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택인 연구원(왼쪽에서 세번째)은 "바르트의 변증법적 신학이 답이 없는 신학이다고 비판을 받기도 하는데 왜 그럴 수 밖에 없었을까 그 부분을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상아 기자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현대기독연구원 겨울강좌 〈김균진의 '현대신학사상' 강독 세미나〉가 정택인 연구원을 강사로 이달 26일부터 3월 16일까지 매주 월요일 오후 4시부터 성공회 강남교회 2층에서 열리고 있다.

김균진의 현대신학사상은 '20세기 현대 신학자들의 삶과 사상'이라는 부제처럼 50년간 신학 연구에 정진해온 김균진 교수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격변기라고 일컫는 20세기의 상황에 따른 다양한 신학사상과 진술들을 소개하고 있다.

김균진 박사는 한신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한 후에 연세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서 석사학위(M. A.), 독일의 튀빙겐 대학교에서 몰트만 교수의 지도로 신학박사 학위(Dr. theol.)를 받았다. 이후 1977년부터 2009년까지 연세대학교 신과대학과 연합신학대학원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26일 정택인 연구원은 제1부 현대신학의 시작과 형성 부분의 첫 시간인 '칼 바르트의 변증법적 신학'을 다뤘다. 그는 바르트가 말만 하면 성경구절을 언급하는 나쁜 의미에서의 성서주의자로 동료신학자들에게 비판을 많이 받았다며 이에 대한 바르트의 입장을 소개했다.

"문자주의라는 의미의 성서주의는 인정할 수 없지만 성서 전체를 관통하는 중심 주제 속에서 텍스트를 해석한다는 의미에서 성서주의의 명칭은 이해할 수 있다. 바르트는 이러한 해석을 가르켜 '신학적 성서 해석'이라고 부른다"(58p)

정 연구원은 "이런 부분은 로마서 1판부터 계속 나오고 있다. 성서 안에 핵심 정신과 주제들을 온당하게 다루어야 된다라는 것이 바르트의 해석학적 주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하며 "'성서는 그 자체에서 성서의 정신으로 해석해야 한다'(58p)는 개신교 정통주의의 신학원리, 종교개혁의 원리이기도 했는데 그런 원리들을 다시 천명하기도 하고 그런 것으로 인해서 비판을 받다"고 소개했다.

이어 "하나님 서술이 어떻게 가능하냐고 물었을때 계속해서 바르트가 하는 얘기는 신앙을 주심으로써 성령을 주심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이 인격적으로 드러났다는 거기에 집중할때 신학적 서술이 가능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죄인된 인간이 하나님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이나 가능성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면, 하나님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가능한가? 이 가능성은 전적으로 하나님 자신에게 있다. 먼저 하나님 자신이 인간에게 자기를 객체로 세우시고, 그의 말씀을 통하여 인간에게 객체로 등장하심으로써 하나님 인식의 문제가 인간에게 비로소 제기된다. 따라서 하나님 인식의 제1차 주체는 하나님이다. 인간은 제2차 주체이다. 인간 주체는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하나님에 의하여 세워진 주체이며, 제1차 주체의 행위를 따르는 주체에 불과하다"

그러면서 "본질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이해는 하나님의 은혜에 있다. 하나님의 은혜가 없다면 말씀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불가능하다. 그것은 은혜를 주신 하나님에 대한 신앙 가운데서만 가능하다"(64p)는 입장이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64페이지 맨 마지막에 보면 여전히 '숨어계신 하나님'을 이야기한다. '그것은 그의 대상에 의해 언제나 항상 부적절하고 그의 대상에 비교될 수 없음에 의해 공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러니까 심지어 64페이지 맨 마지막에는 '기도를 해야된다. 실존적으로 기도하면서 신학해야된다'는 이런 입장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이 바르트 신학의 중점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들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 파트는 바르트 신학에 대한 평가인데 사실 바르트의 신학에 대한 비판이다. 긍정적인 평가는 처음 몇줄에 짤막하게 나와 있다. 하나님을 강조하고 절대타자성을 강조하고 계시의 강조성을 얘기하고 성령의 활동들 이런 것은 상당히 좋은 부분이라고 한다. 뒷 부분부터는 '그러나' 하면서 비판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원형으로 둘러 앉은 상태에서 강의가 진행됐다.    ©오상아 기자

정택인 연구원은 "바르트 이후의 서구 신학자 특히 유럽 신학자들이 바르트를 비판할때 가장 큰 문제점은 '판넨베르크가 지적하듯이 바르트 신학의 가장 큰 한계는 역사 상실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66p) 물론 바르트가 정치적으로 반히틀러 활동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 계시에 대하여 거의 알레르기적 거부 반응을 보인 그의 신학은 세계와 역사의 지평을 자신의 신학적 사고관에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66p)고 김균진 박사는 평가한다"고 말했다.

