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연 교수(숭실대, 한국생명윤리학회 이사)
김광연 교수(숭실대, 한국생명윤리학회 이사)

스티븐 호킹 박사, '초인류(superhuman)'가 등장 언급

4차 산업 혁명이 시작되었다. 인류는 점차 생명공학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발전시키면서 생명연장의 꿈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앞으로 인류는 유한한 생명을 무한하게 연장할 수 있게 되었고, 신체의 각종 장기를 기계로 대체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

영화 가타카(Gatta)는 '맞춤형 아기'를 소재로 다룬다. 이 영화에서 부부는 아이의 유전자를 마음대로 선별할 수 있어서 우성 유전자를 가진 아이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영화 속 생명공학자는 각종 질병 유전자를 제거되고 우수한 유전자만을 골라 편집하여 '슈퍼 베이비'를 만들고 있다. 이 공상과학 같은 영화가 현실이 되고 있다. 멀지 않아 인류는 우성 유전자만을 선별해서 생명 연장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1984년에 개봉된 영화 터미네이트(The Terminator)는 기계가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공지능 로봇을 소재로 다룬다. 그 이후 여러 후속편이 등장 하였는데, 오늘 우리는 그 공상과학 영화를 현실에서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류는 이제 인공지능 기술 및 신체증강 기술을 통해 생명연장을 현실세계에서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얼마 전 기사에서 스티븐 호킹 박사는 유전자 조작 기술 등 과학 기술 덕택으로 '초인류(superhuman)'가 등장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을 다뤘다. 이젠 인류 공동체는 호킹 박사의 예견처럼 초인류가 등장할 시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생명공학 기술의 발전으로 인류는 우수한 유전자만을 골라 태어나는 슈퍼 베이비가 등장하게 될 것이고, 앞으로는 우성 유전자를 가진 인류가 등장하게 될 것이다.

이미 우리 시대는 '호모 데우스(Homo Deus)'를 경험하고 있다. 호모 데우스는 신의 영역에 도전하여 생명을 연장하는 기술을 보유한 인간을 말한다. 이 존재는 생명의 유한성을 극복하고 무한으로 연장가능하게 되었다. 유전자 편집 기술로 인류는 '신놀이(Playing God)'를 하는 호모 수페리오르가 되고 있다. 호모 수페리오르는 불멸의 존재, 죽지 않는 존재가 되어 신의 영역이었던 사후 세계를 인정하지 않게 될 것이고 인류는 이런 존재가 되어 삶의 유한성을 상실하게 될 수도 있다.

죽지 않는 인간, 영생을 꿈꾸는 인간은 더 이상 신을 인정하지 않게 될 것이고 이 존재는 더 이상 자신의 삶에서 '신의 요청'이 필요 없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불멸의 존재는 행복할까? 죽음이라는 유한성이 없는 삶은 행복할까?

삶의 유한성이 주는 가치

하지만 불멸이 아닌 사멸성을 지닌 생명은 또 다른 가치를 가진다. 인간의 유한성이 주는 가치는 현실의 삶을 살아갈 이유와 목적을 제시한다. 영원히 죽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은 삶의 절실함과 소중함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불멸의 호모 수페리오르가 설령 죽음에서 자유롭다고 해도 그 존재는 유한성의 끝자락에서 삶의 끝이 무엇이고 그 끝에서 과거 삶에 대한 반성과 후회 그리고 사후 세계의 그리움을 경험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죽음이라는 실존은 우리에게 단지 생물학적 죽음을 넘어 삶의 절실함과 가치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 주고, 사후 세계에 대한 동정과 그 신비한 영역에 대한 갈망을 제공해 준다. 죽음은 인간에게 종교적 실존을 제공해 주고, 그 종교적 실존에서 인간은 초월적 존재 즉 신을 요청하게 된다.

슈퍼 휴먼, 생물학적 유한성과 불멸성만을 추구하는 존재는 생명을 무한하게 연장할 수는 있으나 유한한 삶의 인류 공동체에서 서로 돕고 위로해 주고 아파해 주는 '인간미'를 더 이상 경험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지금 생물학적 무한성, 죽지 않는 초인류가 오고 있다. 우리는 지금 유한성과 무한성의 경계선에서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유한한 삶의 가치가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신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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