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학이라는 오래된 학문을 공부하는 것은 매우 유익한 일이다. 바른 신학 공부는 거룩하신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더하고 하나님을 경외하게 한다. 나 자신을 낮추고 겸손의 길을 걷게 한다. 항시 경건의 마음을 품게하며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신학을 공부하는 모든 신학도가 먼저 깨달아야할 것은 신학이라는 학문은 오래된 학문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2000년이 넘게 수많은 이들이 공부해온, 매우 까다로운 학문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학문을 대할 떄 막 공부할 수가 없다. 너무나도 방대한 데이터가 쌓여있기에 신중하고 효과적으로 신학을 공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내가 제안하는 신학공부 방법은 다소 따분할 수 있지만, 정통신학을 공부하는 정도(正道)라고 생각한다. 왕도는 아니다. 다만, 정도이기에 한번 머리속에 쌓이면 쉽게 그 실력은 부서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처음에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바로 “정통신학”을 공부하라는 것이다. 신학에는 크게 정통신학, 자유주의 신학, 신정통주의 신학이 존재한다. 정통신학은 초대교회의 신학전통을 이어받아 종교개혁의 정신을 강조하며 이성보다는 믿음을 강조하는 경향을 갖는다. 오늘날의 대부분의 복음주의권 교단들이 채택한 신학적 흐름이다. 반면, 자유주의 신학은 초기에는 기독교를 변호하고자 등장하였으나 끝내 정통신학을 거부하고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자유주의 신학은 믿음보다 이성을 중시한다. 반면, 신정통주의 신학은 자유주의 신학에 대한 반발로 독일에서 시작되었으며 믿음과 이성의 조화를 중요시 여긴다. 다만, 성경의 영감에 대해서는 정통신학과 다른 이해를 갖기에 정통신학과 결국 다른 노선이라고 볼 수 있다. 신학을 처음 공부하는 자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탄탄히 신학적 지식을 쌓는 것이다. 처음부터 자유주의 신학이나 신정통주의 신학을 공부하면 학문을 쌓아올리기 쉽지 않다. 왜냐하면 결국 자유주의 신학과 신정통주의 신학을 이해하려면 정통신학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신학공부의 정도를 밟으려면 정통주의 신학을 공부해야 한다.
신학 공부방법에 앞서, 신학이라는 학문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신학이라는 학문의 구성요소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신학은 크게 조직신학, 성경신학, 역사신학, 실천신학 이렇게 네 가지 영역으로 구성되어있다. 조직신학이란 성경 66권속에 흐르고 있는 논리적이고 조직적인 흐름을 유기적으로 엮어가며 형성되는 논리를 설명하는 학문이다. 교리와 신조가 대표적이라고 볼 수 있다. 성경신학은 구약과 신약으로 나눠지는데, 성경 각권, 각 구절을 깊이 있게 파헤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과거에는 조직신학 안에 성경신학이 들어있었으나, 신학이 발전하면서 성경신학이라는 독자적인 학문으로 떨어져 나왔다. 역사신학은 그리스도교의 역사에 대해서 살펴보는데, 특히 교회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교회사라는 학문이 대표적이다. 실천신학은 조직신학, 성경신학, 역사신학에서 배운 이론들을 바탕으로 교회사역현장에서 어떻게 신학을 써먹을 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기독교교육학, 선교학 등이 대표적이다.
