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총회 인권위원회(위원장 한상영 목사)가 최근 총회인권선교정책협의회를 통해 해외입양제도의 명암을 살피고 입양 당사자들의 인권 문제를 되짚어 본 가운데
예장통합총회 인권위원회가 최근 개최한 총회인권선교정책협의회 참석자들의 모습. ©예장통합총회 사회봉사부 홈페이지 갈무리

[기독일보 이나래 기자] 예장통합총회 인권위원회(위원장 한상영 목사)가 최근 총회인권선교정책협의회를 통해 해외입양제도의 명암을 살피고 입양 당사자들의 인권 문제를 되짚어 본 가운데, 전국입양가족연대가 목회자협의회(이하 협의회)가 이에 대해 "일부 비극적인 모습만을 전체인양 비판만 하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은혜를 망각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며 "무조건적인 반대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반박해 관심을 모았다.

예장통합총회 인권위원회는 총회인권선교정책협의회에서 '2018 총회 인권선교정책협의회 선언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모든 입양 당사자들이 겪는 편견과 차별을 거부하고 ▶해외입양에 관하여 정부가 적극적이며 포괄적인 관리 주체의 역할을 감당할 것을 촉구하며 ▶간절하고 다급한 마음을 모아 헤이그국제아동입양협약에 관한 정부의 비준을 촉구한다고 했다. (관련기사: "해외 입양아동·친생부모·입양부모 모두 하나님의 형상")

그러나 협의회는 입장문을 통해 "대한민국의 해외입양이 선언문에 언급된 바, 한국전쟁 고아로부터 시작됐다"고 밝히고, "극도로 피폐해진 경제상황, 혈연중심의 유교사상, 국가로부터 방치된 국민들의 야만적인 삶 등 당시 시대적 상황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선언문에서는 이런 고민 없이 무조건 해외입양에 대한 반성적 성찰 만을 언급한다"면서 "거기에 입양을 단지 사회적 미덕이라는 짧은 표현으로 미화시키는 것은 입양가족에 대한 참된 이해가 부족해서"라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선언문 중, 수십년간 성공한 해외입양인 이야기로 덮어 온 현실이라는 문장은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하고, "성공한 사람보다 더 많은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입양을 통해 양부모를 만나고, 그 가정에서 가족들로부터 받은 사랑이 얼마나 고귀한 것인지를 외면하고 있다"면서 " 선언문에는 해외입양을 반대하는 의도는 있지만 사랑으로 양육되는 가정의 소중함은 외면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협의회는 "해외입양에 대해 인권침해 등의 문제를 제기하셨는 바, 구체적이고 정확한 통계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일부 불행한 삶을 살아야 했던 해외입양인의 시각으로만 말한 것"이라며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진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 하는 기독교적 인권 개념이 아닌 자유주의 신학에 기반한 세속적이고 유물론적인 인권 개념에 입각하여 입양을 바라보는 소수 목회자의 시각"이라 비판했다.

때문에 협의회는 "선언문이 해외입양으로 긍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입양당사자와 미래에 해외입양을 통해 동일한 기회를 얻을 수도 있는 이해 당사자의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고,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역사하심마저 폄훼할 수 있는 위험한 접근임을 유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해외입양을 선진국 가정에 아동을 공급하기 위한 도구 또는 아동송출이라 정의하는 김 모 목사와 같은 이들은 해외입양에 대하여 오래전부터 지극히 왜곡되고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극소수의 사람"이라 지적하고, "한국 기독교의 가장 큰 교단인 통합교단에서 이런 극소수의 의견을 총회 인권선교정책협의회의 선언문으로 발표한 것에 대하여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총회 인권선교정책협의회는 해외입양에 대한 일부 악의적인 시각과 부정적인 시각에 영향을 받은 선언문을 작성, 대한민국교회와 성도들이 입양전반에 대하여 잘못된 생각을 갖도록 유도하는 행위를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일부 종교인이 주장하는 ‘가부장제-서구우월주의-기독교 자선 전통이 해외입양지지’ 라는 논리는 지난 수십년 간 사회주의 페미니즘 계열에서 입양을 폄훼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며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라며 "일부 부정적인 사례들을 들추어 일반화 시키는 흐름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들의 태도와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하고, "입양계의 현실을 하나님의 마음으로 직시하면서 먼저 하나님이 베푸셨던 은혜들에 감사하는 입장으로 문제에 접근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전국입양가족연대 목회자협의회' 입장문 전문이다.

