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정치] '5·9 장미대선'이 한달도 채 남지 않은 11일 안보가 중대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핵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재출동과 오는 15일 북한의 '태양절' 추가 도발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실체가 불분명한 '4월 한반도 위기설'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치권이 선거에만 치중하면서 눈앞에 직면한 안보 위기를 등한시한다는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커지자 각 당 대선 후보들의 '안보' 관련 발언이 잦아지고 있다.

일찌감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고리로 '야권 때리기'에 나섰던 범보수 진영은 본격적인 안보 쟁점화에 앞장섰고, 야권 역시 과거에 비해 적극적으로 안보관을 밝히며 전선을 우클릭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도와 보수층 표심을 차지하기 위한 후보 간 '중원 싸움'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범보수로부터 '안보관이 불안하다'는 공격을 받아왔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움직임이 가장 빨랐다.

문재인 안보 발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안보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문재인 유튜브 공식채널

문 후보는 이날 한반도 위기 상황과 관련해 국회의장이 주재하고 5당 대표와 대선후보가 참여하는 '5+5 긴급안보비상회의' 개최를 공개 제안했다.

문 후보는 이날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 비전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핵 도발을 계속하고 고도화해나간다면 사드배치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드 배치는 차기 정권이 결정할 문제이고 국회 비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에서 방향을 튼 모습니다.

그는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저의 모든 것을 걸고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막겠다"며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고 "문재인은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통령, 미국이 가장 신뢰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와 실질적 양강구도를 이룬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당을 설득해 '사드배치 반대' 당론을 찬성 쪽으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다소 유동적인 중도·보수 지지층을 확실히 붙잡아놓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안철수 후보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방문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23일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을 방문해 호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자료사진=안철수 페이스북

안 후보는 이날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핵 문제야말로 한국 안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동맹국인 미국과 공조해야 한다고 중국을 설득하겠다"고 언급,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보수적통임을 자처하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이날 파주 임진각을 방문해 '보수대통합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안보 쟁점화를 주도하고 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이번 대선은 결국 안보 대선"이라고 규정하고 "좌파 1·2중대의 보수 코스프레 행각에 국민은 속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안보관에 여전히 문제가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홍준표 후보 판문점 아보
▲11일 오전 자유한곡당 홍준표 대통령 후보가 경기도 파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찾아 안보 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 후보는 호소문에서도 "김정은 정권을 옹호하는 좌파정권이 들어선다면 미국은 우리와 상의도 없이 북한을 선제타격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면서 "지난 좌파정권 10년 동안의 대북정책이 지금과 같은 국가안위의 위기를 초래했다"며 안보를 고리로 야권을 비판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이날 방한 중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면담하고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의 정상화를 촉구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우다웨이
▲바른정당 유승민 대통령 후보(오른쪽 두번째)가 11일 오전 북핵 6자회담의 중국 측 수석 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바른정당

유 후보는 지난 5일 안보 공약을 발표해 사드 추가 도입,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업그레이드, 국방비 증액, 대통령 직속 '미래지향형 국방역량 발전을 위한 특별기구' 설치 제안 등을 약속하며 안보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 후보도 홍 후보와 마찬가지로 야권 주자들의 안보관을 문제 삼으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는 전날 대전·충남 지역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경제는 진보고, 안보는 보수라는 안 후보의 말을 믿을 수 없다"며 적극 문제를 제기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19대대선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유승민 #안보 #안보정국 #한반도위기설