이제 신학이라는 학문을 구성하는 요소에 대해 알았으니, 무엇을 어떻게 공부할 지 고민해보자. 내가 제안하는 방법은 교리로 대표되는 조직신학과 성경신학을 왔다갔다하면서 계속해서 공부해가는 방안이다. 즉, 당신이 장로교인이라면 장로교의 신앙고백인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등에 대해서 충분히 학습하고 성경 속에서 해당 교리와 신앙고백이 잘 드러났는지 확인해가며 성경을 공부하는 것이다. 즉, 교리와 신조를 먼저 연구하고 후에 성경 자체를 연구하는 것이다. 교리와 조직신학을 먼저 공부하면 성경과 신학에 대한 전반적인 틀이 잡힌다. 전반적인 틀이 잡혀야 세부적인 사항들이 머릿속에 들어간다. 그렇기에 조직신학은 매우 중요한 학문이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벨직 신앙고백서, 도르트신조와 같은 신앙고백을 다룬 책들을 100권정도 읽어가며, 성경을 연구하라. 당신은 분명 귀한 보물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처음 성경을 연구할 때는 단권주석을 보기보다는 개론서와 스터디바이블의 도움을 받아 연구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신앙위인들의 전기와 종교개혁사를 공부하라! 신앙위인들의 전기를 통해 하나님께서 신앙인을 어떻게 사용하셨는지를 처절히 느낄 수 있다. 또한, 종교개혁사를 통해 로마 가톨릭의 문제와 개신교의 정신과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해본다면 개신교 신학을 공부하는데에 큰 유익을 얻은 것이다. 교리와 교회사를 충분히 공부하면 이단, 사이비 문제에도 잘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게 된다. 기독교의 이론이 되는 조직신학, 성경신학, 역사신학을 모두 탄탄히 공부하면 실천신학이 꽃피게 된다. 그리고 실천신학의 정점에는 전도학이라고도 불리우는 선교학이 우뚝 서있다.
조직신학과 성경신학을 공부하는 동시에 당신이 계속해서 평생동안 해야할 일은 바로 성경통독이다. 성경을 구절만 읽는 것이 아니라, 66권 전체를 통째로 읽는 것을 통독이라고 하는데, 내가 추천하는 바는 자신의 나이만큼 성경통독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살이면 성경 전체를 20번 읽고, 50살이면 성경전체를 50번 읽는 것이다. 이런 식이면 최소한 1년에 성경 일독은 목표로 하게 될 것이다.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사역자를 꿈꾼다면, 진정한 신학도라면 성경 전체, 각 구절들이 머리속에 조금이라도 남아 있어야한다. 그렇기에 이러한 극단적인 각고의 노력을 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성경 10독을 했을 때, 성경의 전반적인 흐름이 느껴졌고 성경 30독을 했을 때야 성경의 구절들이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암송이 되는 놀라운 일을 경험했다. 신학교를 들어가기 전에 자신의 나이만큼 성경을 통독하길 추천한다. 신학교의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는 생각보다 성경읽기가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어와 영어 이렇게 두 가지 언어로 통독해보는 것을 추천하며, 평생에 걸쳐 성경 100독을 목표로 버킷리스트 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성경은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아닌가! 또한, 성경을 읽을 때 중요한 점은 바로 하나님의 마음에 공감하는 것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마음이 담겨 있는 책이다. 만약 당신이 성경을 읽고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공감이 되었다면 큰 수확을 거둔 것이다.
성경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알게 되었다면, 이제는 성경66권 통째를 유기적으로 연결해서 읽어 내야할 차례이다. 파편적으로, 부분적으로 머릿속에 남아있는 성경지식들을 성경 66권 전체 속에 흐르는 한 가지 논리적 흐름으로 연결시키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경 66권 전체를 관통하는 논리적인 흐름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절대 주권을 가지신 하나님께서 죄인인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예수님을 보내셨고 결국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을 통해 죄인된 인간이 회복된다는 것이다. 이것을 기독교세계관에서는 창조-타락-구속-회복 네 단계 순으로 설명하기도 하며, 복음주의 역사관에서는 구속사관이라고도 이야기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성경 전체를 읽으려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서는 ‘성경2.0(김동순,CM Creative 출판)’, ‘어성경(이애실, 성경방 출판)’ 책들을 추천하니 한번 확인해보라.