또한 "바르트가 예수 그리스도를 강조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상 바르트의 신학을 보면 바르트가 강조하는 것은 그 이전의 초역사 영원 이야기 예수 그리스도가 이땅에 오기 전에 이야기 삼위일체로 계실 때의 이야기이다. 그는 그 이야기를 근거로 신학을 전개하고 있다. '예수 안에서 예수의 계시 안에서 삼위일체를 본다'(67p)고 이야기한다"며 "바르트의 입장을 따라가보면 삼위일체의 끝은 영원 전에 계시는, 우리가 알수 없는 세계이다. 바르트는 사실 알 수 없으니 말하지 말아야 된다는 입장이었는데 결국은 영원한 삼위일체가 근거가 되는 모순적 논리가 발생한다. 또 예수에게 집중하라고 이야기 해놓고 영원 전 삼위일체로 돌아가는 이런 한계들이 있다. 그럼 이 세상에 계시는 뭐냐고 이야기했을때 '계시 사건 속에 일어난 것은 영원한 아버지의 영원한 아들 영원한 성령의 내재적 삼위일체 속에서 일어난 것의 드러남에 불과하지 않다'(67p)고 한다. 역사 안에 계시 사건은 모상(模相)에 지나지 않는다"고 정 연구원은 지적했다.

이어 그는 "여전히 몰트만의 입장에서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일어나는 것은 하나님의 영원한 내재적 삼위일체 안에 결정돼 있는 것이 일종의 연기처럼 전개되는 것이고 영원히 결정지어질 원상(原象)의 모상에 지나지 않느냐는 비판이다. 그렇다면 인간 역사라는 것은 드라마 아니냐 이런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성을 상실한 것이 아니냐는 이런 비판을 계속 받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이 인간의 역사가 전개됨에 따라 인간의 역사 속에서 같이 활동하시고 역사하시고 인간을 만나시고 새로움들을 창출하시고 그런 것들이 아니라 바르트 신학에서 계시 사건은 이미 영원 전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인식하는 것 아니냐 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정 연구원은 "계시의 사건적 성격이 인식의 영역으로 축소되는 것이다. 계시가 인간한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일어난 일이 전달될 뿐이며 인식될 뿐이라면, 사실 이것도 하나의 영지주의 아니냐 하는 비판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런 맥락에서 영원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인류를 다 구원으로 선택했다고 말할 때의 보편구원론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바르트는 보편화해론을 얘기했지 보편구원론을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선택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여전히 가진 멸망의 가능성, 그 여지는 인정하는데 확정적으로 얘기하지는 않는다. 보편구원론이냐 보편구원론이 아니냐 하는 것은 바르트를 읽는 사람마다 해석의 차이가 있다. 그런 부분은 여전히 논의가 될만한 부분들이다"고 말했다.

이어 "71페이지에도 계속 나오는 것은 계속해서 역사적 차원이 상실됐다는 말이다. 사실 김균진 선생님은 몰트만 제자이시다 보니 몰트만 신학의 입장에서 바르트 신학을 비판한다. 우리가 성경을 보면 성경에서의 하나님 계시는 단순히 영원을 인식하는 것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역사 속에서 새로운 미래를 약속해주고 새로운 미래로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끌어주고 희망을 불러 일으키는 부분인데 그런 부분이 바르트 안에서는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고 몰트만 신학의 입장에서 계속해서 비판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르트가 로마서 주석 2판 이후에 이야기하는 종말론은 역사적 의미에서의 종말론이라기보다는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표현인데 순간 속에서 영원을 경험하고 현존을 체험하면 그게 하나의 종말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 것 때문에 바르트의 신학은 종말론을 이야기함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차원이 전혀 상실된 것이 아니냐 이야기 해볼 수 있다"고 했다.

정 연구원은 "화해 사건을 인식하는 것만 이야기하다보니 창조, 자연이라는 것도 그리스도 안에서 화해 사건의 악세사리에 지나지 않는다. 부수적인 무대 배경, 드라마 배경에 지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그러다보니까 바르트 이후 서구신학자들이 자연문제, 생태문제에 대해서 무관심할 수 밖에 없게 되지 않았나 하는 얘기들도 나온다. 이런 측면에서 바르트 신학의 폐쇄성과 한계성을 가진 것 아니냐 비판들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덧붙여 그는 "'하나님의 인간성'이 언급됐는데 바르트의 이 짧은 논문을 관심 있는 분들은 읽어 보았으면 좋겠다. 거기서 바르트는 '변증법 신학을 이야기했을 때 극렬하게 부정을 얘기할 수 밖에 없었던 시대적인 상황이 있었다. 나의 독자들이 그런 것들을 고려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내가 그런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었고 그런 레토릭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던 그런 부분들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다음 단계에서 교의교의학 신학을 전개할 때 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이 인간이 없으면 안되고 인간을 필요로 하고 인간과 함께 하시는 하나님인지에 대해서 또 강조해서 이야기할 수 밖에 없었는지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너무 극단적인 입장으로 갔던 부분에 대해서 독자들이 이해를 해줬으면 좋겠다 그런 이야기들을 한다. 변증법적 신학이 답이 없는 신학이다고 비판을 받기도 하는데 왜 그럴 수 밖에 없었을까 그 부분을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이날 강좌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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