도인이 비그리스도인과 동일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면 그의 삶은 과연 어떤 열매를 맺게 될 것인지! 성경은 “무릇 지킬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잠 4:23)라고 가르치고 있다. 마음과 생각에 세계관에 따른 선택적 정보가 입력되어, 우리의 행동, 인격, 그리고 삶의 열매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나는 유교적, 불교적, 샤머니즘적 세계관이 뒤섞인 우리나라의 전통적 가정에서 성장했다. 그리스도인 아내와 결혼 후 명목상의 기독교인으로 20여년 생활을 하다 40대 중반에야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났다. 성경을 읽고, 암송하고 또 연구하면서, 교회 속에서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사역을 대하는 나의 태도가 많이 변화한 것을 느꼈다. 아버지학교를 수료하고 스태프로 섬기면서 가정 속에서의 변화한 나를 가족들이 인정해 주었다.

그러나 교회와 가정 밖에서의 나의 삶에는 7~8년의 세월이 지난 후에도 별 변화가 없음을 어느 날 충격적으로 깨닫게 되었다. 이때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David Noebel의 “Understanding the times”(Understanding the Times: ed. David Noebel, Summit Ministries)라는 책을 통해 기독교 세계관을 접하게 되었다. 50페이지 분량의 이 책의 서문을 읽으며 세계관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딸과 함께 번역하여 “충돌하는 세계관”이라는 제목으로 2013년 출판하게 되었다. 책을 번역하고 교정하는 과정에서 나에게 세계관에 대한 고민과 통찰이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유교적, 불교적, 정령 신앙적 기반과 무신론적 교육에 의해 세워진 세계관의 기반은 그대로 둔 채로 그 위에 성경적 세계관이 잘 어울리도록 적당히 끼워 맞춘 것이었다. 그리고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끼고 있는 세계관의 선글라스가 어떻게 자기에게 씌워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고민 없이 혹은 고민은 되지만 어쩔 방법이 없어서 그냥 그대로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손길을 꼭 필요로 하는 자리가 당신의 눈에만 보이면 그곳이 당신의 사역지”라는 부르심에 순종하여,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세계관 정립”의 중요성을 이곳저곳에서 강의하게 되었다.

2013년 책이 출판되었을 때 세계관의 중요성은 많은 분들이 인정했지만, 왜 우리가 동성애, 이슬람, 마르크스-레닌주의까지 알아야하는지 반문하신 분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후 한국사회는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였고, 나의 눈 앞에서 극명하게 충돌하는 세계관을 목격하고 있다. 퀴어축제, 동성애자의 커밍아웃, 차별금지법 입법 시도, 낙태금지에 대한 위헌 판결, 생활동반자법 입법 시도, 동성결혼합법화 시도 등 네오막시즘을 기반으로 한 세계관이 기독교세계관의 근간이 되는 가정, 성, 생명의 윤리 기준을 통째로 뒤엎으려는 시도들을 보고 있다.

안토니오 그람시의 가르침에 따르는 반기독교 세계관을 가진 이들이 숨죽여서 해오던 진지전을 이제는 힘을 바탕으로 법과 제도를 갈아엎으려는 기동전을 수행하려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국내에 유입된 많은 무슬림들이 그들의 세계관을 자기들이 거주하는 곳에 확장하고자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자유주의, 상대주의, 종교다원주의, 그리고 포스트모던주의 등 하나님을 대적하여 스스로 높아진 이념들이 도처에서 우리의 눈과 귀를 유혹하고 있다.

호세아에서 하나님은 “내 백성이 지식이 없어서 망하는도다”라고 한탄하신다. 이제 이 땅의 거듭난 그리스도인은 기독교와 교회를 공격하는 세상에 대해 자신을 변호하고 믿음을 변증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십자가의 사랑 안에서 그들을 품고 진리의 길로 인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세상을 아는 지식이 모두 필요하다.

이 칼럼을 통해 현재 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세계관들을 소개하려 한다. 각 세계관들과 기독교 세계관의 차이를 분별할 수 있게 함으로써 우리의 기독교 세계관 속에 오염된 다른 세계관의 요소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다른 세계관을 가진 비 그리스도인들에게 기독교 세계관을 어떻게 변론하며, 복음을 소개할 지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기독교세계관 정립 과정에서 나에게 허락하신 로마서 12장 2절 말씀의 은혜가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에게 있기를 기도한다. 하나님의 뜻에 어긋난 이 세대를 분별할 수 있는 지식과 지혜를 주시길, 그리고 그 분별을 통해 오직 주 만 따르고자 하는 감정적, 의지적 동기까지 제공할 수 있기를…

묵상: 지금까지 나의 세계관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해 본적이 있는가?

류현모(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분자유전학-약리학교실 교수, BK21플러스 치의학생명과학단 단장)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독교 종합일간지 '기독일보 구독신청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