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랄 인증 라벨
▲다양한 '할랄 인증' 라벨들 ©자료이미지

[기독일보=경제] 정부가 시민사회와 종교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농식품분야의 주요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할랄식품사업’이 결국 성과 부풀리기에다 현실과 동떨어진 지원계획으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달 26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충남 천안시을)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올해 초 업무현황 보고에서 ‘할랄 생산기반 및 인증 지원 확대’ 등을 통해, 2016년 수출 목표를 작년보다 31%가 증가한 11억불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의원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농식품부에 올해 할랄인증식품 수출실적에 대한 자료를 요구하자, 농림부의 공식답변은 ‘수출실적을 집계하는 통계가 없다’였다. 수출 실적을 집계하지도 않으면서 올해 목표액을 작년보다 31% 증가한 11억불이라고 버젓이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

이를 두고 박 의원은 “11억불의 목표는 성과 부풀리기를 위한 허구의 숫자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정부의 할랄식품 사업의 핵심인 할랄인증 도축·도계장 건립 지원 사업의 비현실성도 지적됐다.

올해 농식품부는 할랄산업 육성을 위해 5개 사업에 95억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이중 가장 많은 예산이 지원되는 사업은 ‘할랄인증 도축·가공시설 건립(50억원)’과 ‘할랄인증 도계장 건립(5억원)’이다.

하지만 이 사업들은 아직까지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이는 현행 ‘동물보호법과의 충돌’ 때문이다.

할랄식 도축은 이슬람율법에 따라 반드시 살아 있는 상태에서 동물을 죽여야 한다. 그러나 현행 동물보호법(제10조)은 “반드시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다음 도살 단계로 넘어가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뒤늦게야 관련 법령 검토를 한다면서 지원신청 계획도 잡지 못하고 있다.

할랄
▲할랄푸드 도축방식의 잔인함(예고편 갈무리).

박 의원은 “설사 어설픈 방식으로 할랄인증 도축·도계장 건립이 이뤄진다 해도, 실제 수출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매우 난망한 상황”이라며 이는 우리나라가 구제역과 AI(조류인플루엔자)로부터 자유스럽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구제역 AI 청정국 지위

박 의원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유지한 기간은 2010년 이후 겨우 55일, AI 청정국 지위를 유지한 기간은 2014년 이후 단 64일에 불과하다.

농식품부 역시 수출 제한 가능성을 인정하고, 현재 무슬림 국가들에 구제역 ‧ AI 청정국 지위 상실 기간에도 신선육 수출이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유일하게 회신을 보낸 국가는 인도네시아로 수입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정부가 각국의 할랄 및 수입 규정 등에 대한 면밀한 사전 조사도 없이 ‘할랄 시장 개척’을 무턱대고 추진한 결과 올해 할랄 사업 정부예산 95억 원 중 74%에 해당한 70.5억 원의 예산집행실적이 ‘제로’인 상태다. 결국 현재의 추세를 감안하면 내년으로 이월되거나 사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6 할랄식품산업육성사업 예산 및 집행 현황

정부의 할랄육성 정책은 ‘첫 단추 부터가 잘못된 성과 부풀리기 식의 속빈 강정 사업’이라고 규정한 박완주 의원은“제대로 된 사전 검토도 없이 정부가 신사업으로 선정하면서까지 에드벌룬부터 띄운 정부의 할랄산업이 국민혈세 낭비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할랄식품산업육성사업 전면 재검토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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