신학을 공부하는 과정은 이성적인 작업이다. 그러나 이성적인 영역에만 머물면 우리의 영성은 마비된다. 성경을 연구하는 것과 동시에 지속적인 기도생활은 필수이다. 신학은 다른 학문과 다르다. 신학을 보고 경건학문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하나님과의 지속적인 교제를 기도를 통해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경건해지지 못할 것이다. 매일 최소 1시간 이상 기도하는 습관을 가져라. 기도실, 예배당 등 기도하는 장소를 특별히 마련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특별히 새벽예배의 경우가 나에게 있어서 큰 도움이 되고 있는데, 매일을 새벽예배로 시작하면 1시간 이상 기도하는 습관을 쉽게 기를 수 있다. 기도에 힘쓰되 성경연구와 함께 병행한다면 앞으로 신학을 하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성경연구라는 이성적인 행위가 기도라는 감성적인 행위와 만나게 되면 엄청난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신학생으로서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복음 전파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품는 것”이다. 기독교 신앙은 아름답다. 나만 이렇게 좋은 것을 누릴 수 없다는 순수한 동기를 품고서 주변인들에게 기독교 신앙을 기회가 될 때 전파하라! 물론, 전도는 쉽지 않다. 전도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찰스 스펄전 목사의 말처럼 복음은 사자와 같아서 당신이 복음을 풀어놓는다면, 복음을 스스로 포효할 것이다! 젊은 신학도여, 복음을 전하라! 복음 전파의 열정을 품고 하나님의 비전을 가슴에 새겨라. 하나님께서는 분명 당신의 삶을 통해 수많은 열매를 맺으실 것이다. 여럿이 복음전파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품을 때, 교회는 부흥하리라고 믿는다.
신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매일 매일 인격훈련을 겪는다. 하나님께서는 깨끗한 성품을 갖춘 자를 들어쓰시기에 신학도는 인격훈련에 힘써야 한다. 경건해지기 위한 과정은 쉽지 않다. 불필요한 말을 줄이고 비속어는 쓰지 않도록 하자.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 시청도 줄여야 한다. 점차 마음과 생각이 거룩의 과정으로 나아가야 한다. 성화의 삶을 살려고 아둥바둥치는 신학도가 우리 모두 되어야 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큰 그릇, 작은 그릇 모두 필요하시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깨끗한 그릇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지식적 공부가 충분히 되었다고 판단한다면, 성경 원어와 학술언어를 공부할 차례이다. 성경원어로는 히브리어와 헬라어가 대표적이다.(아람어도 있지만, 아람어는 구약 전공자에 한해서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히브리어와 헬라어를 능숙하게 읽어낼 수 있어야 성경 원전을 강해할 수 있다. 귀찮더라도, 요즘 성경 프로그램이 잘 되어있더라도 계속해서 히브리어와 헬라어를 공부하라! 설교자의 역량은 성경원어를 얼마나 잘 해독할 수 있느냐에서 나온다. 뿐만 아니라, 영어를 놓치지 말아야한다. 최근의 신학 자료는 모두 영어로 되어있다. 영어 공부도 평생이다. 욕심낸다면, 라틴어까지 도전해보라. 서양의 학술언어는 라틴어였기에 기독교강요와 같은 위대한 고전은 대개 라틴어로 되어있다. 라틴어를 하지 못하면 읽어내지 못하는 고전이 대다수다. 특히 개혁주의 신학을 하는 이는 기독교강요를 읽어내기 위해서라도 라틴어 공부를 해봄을 추천한다.
기독교의 역사는 오래되었기에, 기독교와 성경을 배경으로 한 고전책들이 엄청 나게 많이 출간되어있다. 나는 신학을 공부하는 당신이 실시간마다 기독교 고전을 가까이 하길 바란다. 천로역정, 기독교강요, 찰스 스펄전 설교집 등 다양한 기독교 고전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요즘에는 오디오북으로도 기독교 고전을 접할 수 있으니 책읽기가 어려운 이들은 오디오북을 통해서라도 기독교 고전을 읽어보길 바란다. 특히 나는 신학도들이 고전설교집을 읽어보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데, 이는 고전 설교자들의 설교가 현대 설교자들의 설교와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직접 고전 설교자들의 설교를 듣고 그들의 설교는 무엇이 다른지 확인해보라! 그들은 복음의 정수를 알고 있었다고 나는 당연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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