"참된 진실 앞에 부끄러움이 없는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2018 총회인권선교정책협의회 선언문 발표에 대한 전국입양가족연대 목회자협의회의 입장

대한민국의 해외입양은 선언문에 언급된 바, 한국전쟁 고아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극도로 피폐해진 경제상황, 혈연중심의 유교사상, 국가로부터 방치된 국민들의 야만적인 삶 등 당시 시대적 상황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선언문에서는 이런 고민 없이 무조건 해외입양에 대한 반성적 성찰 만을 언급합니다. 거기에 입양을 단지 사회적 미덕이라는 짧은 표현으로 미화시키는 것은 입양가족에 대한 참된 이해가 부족해서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거리에서 굶어죽거나 시설에서의 집단생활이 고아들의 유일한 선택지였습니다. 국내입양은 꿈도 꾸지 못하던 시절 그들 중 일부는 해외입양을 통해 새로운 부모를 만났고, 가정 안에서 사랑을 받았으며, 교육의 기회를 얻어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입양은 사회적 미덕일수도 있지만 한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선언문 중, 수십년간 성공한 해외입양인 이야기로 덮어 온 현실이라는 문장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성공한 사람보다 더 많은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입양을 통해 양부모를 만나고, 그 가정에서 가족들로부터 받은 사랑이 얼마나 고귀한 것인지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선언문에는 해외입양을 반대하는 의도는 있지만 사랑으로 양육되는 가정의 소중함은 외면합니다.

한국교회가 한국전쟁 이후 입양에 대하여 무지와 관찰자의 시각에 머물러 있었다는 자성의 언급을 읽으며 마음 깊이 감사한 마음을 가집니다. 하지만 단순히 해외입양을 반대 하기에 앞서 먼저 고려되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원가정에서 양육될 수 있는 기회를 잃은 아이들이 해외입양의 기회마저 막히게 될 경우 어떤 대안이 있는지를 말입니다.

그렇지 않고 일부 비극적인 모습만을 전체인양 비판만 하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은혜를 망각하는 우를 범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부족한 가운데서도 우리에게 은혜를 꾸준히 베풀어 오신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부족했던 일부 모습을 마치 모두 잘못된 것으로 여긴다면 하나님이 베푸신 은혜까지 한거번에 비난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의 평생의 삶 안에 부모와 살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없애는 해외입양의 무조건적인 반대는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해외입양에 대해 인권침해 등의 문제를 제기하셨는 바, 구체적이고 정확한 통계를 제시하여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동학대의 95%는 혈연가족 내에서 발생합니다. 일부 불행한 삶을 살아야 했던 해외입양인의 시각으로만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진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 하는 기독교적 인권 개념이 아닌 자유주의 신학에 기반한 세속적이고 유물론적인 인권 개념에 입각하여 입양을 바라보는 소수 목회자의 시각입니다.

선언문은 해외입양으로 긍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입양당사자와 미래에 해외입양을 통해 동일한 기회를 얻을 수도 있는 이해 당사자의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할 소지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역사하심마저 폄훼할 수 있는 위험한 접근임을 유념해야 합니다.

더불어 해외입양이 필요없는 사회의 구현은 국가의 정책제시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원가정의 친생부모가 아이를 양육할 수 있도록 돕고, 그것이 불가능한 경우 국내입양을 통해 모든 아이들을 가정에서 자라게 해야 합니다. 그러면 해외입양은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해외입양을 부끄러워 하기에 앞서 국내입양조차 제대로 안되는 현실에 안타까워 해야 합니다.

해외입양을 선진국 가정에 아동을 공급하기 위한 도구 또는 아동송출이라 정의하는 김 모 목사님과 같은 분들은 해외입양에 대하여 오래전부터 지극히 왜곡되고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극소수의 사람입니다. 한국 기독교의 가장 큰 교단인 통합교단에서 이런 극소수의 의견을 총회 인권선교정책협의회의 선언문으로 발표한 것에 대하여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총회 인권선교정책협의회는 해외입양에 대한 일부 악의적인 시각과 부정적인 시각에 영향을 받은 선언문을 작성하여 대한민국교회와 성도들이 입양전반에 대하여 잘못된 생각을 갖도록 유도하는 행위를 중지해야 합니다. 아울러 입양의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해야 합니다.

일부 종교인이 주장하는 ‘가부장제-서구우월주의-기독교 자선 전통이 해외입양지지’ 라는 논리는 지난 수십년 간 사회주의 페미니즘 계열에서 입양을 폄훼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며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자녀된 우리는 죄인된 인간의 본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이들로서 하나님의 은혜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임을 날마다 고백하는 자들입니다. 때문에 부족한 가운데서도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푸셨음을 인정하며 감사의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이 신앙인으로서 기본적인 태도입니다. 그럼에도 일부 부정적인 사례들을 들추어 일반화 시키는 흐름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들의 태도와 매우 유사합니다.

예장 통합 목회자 및 성도 여러분들게 간곡히 호소합니다. 입양계의 현실을 하나님의 마음으로 직시하면서 먼저 하나님이 베푸셨던 은혜들에 감사하는 입장으로 문제에 접근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또한 하나님의 은혜의 빛이 비추었음에도 인간의 죄된 본성으로 인하여 그늘질 수 밖에 없었던 부분들에 대하여, 날선 비판과 정죄의 태도가 아닌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함을 통해 회복시키고자 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으로, 겸손하게 문제에 접근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럴 때에 비로소 하나님의 자녀된 우리들 모두 하나님께서 비춰 주시는 진실 앞에서 부끄러움이 없는 성도요, 목회자요, 교회로서 설 수 있을 것입니다.

2018년 6월 19일

전국입양가족연대 목회자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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